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日 무역분쟁, 보복식 맞대응 피해 키울 수 있어...득보다 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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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종편집시간 : 2019년 08월 20일 08:21:42
    "韓-日 무역분쟁, 보복식 맞대응 피해 키울 수 있어...득보다 실"
    ‘일본 경제 제재의 영향 빛 해법’ 세미나...외교적 노력 절실
    日 제재로 반도체 소재 30% 부족하면 GDP 2.2% 감소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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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 : 2019-07-10 17:14
    이홍석 기자(redstone@dailian.co.kr)
    ‘일본 경제 제재의 영향 빛 해법’ 세미나...외교적 해법 필요
    日 제재로 반도체 소재 30% 부족하면 GDP 2.2% 감소 전망


    ▲ 허윤 서강대학교 교수(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10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개최된 '일본 경제제재의 영향과 해법 긴급세미나' 종합토론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이주완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 조경엽 한국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정인교 인하대학교 교수, 배상근 한경연 전무, 허 교수,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한국경제연구원
    일본의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 소재 수출 규제 강화로 촉발된 한·일 무역분쟁에서 보복식 맞대응은 피해를 키울 수 있어 득보다 실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양국이 서로에게 피해를 입히는 죄수의 딜레마 게임 양상으로 전개될 수 있는 만큼 외교적 해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조경엽 한국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10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개최된 ‘일본 경제 제재의 영향과 해법’ 긴급 세미나에서 ‘한·일 무역 분쟁이 양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제하의 발제를 통해 “일본의 제재에 수출 규제로 맞보복으로 나설 경우, 누가 덜 손해를 보느냐를 갖고 싸우게 되면서 양국 모두 치명적 피해를 입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본 정부는 앞서 지난 4일부터 플루오린 폴리이미드를 비롯, 고순도불화수소(에칭가스), 리지스트 등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 소재 3종에 대한 한국 수출 규제를 강화하고 나섰다. 이 때문에 국내 반도체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소재 확보에 비상이 걸리는 등 국내 기업들의 피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맞대응 보복시 우리 피해가 더 커...대체수입·국산화도 어려워

    조경엽 선임연구위원은 일본의 이번 규제 조치가 상당히 정교하게 이뤄진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조치가 이뤄진 소재 3종이 국내 기업들의 대일 의존도가 높은 반면 일본 수출 기업들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상대적으로 적은 것들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기업 입장에서 보면 일본 업체로부터 수입 비중이 리지스트가 93.2%를 비롯, 플루오린 폴리이미드와 에칭가스는 각각 84.5%와 41.9%로 상당히 높다. 하지만 일본 수출 기업들의 경우, 전체 수출 물량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적은 편이다. 리지스트와 플루오린 폴리이미드가 각각 10.5%와 20.7%에 불과하고 에칭가스만 89.3%로 상대적으로 높다.

    다시말해 일본의 수출 규제 강화 조치로 인해 우리나라가 일본보다 타격이 더 클 수 밖에 없는 구조로 양국의 GDP 감소폭도 한국이 더 커진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소재 부족분을 30%로 가정할 경우, 일본의 무역규제로 인한 한국과 일본의 GDP 손실은 각각 2.15%와 0.04%로 한국의 보복이 이뤄지면 그 손실은 각각 3.09%와 1.75%로 늘어난다. 일본의 추가 손실 폭이 상대적으로 커 보복이 효과를 거두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부족분을 60%로 가정할 경우, 양국의 GDP 손실은 6.20%와 0.04%로 한국의 보복이 이뤄지면 그 수치는 7.53%(+1.33%포인트)와 0.85%(+0.81포인트)로 늘어난다. 소재 부족분이 커진 상황에서 보복이 이뤄지면 한국의 추가 손실이 점점 커지는 구조라는 설명이다.

    그는 이에 대해 “규제로 독점적 지위가 약화되는 한국 수출 기업을 대체하는 일본 기업이 증가하기 때문”이라며 “한국 수출 기업의 독점적 이윤이 감소하면 일본의 내수기업 또는 수출기업의 진입이 증가하고 한국의 수출기업을 대체하는 효과가 나타나게 된다”고 강조했다.

