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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남북정상회담?"…"대화를 위한 대화 그만"


입력 2019.04.14 02:00 수정 2019.04.14 05:37        이배운 기자

靑 "조만간 남북정상회담 추진할 계획, 트럼프에 설명"

전문가 "북미 절충안 없이 남북회담 무의미…지지율 올리기 급급하나"

靑 "조만간 남북정상회담 추진할 계획, 트럼프에 설명"
전문가 "북미 절충안 없이 남북회담 무의미…지지율 올리기 급급하나"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평양사진공동취재단

정부가 미국에 4차 남북정상회담 추진 계획을 밝힌 가운데 전문가들은 "'대화를 위한 대화'는 지양해야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북미가 비핵화 해법에 대해 각각 '단계적해결'과 '일괄타결론'을 주장하며 접점을 찾지 못하는 상황에서 북측의 입장에 힘을 실어주려 하다가는 자칫 한미균열이 확대되는 역효과가 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지난 11일 한미정상회담 결과 브리핑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은 조만간 남북 정상회담을 추진할 계획을 설명했다"며 "차기 북미 정상회담이 비핵화 협상 과정에서 또다른 이정표가 되도록 트럼프 대통령과 긴밀히 협력해 나갈 의지를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손용우 한남대 국방전략대학원 교수는 "북미 간에 공통분모를 도출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남북정상회담이 열려도 의미있는 진전을 이루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특히 재선거가 가까워진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양보를 내놓거나 유화정책을 펼 여력이 없다"고 설명했다.

손 교수는 이어 "그간의 사례에 비춰 4차 남북정상회담이 개최되면 그럴듯해 보이는 합의문이 도출되기는 할 것"이라면서도 "그 합의 내용은 '단계적 해법'을 원하는 북한의 의지가 들어가 있을 것이기 때문에, 북미정상회담 및 한반도 비핵화를 견인하는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다"고 지적했다.

또 지난해 9월 남북 평양공동선언에 이어 정부의 '중재자' 역할을 더욱 약화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정부가 북한의 입장에 동조해 대북제재 완화 및 남북경협 확대 의지를 표명하면 미국은 더이상 비핵화 협상에 한국의 역할을 기대하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

박휘락 국민대 정치대학원 교수는 "정부는 지금까지 돈독한 남북관계를 내세우며 북한을 설득을 하겠다고 자신했지만 실제로는 쓴소리 한번 못하는 관계 아니냐"며, "현 남북대화는 북미 어느쪽의 신뢰도 얻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평양사진공동취재단

한반도 평화 분위기를 띄워 국정운영 지지율을 올리는데 급급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역대 남북 정상회담은 모두 대통령 지지율을 10% 가량 급등시키는 호재로 작용했으며, 이같은 효과를 위해 남북회담을 개최하는 것 자체에 목적을 두고 있다는 것이다.

주재우 경희대 국제정치학 교수는 "지금 정부는 경제난, 인사난 등 각종 국내 문제로 야권의 공세에 궁지에 몰렸다"며 "한반도 평화를 내세워 일단 부정적인 분위기를 뒤집으려는 의도가 짙어 보인다"고 말했다.

또 김승 전 통일부 장관 정책보좌관은 "문 정부 지지층은 일단 대화의 장만 마련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막연한 환상이 있는 듯하다"며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행사까지 불참하고 미국에 간 점에 비춰 문 대통령 스스로도 비슷한 인식이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기 나름의 국내 정치적 이해에 맞춰 단호한 빅딜 원칙을 내세웠고, 김 위원장은 이에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며 "정부의 절충안이 거부된 마당에 남북정상회담을 10번을 개최해도 아무런 진전이 없을 것이다"고 꼬집었다.

야권에서도 정부에 신중한 속도 조절을 주문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12일 '한미정상회담 결과에 대한 입장문'을 통해 "조속히 4차 남북정상회담을 한다고 하는데, 이것도 북한의 입장만 확인하고 대변하는 회담이 되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미국 조야에서는 이미 한국 정부가 북한 입장만 대변하는 것 아니냐는 회의론이 팽배하다"며 "정부는 북미 관계를 중재한다는 명목으로 무조건적인 선제재 완화 후 비핵화를 주장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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