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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장춘몽 증시, 1000조 부동자금도 ‘그림의 떡’


입력 2019.07.22 06:00 수정 2019.07.22 06:00        백서원 기자

채권 거래규모 15개월 만에 최대치, 상반기 외화주식 매수금은 11조원대

국내 증시 돈줄 마르는데…"기업 이익추정치, 지금보다 하향 조정 가능성도"

채권 거래규모 15개월 만에 최대치, 상반기 외화주식 매수금은 11조원대
국내 증시 돈줄 마르는데…"기업 이익추정치, 지금보다 하향 조정 가능성도"


미국 금리 인하 기대감에 코스피도 2090선을 회복했다. 코스피는 작년 2600선까지 반짝 상승해 기대감을 키운 이후 국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자 큰 폭 하락했다. 다만 투자자들은 지난 증시 열기가 ‘일장춘몽’에 그칠 것이란 우려에 채권 등으로 눈을 돌린 상태다. 전문가들은 아직 유보적인 관점의 주식 투자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게티이미지뱅크 미국 금리 인하 기대감에 코스피도 2090선을 회복했다. 코스피는 작년 2600선까지 반짝 상승해 기대감을 키운 이후 국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자 큰 폭 하락했다. 다만 투자자들은 지난 증시 열기가 ‘일장춘몽’에 그칠 것이란 우려에 채권 등으로 눈을 돌린 상태다. 전문가들은 아직 유보적인 관점의 주식 투자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게티이미지뱅크

미국 금리 인하 기대감에 코스피도 2090선을 회복했다. 코스피는 작년 2600선까지 반짝 상승해 기대감을 키운 이후 국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자 큰 폭 하락했다. 다만 투자자들은 지난 증시 열기가 ‘일장춘몽’에 그칠 것이란 우려에 채권 등으로 눈을 돌린 상태다. 전문가들은 아직 유보적인 관점의 주식 투자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은, 경기 판단 부정적…추가 금리인하 대응”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9일 코스피지수는 사흘 만에 상승해 전 거래일(2066.55)보다 27.81포인트(1.35%) 오른 2094.36에 마감했다. 미국 금리 인하 기대감 때문이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위원들이 연이어 금리인하를 시사하는 발언을 하자 상승 전환에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18일 한국은행은 이날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연 1.75%에서 1.50%로 인하하는 과감한 행보를 보였다. 2016년 6월 이후 3년 만이다. 특히 연준보다 앞서 정책 변경을 단행한 것은 처음이었다. 한은은 이와 함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5%에서 2.2%로 하향 조정했다.

한은의 ‘깜짝’ 금리 인하 배경에는 부진한 국내 경기가 자리 잡고 있다. 당초 증권가는 기준금리 인하 시기를 8월로 예상했다. 그러나 미중 무역협상 장기화 우려에 일본의 무역 규제까지 겹치자 한은은 기존의 신중한 태도를 전격 바꿨다.

이날 한은의 발표에도 증시는 2060선을 횡보하면서 미지근한 반응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금리 인하는 사실상 기정사실화됐던 만큼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보험용 금리 인하인 미국과 달리, 국내 금리 인하는 실물경기 부진에 따른 후행적인 인하였다는 점에서다. 전문가들은 주식시장보다 채권시장에 호재라고 판단했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기준금리 인하는 채권시장에 긍정적, 주식시장에는 중립적”이라며 “한국 금통위보다는 이달 말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물가 판단에 따른 추가 금리 인하 가시화 여부가 주식시장에는 더 중요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증권가는 또 한은이 현재 경제 상황을 심각하게 인식한다는 점에서 금리는 연말로 갈수록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이 예상을 깨고 금리 인하와 함께 성장률 전망치를 낮춘 것은 그만큼 경제 상황과 대외 여건을 어렵게 받아들였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렇게 정책 변경을 과감히 한 것은 한은의 경기에 대한 판단이 다소 부정적으로 달라졌다는 점을 시사한다”며 “연내 11월 추가 금리 인하로 대응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안 연구원도 “일본 수출 규제와 미중 무역협상 등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은 만큼, 추가 금리 인하 등과 함께 채권 강세 전략이 유효하다”고 판단했다.

1000조 부동자금, 주식 아닌 채권·해외주식으로

지난달 채권 거래 규모는 15개월 만의 최대치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23년 만에 단행된 증권거래세 인하가 증시에서 별다른 효과를 내지 못한 것과 대조적이다.

증권거래세가 인하된 지 한 달째에 접어들었지만 지난달 주식 거래 규모는 오히려 연중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코스피와 코스닥 등 주식 거래세율(코스피는 농특세 포함)은 5월 30일부터 종전 0.30%에서 0.25%로 하향조정 됐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하루평균 주식 거래대금(코스피+코스닥)은 8조8832억원으로 전월보다 8.2% 줄었다. 반면 안전자산인 채권은 지난달 하루평균 거래대금이 33조2794억원으로 전월보다 24.6%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3월(33조9077억원) 이후 15개월 만의 최대 규모다.

한국은행은 현재 시중 부동자금이 1000조원(975조3325억원)에 육박한다고 밝혔다. 올해 1월 945조1455억원을 기록했던 부동자금은 두달여만에 30조원 이상 늘어났다. 국내 증시가 침체된 상황에서 1000조원에 달하는 부동 자금이 결국 채권이나 해외 주식 단기성 자금 등으로 흘러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외화 주식 매수금액은 96억500만 달러(11조1000억원)로 작년 하반기(74억1000만 달러)보다 29.6% 증가했다. 외화증권 예탁결제 자금이란 투자자가 해외 증시의 주식, 채권, 등을 거래하기 위해 보관한 금액이다. 이 중에서 미국 주식금액은 68억6000만 달러(71.4%)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다만 한국 투자자들의 국내 주식 외면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시장은 다음에 올 증시 모멘텀을 기다리고 있다.

정훈석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경제성장률 둔화와 분기 이익 감익, 일본의 수출 규제 등 현재 시장의 발목을 잡는 요인들에 대한 주가 반영 과정이 상당 폭 진행됐다고는 하지만 현 시점이 제반 변수의 정점 통과를 단언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역사적 최저 수준의 시장 주가순자산비율(PBR)에도 불구하고 시장 진입을 제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정 연구원은 “성장률뿐만 아니라 기업 이익 추정치가 더욱 하향 조정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대일 마찰이 증폭 국면의 초입일 수 있다는 점은 투자자들에게 부담”이라며 “적어도 거시 지표의 개선 조짐이 담보되기 전까지는 밸류에이션 매력을 논하기는 성급하다는 점에서 유보적 관점에서의 포트폴리오 슬림화가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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