    한·일 무역 분쟁이 심화되면 중국이 어부지리를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했다. 한국과 일본의 전기·전자산업 생산이 각각 20.6%, 15.5% 감소하면서 중국 기업들이 반사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조 선임연구위원은 “중국은 전기·전자산업 생산이 2.1%, GDP는 0.5~0.7% 증가하며 최대 수혜국이 될 전망”이라며 “한국과 일본이 주도하던 전기·전자 산업의 주도권이 중국으로 넘어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일본 수출 규제의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는 대만·중국 등에서의 대체수입도 쉽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일본산의 절대적인 비중은 차치하고라도 고도화된 공정에 투입되는 부품소재의 경우, 미세한 차이만으로도 생산성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이 큰 만큼 리스크를 안기도 쉽지 않다는 것이다.

    또 수출 규제 해제시 양과 질 모두에서 상대적으로 경쟁우위에 있는 일본으로 수요가 회귀될 수 있는 상황에서 투자를 통한 증산을 요구하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이주완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반도체 산업 특성상 동일한 스펙(성능)의 제품이라도 미세한 차이만으로도 공정상 불량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변경이 쉽지 않다“며 ”대체 물질이나 대체 공급자로 100% 전환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체수입이 이뤄지면서 기존 기업의 증산이 선행돼야 하는데 지속가능한 확실한 고객이라는 확신이 없는 상황에서 댠일 기업이 투자를 통해 증산하는 것을 기대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 국산화는 장기적 차원의 사안으로 당장 추진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일본에 100% 의존하는 프리미엄 핵심소재는 특허 이슈로 인해 국산화가 어렵다"고 말했다.

    ▲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 조치에 대해 일본산 제품 불매 운동 등 감정적인 보복 맞대응 보다는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은 대구 시내 한 대형 일식집 외관에 일본 주류판매를 중단한다는 현수막이 걸려있는 모습.ⓒ연합뉴스
    "정치·외교적 해법 모색해 국내 경제·산업 미치는 영향 최소화해야"

    이러한 구조적 문제를 감안해 국내 경제와 산업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이미 1분기 마이너스 성장을 보인데다 미·중 무역전쟁과 생산성 저하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경제와 산업을 생각해 조속히 해결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일본 정부가 안보상 우호국에게 수출절차를 간소화해 주는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 대상에서 한국을 제외하고 추가 수출 규제에 나서는 것을 검토하고 있는 등 한·일 양국의 무역 분쟁의 확전 가능성에 우려를 나타냈다.

    특히 이번 무역분쟁의 근본적 원인이 과거사 문제 등 정치적 사안에서 출발한 만큼 는 정치외교적으로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정치·외교적 실패로 발생한 문제를 통상정책으로 대응하는 것은 맞지 않다는 주장이다.

    정인교 인하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산업무역 구조상 한국이 일본을 제압할 수 있는 한 수가 존재하지 않는 상황"이라고 진단하면서 “맞대응 확전전략은 국민들에게 ‘보여주기’식 대응에 지나지 않으므로 대화 의제를 발굴해 한일정상회의 등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일본산 제품 불매 운동 등 감정적인 보복 맞대응 보다는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도 “일본산 불매 운동과 일본 관광 자제 논의는 국민 정서상 이해되지만 효과가 불확실한 데다가 일본 정부에 재보복 명분을 제공할 수 있다”며 “명분과 실리 모두 얻기 어렵다”고 말했다.

    권태신 부회장도 이날 행사 개회사를 통해 “일부에서는 우리 정부 역시 수출 제한을 비롯한 통상 정책으로 맞대응해야 한다는 주장도 존재하지만 일본의 2·3차 보복의 근거로 이용될 수 있다”며 “일본산 제품 불매운동과 일본 여행 취소 역시 분쟁을 해결하기 보다는 악화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중소기업을 포함한 기업생태계 전반에 파급 효과가 미칠 것”이라며 “기업 신용강등이나 성장률 저하에 이르기 전에 한·일 갈등의 근본 원인을 파악해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데일리안 = 이홍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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