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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능열쇠' 친일 프레임…불리하면 '딱지' 붙이기


입력 2019.07.22 03:00 수정 2019.07.22 05:51        이충재 기자

'친일파' 꺼낸 여권, 반일감정 부추기며 정부비판 방어

조국 "대법원판결 부정 친일파" 이인영 "한국당 新친일"

'친일파' 꺼낸 여권, 반일감정 부추기며 정부비판 방어
조국 "대법원판결 부정 친일파" 이인영 "한국당 新친일"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조국 민정수석이 5월 20일 국회 더불어민주당 대표실에서 열린 '경찰개혁의 성과와 과제 당정협의'에 참석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조국 민정수석이 5월 20일 국회 더불어민주당 대표실에서 열린 '경찰개혁의 성과와 과제 당정협의'에 참석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여권의 '친일 프레임'이 작동하기 시작했다. 일본의 무역보복 조치로 한일갈등이 점입가경으로 치닫는 가운데 정부에 대한 비판 목소리를 친일이라는 '틀'에 가두려는 의도라는 해석이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대대표는 21일 기자간담회에서 자유한국당을 겨냥해 '한일전 백태클', '신(新)친일'을 언급하며 비판했다. 이 원내대표는 한일갈등을 축구에 빗대 "한국당이 한일전에서 우리 선수를 비난하고 심지어 일본 선수를 찬양하면 그것이야말로 신친일"이라고 했다.

"이적", "매국", "친일파" 등 국내여론을 겨냥해 반일감정을 부추겨온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은 이날 페이스북에 "이인영 원내대표의 경고성 일갈"이라며 이 원내대표의 발언을 소개한 기사를 링크하기도 했다.

"너 친일파!"…국내여론 편가르기 우려 커져

그동안 '여론전'을 주도해온 인물은 조 수석이었다. 그는 지난 20일에는 "1965년 이후 일관된 한국 정부의 입장과 2012년 및 2018년 대법원 판결을 부정, 매도하는 것은 정확히 일본 정부의 입장이며, 이런 주장을 하는 한국 사람을 마땅히 '친일파'라고 불러야 한다"고 말했다. 또 18일에는 "중요한 것은 진보냐 보수냐 좌냐 우냐가 아니라 애국이냐 이적(利敵)이냐 이다"고 '피아구분'을 했다. 청와대 안팎에선 '항일(抗日)수석'이란 말도 나왔다.

일본의 감정적 대응에 정부여당이 마땅한 정치·외교적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여권 핵심인사들이 오히려 반일감정을 부추기고 있다는 정치권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야당은 "논리가 안 되면 반일과 친일, 애국이니 이적이니 하는 낙인찍기로 공격하는가", "국가적 위기 앞에서도 야당 탓을 하기 위해 친일 프레임을 가져가는 한심한 청와대·여당"이라고 비판했다.

'반일 포퓰리즘' 지적…"국정책임자들이 할 말인가"

여론을 결집하는데 민족감정을 건드리는 것만큼 확실한 것도 없다. 여권의 '친일'이나 야권의 '반공'은 접목할 수 있는 현안이 있을 때마다 뜨거운 여론의 문을 여는 '만능열쇠'로 작동해왔다.

이에 외교가에선 마땅한 외교적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면서 여론의 감정을 자극하는 '반일 포퓰리즘'이라는 비판론이 제기된다. 외교가 한 관계자는 "여론에 공감을 얻을 수 있겠지만, 시사프로그램 패널이 할 얘기지, 국정을 책임진 정부여당의 핵심인사가 할 수 있는 발언인가"라고 꼬집었다.

"MB의 독도 방문만큼 위험한 감정적 언사"라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이명박 전 대통령이 2012년 독도를 방문하고 난 직후 여론의 80%이상이 "잘한 행동"이라고 뜨거운 지지를 보냈지만, 이후 한일관계 냉각기를 촉발한 대표적인 사건으로 기록됐다.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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