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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철 "文대통령·유시민, '서울역 회군' 거짓 역사왜곡"


입력 2019.06.02 01:00 수정 2019.06.02 00:50        정도원 기자

"文대통령, 10만 대학생 열정 '배신'으로 폄훼

유시민, 시위 현장서 마이크 잡지도 않았다"

"文대통령, 10만 대학생 열정 '배신'으로 폄훼
유시민, 시위 현장서 마이크 잡지도 않았다"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자료사진).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자료사진).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1980년 5월 15일에 대학생 시위대가 서울역 광장에서 해산한 이른바 '서울역 회군'과 관련해, 당시 서울대 총학생회장이었던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이 문재인 대통령과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당시 상황을 거짓으로 역사왜곡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심재철 한국당 의원은 1일 보도자료에서 △문 대통령이 '서울역 회군'을 "대학생들의 배신"이라 하며, 광주민주화운동의 원인이라 한 점 △유 이사장이 '서울역 회군' 당시 해산 반대 연설을 했다고 한 점 등은 "분명한 역사왜곡"이며 "명백한 거짓말"이라고 공박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2011년 저서 '운명'에서 "대학생들의 배신이 5·18에서 광주시민들로 하여금 큰 희생을 치르도록 했다"고 한데 이어, 지난달 7일 독일 매체 '프랑크푸르트 알게마이너 자이퉁' 기고문에서도 "서울역에 모인 대학생들이 철수를 결정하자, 광주의 민주화 요구가 더 불타올랐다"고 같은 주장을 반복했다.

보도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청와대 참모들과 올해의 5·18 기념사를 준비하며 "내가 광주 5·18의 발단이 된 '서울역 회군' 때 그 자리에 있었다. 그래서 광주에 빚졌다"고 말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서울역 회군'과 5·18 사이의 인과관계를 주장하는 문 대통령을 향해, 심 의원은 "역사왜곡이 대통령을 통해 반복되는 현실이 유감"이라며 "당시 학생운동에 참여했던 10만 학생들의 열정을 '배신'으로 폄훼했다"고 반발했다.

심 의원에 따르면, 당시 대학생들은 서울역 광장에 모여 전경들과 대치하고 있었으나, 시민들의 반응은 냉랭했다. 이 와중에 남대문 근처에서 신원불상자가 버스를 탈취해 대치 중인 경찰을 덮치면서 전투경찰 1명이 사망하기까지 했다.

DJ "시민 이상할만치 냉정…학생들 공중에 떠"
沈 "文대통령 말대로면 광주보다 더 큰 참극"


심 의원은 "연락이 닿는대로 모인 9개 대학 학생회장단 회의가 현장에서 급히 열린 것이 저녁 7시"라며 "난상토론 끝에 통제불가능한 유혈사태가 날 수 있으며, 학생들이 시내에 진출할 때 시민들이 보여준 반응이 냉랭한 것을 보면 대국민 홍보가 좀 더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자료로 심 의원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집권한 1999년 일본NHK의 취재를 통해 펴낸 자서전 '역사와 함께, 시대와 함께' 115페이지를 제시했다. 이에 따르면 김 전 대통령은 "시위가 일어나자 시민들의 반응은 이상하리만치 냉정했다"며 "학생들은 완전히 공중에 붕 뜬 상태"라고 당혹스러워했다.

학생회장단 회의 결론이 나오자 심 의원은 훗날 문민정부에서 국무총리를 지내게 되는 이수성 서울대 법대 교수와 남대문경찰서를 찾아 김종환 당시 내무부장관과의 통화에서 "신현확 국무총리가 민주화 일정을 앞당길 것, 연행 학생들을 석방할 것, 학생들의 안전한 귀가를 보장할 것을 약속하라"고 요구했다.

이후 저녁 7시 50분 무렵 신 총리가 TV·라디오 생중계 기자회견을 통해 "민주화 일정을 앞당기겠다"고 발표했다는 게 심 의원의 설명이다.

또, 심 의원이 제시한 1995년 문민정부 출범 이후 전두환 전 대통령에 대한 서울지검의 질의서에 따르면, 당시 신군부는 60연대를 제외한 20사단을 효창운동장으로, 60연대는 태릉으로 이동시키고 장갑차 50대를 수도군단과 수도경비사령부에 배속했으며, 9·11·13특전여단과 해병 2개 연대를 소요사태에 투입할 준비를 전날 오전까지 이미 마친 상태였다.

이에 심 의원은 "문 대통령이 '서울역 해산'을 '배신'이라 폄훼한 것은 극히 유감"이라며 "문 대통령은 해산하지 말고 진군했어야 한다는 것으로 보이는데, 역사에 가정은 없지만 광주보다 훨씬 더 큰 참극이 벌어졌을지도 모른다"고 비판했다.

"5·18, 15일 '회군' 아닌 17일 'DJ체포' 촉발
유시민, '진군 연설'했을 개연성 추호도 없다"


심 의원은 '서울역 회군'과 5·18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는 문 대통령의 주장도 반박했다.

그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계엄사가 '김대중을 체포했다'고 발표하자, 그것을 듣고 광주시민들이 다음날인 18일에 대대적인 저항을 한 것"이라며 "광주시민들은 '김대중 즉시 석방', '비상계엄 해제'를 외치며 투쟁했다"고 말한 것을 근거로 제시했다. 5·18은 15일 '서울역 회군'의 결과물이 아니라, 17일 계엄사의 김 전 대통령 체포 발표가 촉발했다는 설명이다.

한편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한 TV프로그램에 출연해 '서울역 회군' 당시 "해산하면 안 된다고 버스 위에 올라가서 이야기하라더라. 그래서 내가 올라가서 그 얘기를 했다"고 밝힌 것도 "명백한 거짓말"이라고 심 의원은 지적했다.

심 의원은 "유 이사장은 서울역 시위 현장에서 마이크를 잡지도 않았고, 결정권을 갖지도 않았다"며 "유 이사장 자신도 합수부 진술서에서 '나는 강경파와 온건파 사이의 중립', '돌아가자는 결정이 내려졌을 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고 하지 않았느냐"고 공박했다.

이어 "(신 총리의 약속 이행에 따라) 해산하고 학교로 돌아간다는 발표에 학생들은 함성과 박수로 결정을 받아들였다"며 "단국대 학생들이 먼저 애국가를 부르며 퇴계로로 빠져나갔고, 연세대·서강대 학생들은 염천교로 빠져나갔으며 서울대 학생들은 용산 쪽을 향했다"고, 당시 현장 분위기도 유 이사장의 말과는 달랐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유일한 마이크 시설이 있던 마이크로버스가 출발했고 각 대학별 마감 정리 뒤에 저녁 9시경 해산됐던 상황을 비춰보면 (유 이사장이) '진군 연설'을 했다는 개연성은 추호도 없다"고 밝혔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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