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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보' 물러선 靑…"입장 변화 없다→검토할 수 있다"


입력 2019.05.16 05:00 수정 2019.05.16 06:02        이충재 기자

여야정협의체 형식 둘러싼 갈등에 "與요청 오면 검토"

靑관계자 "약속이라는 튼튼한 기둥 위에 융통성 발휘"

여야정협의체 형식 둘러싼 갈등에 "與요청 오면 검토"
靑관계자 "약속이라는 튼튼한 기둥 위에 융통성 발휘"

2018년 8월 16일 청와대에서 열린 여야 5당 원내대표 초청 오찬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원내대표들이 환하게 웃고 있다.ⓒ청와대 2018년 8월 16일 청와대에서 열린 여야 5당 원내대표 초청 오찬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원내대표들이 환하게 웃고 있다.ⓒ청와대

"대통령과의 만남은 만남 자체가 목표가 아니다. 민생만 얘기하자는 것은 '여우와 두루미' 얘기와 비슷하다."

자유한국당에서 나온 발언이 아니다. 2013년 9월 더불어민주당 전신인 민주당의 김한길 대표가 당시 박근혜 대통령과 회담을 촉구하며 한 말이다. 당시 김한길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는 장외투쟁을 벌이고 있었고, 국회 정상화를 위한 청와대와 회담 형식 조율에 막판까지 진통을 겪었다. 회담 장소는 물론 시간, 순서까지 청와대와 줄다리기를 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지도부의 '만남 방식'을 둘러싼 논쟁은 여야만 뒤바뀌었을 뿐, 6년 전 모습과 꼭 닮아 있다. 현재 한국당은 국회 보이콧을 선언하고 전국을 돌며 대여투쟁을 진행 중이다. 한국당은 문 대통령과 황교안 대표의 '일대일 회담'과 함께 국회 교섭단체인 3당의 여야정협의체로 만나야 한다고 했고, 이에 청와대는 '5당 모두 함께' 만나자며 평행선을 달렸다.

그때나 지금이나 청와대 회동이 이솝우화의 '여우와 두루미'처럼 서로 먹지 못할 것을 테이블에 놓고 서로 기싸움을 벌이긴 마찬가지다.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원내대표가 2018년 11월 5일 청와대에서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 첫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청와대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원내대표가 2018년 11월 5일 청와대에서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 첫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청와대

"양보하는 사람이 국민지지 받는다"

야당은 태생적으로 '반대하는 정당(opposition party)'이고, 양보해야 하는 쪽은 국정운영에 책임은 진 여당이다. 정부여당이 야당을 설득해야 하는 게 정당정치의 기본적인 작동원리라는데 이견이 없다. 지난 9년간 야당을 지낸 민주당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정치 '원리'다.

이에 여당과 청와대는 야당을 설득하기 위해 '반보' 물러섰다. 문 대통령은 지난 14일 당초 의제로 제시했던 '대북 식량지원'에 국한하지 않고, 야당의 요구대로 국정 전반에 대해 논의할 수 있다고 밝혔고,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3당 협의체' 절충안을 꺼내들었다.

15일 청와대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여야정 협의체는 5당이 기본"이라는 원칙론을 강조하면서도 '협상의 주체'인 여당의 요청이 들어오면 이를 검토하고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인영 원내대표가 야당을 설득해 '3당 회담' 등 대안을 제시하면 받아들일 수 있다는 의미다.

당초 청와대가 여야정협의체는 여야 5당이 함께 해야한다고 못박았던 것에서 향후 여지를 열어두는 유연한 입장으로 풀린 상황이다. 이와 관련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15일 라디오에 출연해 "지금은 빨리 만나서 국회를 정상화시켜야 한다. 만나는 방법에 대해 먼저 양보하는 사람이 국민의 지지를 받는다. 대통령이 좀 양보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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