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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정부서 '항일성지' 독립문…알고 보면 '반중' 유적지


입력 2019.07.20 05:00 수정 2019.07.20 06:18        이슬기 기자

서울시, 독립문서 3.1운동 100주년 기념 행사 열어

1896년 세워진 독립문, 청나라로부터의 독립 의미

학계 "독립문의 진정한 의미 퇴색할까 우려"

서울시, 독립문서 3.1운동 100주년 기념 행사 열어
1896년 세워진 독립문, 청나라로부터의 독립 의미
학계 "독립문의 진정한 의미 퇴색할까 우려"


독립문 패션쇼 무대 시안 ⓒ서울시 독립문 패션쇼 무대 시안 ⓒ서울시

서울시가 20일 오후 8시 서울 서대문구에 있는 독립문 앞에서 ‘서울365 패션쇼’를 연다.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리는 행사다. 서울시는 일본과 맞섰던 독립유공자 가족과 후손 100여명을 관객으로 초대했다.

서울시의 이번 패션쇼 행사는 일본의 반도체 수출 규제 강화가 촉발한 국내 반일 정서와 맞물려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독립문이 그동안 항일 운동의 성지처럼 여겨져 온 만큼 행사장소에 따른 상징성도 커지는 모양새다.

하지만 독립문은 일본과 직접적 관련이 없다는 의견이 역사학계에서 제시되고 있다. 독립문이 항일 운동의 성지처럼 활용되면 독립문이 갖고 있는 역사적 의미가 퇴색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본래 독립문 자리에는 영은문이 있었다. 중국 명나라 사신을 맞이하는 ‘모화관’ 앞에 세워진 문이다. 이 문에서 조선의 왕은 중국 명나라 사신을 맞이했다. 명나라 사신은 조선의 왕이 명나라 황제로부터 왕의 자격을 허락받는 내용의 ‘조칙’을 들고 왔다.

청일전쟁 후인 1896년 독립협회는 조선의 모화관이 사대사상의 상징물이라며 독립관이라고 고쳐 부르고 영은문을 헐었다. 이후 독립협회가 국민 성금을 모아 중국으로부터 벗어나자며 지은 게 지금의 독립문이다. 독립협회는 갑신정변에 실패한 뒤 미국으로 망명해 유학하고 온 서재필이 만든 조직이다.

현 정부에서 독립문은 항일 운동의 성지처럼 활용되고 있다. 지난 3‧1운동 100주년 기념식에서도 시민 1000명이 독립문에서 만세운동 재현을 시작했다. 지난해 3‧1운동 기념식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시민들과 독립문까지 행진을 하기도 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독립문이 서대문 형무소와 가깝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독립문이 청나라로부터의 독립을 의미하는 건 맞지만 독립 정신의 뿌리는 독립문에 있다'는 게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그러나 서울의 한 대학 역사학과 교수는 “독립문이 상징하는 독립은 사대주의, 전근대성으로부터 독립”이라며 “독립문을 항일운동의 성지인양 자꾸 이용하면 본래 의미가 왜곡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슬기 기자 (seulk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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