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선도, 어민도, 표류도 아니다?…北선박 미스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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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종편집시간 : 2019년 07월 23일 00:06:58
    어선도, 어민도, 표류도 아니다?…北선박 미스테리
    어선?…"어창 그물은 위장, 그냥 싣고다닌 것"
    어민?…"바다에 있었던 사람의 복장이 아니다"
    표류?…"취사도구 없이 며칠간 어찌 생존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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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 : 2019-06-25 02:00
    정도원 기자(united97@dailian.co.kr)
    어선?…"어창 그물은 위장, 그냥 싣고다닌 것"
    어민?…"바다에 있었던 사람의 복장이 아니다"
    표류?…"취사도구 없이 며칠간 어찌 생존했나"


    ▲ 나경원 원내대표를 비롯한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24일 오전 강원도 삼척시 해양경찰 삼척파출소 인근에서 북한 선박의 접안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와 은폐·조작 진상조사단의 삼척 현장조사를 계기로 북한 선박 입항과 관련한 '미스테리'가 커져가고 있다.

    한국당 의원들이 24일 삼척수협사무소에서 연 간담회에서는 해당 선박이 어선도 아니고, 배에 타고 있던 사람들도 어민이 아니며, 그 배가 표류한 것도 아니라는 지역 어민들의 지적이 이어졌다. 사안의 속성이 완전히 달라질 수도 있는 내용이라 귀추가 주목된다.

    북한 선박이 입항했을 당시 항만에서 작업을 하고 있다가 해당 선박과 선원의 사진을 찍은 전동진 성진호 사무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어창(魚艙)에 있던 그물을 실제로 확인했는데, 우리가 일반 낚시할 때 쓰는 실로 돼 있더라"며 "내가 판단하기로는 위장"이라고 말했다.

    북한 선박이 어선이라는 증거로 싣고 있던 그물이 '위장용'이라고 지적한 것이다. 전 사무장은 "우리는 바다 일을 해보기 때문에 (그런 그물로) 고기를 잡으면 어떤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지 않느냐"며 "그냥 싣고 다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박수진 삼척수협 조합장도 의원들 앞에서 여러 그물들을 펼쳐 보여주며, 관련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선박에 타고 있던 북한 선원들이 어민이라고 보기에는 지나치게 복장 등이 말쑥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같은 지적에는 북한 선박 삼척항 입항 당시 신고를 받고 출동했던 해경 대원도 일부 시인했다.

    전 사무장은 "복장에서 딱 티가 났다"며 "복장이 정말로 일하다 왔던 사람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간담회 참석을 위해 말쑥한 복장을 하고 나타난 자기자신을 가리키며 "내가 일하다가 지금 막 왔다고 하면 믿겠느냐"고 반문했다.

    간담회장의 또다른 어민도 "국방색 이런 옷은 바닷물 한 방울만 튀어도 소금이 피게 돼 있다"며 "이 사람들의 옷이 이렇게 깨끗하다는 것은 우리 어민들이 볼 때는 바다에 있었던 사람은 아니다"라고 동조했다.

    이날 삼척해경 파출소에서 한국당 의원들과 간담회를 가진 해경 간부도 "내가 생각했을 때에는 (복장이) 깨끗했다"며 "옷을 갈아입은 것 같기도 하다. 어업을 하다가 갈아입은 것인지…"라고 말끝을 흐렸다.

    해당 선박이 기관고장을 일으켜 선원들이 8일간 해상에서 표류했다는 국방부·국정원들의 발표 내용을 향해서는 현지 어민들이 모두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전 사무장은 "8일간 바다에서 표류했다는 이야기가 있던데, 8일간 바다에서 비도 맞고 파도도 맞고 하다보면 사람의 행색이 노숙인보다 더 못하다"며 "이 사람들은 그냥 잠시 배를 타고 반나절 정도 이동한 사람 같다"고 지적했다.

    김도읍 의원은 이날 삼척해경 파출소에서 보고를 받던 도중, 취사도구가 없었다는 보고를 듣고 "며칠간 바다에 떠 있었는데 취사도구 없이 어떻게 생존을 했느냐"며 "그 당시 삼척항 주변에서 (북한 선박과 선원을) 본 분들이 좀 있는데, 그분들은 군에서 발표한 내용을 보며 '이것은 아니지 않나. 왜 정부가 거짓말을 할까' 이런 상태"라고 비판했다.

    한국당은 입항한 북한 선박이 어선인지, 타고 있던 선원들은 어민인지, 이 선박과 선원들이 수 일간 바다에서 기관고장으로 표류한 게 맞는지 등이 모두 의문이라며, 국정조사는 더욱 불가피해졌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삼척항을 떠날 때 기자들과 만나 "식수도 난로도 없었다고 하고, 어망을 봤을 때 (우리 어민이) '이것은 위장용'이라고 하는 등 (북한 선박에 타고 있던 선원들이) 어민이라는 것은 도저히 믿기 어렵게 됐다"며 "은폐·조작이 하나하나 드러나고 있는데, 한국당 진상조사단이 조사한 다음에 국정조사를 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진상조사단 소속 이은재 의원은 "그동안 관계기관으로부터 보고받은 내용과 오늘 삼척시민들의 말씀 내용이 너무 많이 달라 굉장히 실망했다"며 "관계기관이 허위보고를 한 것으로 보여지는데, 진실이 무엇인지 국민에게 정확하게 밝혀야 하겠다"고 주장했다.[데일리안 = 정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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