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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킨푸드 “우리 대신 피부에 양보할 사람 없나요?”


입력 2019.04.04 06:00 수정 2019.04.04 06:05        이은정 기자

큐캐피탈·우리PE 적극적 인수 의사 타진

이르면 이달 본입찰 예정

큐캐피탈·우리PE 적극적 인수 의사 타진
이르면 이달 본입찰 예정


영업시간에도 문이 닫혀 있는 스킨푸드 매장 모습. ⓒ데일리안 영업시간에도 문이 닫혀 있는 스킨푸드 매장 모습. ⓒ데일리안

기업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스킨푸드의 인수전에 국내 주요 화장품 기업이 불참한 가운데 매각 성사 여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실적개선에 대한 불확실성이 지적되는 등 경영 상황이 녹록지 않지만 10여곳의 후보들이 예비 입찰에 뛰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스킨푸드는 지난 2월 공고를 내고 자사와 자회사 아이피어리스에 대한 공개경쟁입찰을 공식화했다. 이 회사는 현재 제3자배정 유상증자 방식을 통한 매각 절차를 밟고 있다.

채권단의 보유 지분은 그대로 둔 채 신주발행을 통해 경영권을 넘기는 구조다. 매각 성사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분석된다.

스킨푸드와 자회사 아이피어리스의 청산가치는 각각 91억원, 102억원이며 최소입찰가는 200억원 수준이다. 회생기업의 매각은 채무자회생법에 따라 청산가치 이상의 가격이 보장돼야 하기 때문이다.

◆누가 승자될까

본 입찰이 이달 말로 다가오면서 인수 후보들의 수 싸움도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인 큐캐피탈파트너스는 스킨푸드 매각 예비입찰에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찌감치 인수의사를 타진했던 재무적투자자(FI) 나우IB캐피탈도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

지난주엔 예비입찰에 참여한 인수 후보들이 아이피어리스가 보유한 공장 실사와 경영진 인터뷰(매니지먼트 프레젠테이션·MP)를 다녀온 것으로 알려졌다.

큐캐피탈은 우리PE와 함께 조성한 ‘기업구조혁신펀드’에서 이번 인수건을 검토하고 있다. 구조혁신펀드는 민간자본의 구조조정 시장 투입을 목적으로 조성된 정책 펀드다. 투자 대상은 사전적·사후적 구조조정 기업이다.

사후적 구조조정 기업은 스킨푸드처럼 경영정상화를 목표로 법원의 관리·감독 하에 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기업을 일컫는다. 한국성장금융(성장금융)이 750억원을 책임지고, 큐캐피탈과 우리PE가 GP 커밋으로 150억원씩 출자했다.

업계 관계자는 “다양한 브랜드를 판매하는 온라인몰과 H&B(헬스앤뷰티)매장으로 소비 트렌드가 변화하면서 화장품 로드숍 브랜드들이 대부분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대다수 로드숍 브랜드 실적이 하락세여서 스킨푸드가 주요 화장품 기업들의 흥미를 끌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피부에 양보하자더니…어쩌다 회사를 양도하게 됐나

스킨푸드는 중견 화장품 회사 피어리스가 2000년 문을 닫은 뒤 조중민 전 피어리스 회장의 장남인 조윤호 대표가 2004년 설립한 회사다. 과일·채소를 원료로 삼아 ‘먹지마세요, 피부에 양보하세요’라는 콘셉트로 차별화 전략을 폈다.

2012년 1883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정점을 찍은 스킨푸드는 2014년 52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재무 상황이 나빠지기 시작했다. 화장품 업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공급과잉이 심화됐고, 중국의 사드(THAAD) 보복 등 대외적 악재까지 잇따랐다.

노세일 원칙을 고수하고 온라인 판매에 적극 나서지 않는 등 변화한 시장에 대응하지 못해 경영상황이 악화됐다는 지적도 있다. 결국 아이피어리스에 물품 대금을 지급하지 못할 정도로 자금난이 심화돼 지난해 10월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갔다.

이은정 기자 (eu@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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