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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개발·재건축 임대 비율 상향…300여개 사업장 차질 불가피


입력 2019.03.13 06:00 수정 2019.03.13 06:09        권이상 기자

정비사업 임대의무 비율 20% 상향 전망 우세, 일반분양 감소 불보듯 뻔해

서울 300여곳 사업 초기 단계 사업지들 사업지연 불가피, 인센티브 도입 해야

정비사업 임대의무 비율 20% 상향 전망 우세, 일반분양 감소 불보듯 뻔해
서울 300여곳 사업 초기 단계 사업지들 사업지연 불가피, 인센티브 도입 해야


정부의 정비사업 규제가 재건축에서 재개발로 확대되고 있다. 서울 일대 아파트 전경. ⓒ권이상 기자 정부의 정비사업 규제가 재건축에서 재개발로 확대되고 있다. 서울 일대 아파트 전경. ⓒ권이상 기자

정부가 조합원에 대한 혜택 없이 재개발 단지 임대 의무비율을 상향 조정하기로 해 업계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정비사업에서 임대주택 비율이 높아지면 상대적으로 일반분양 물량이 줄어들어 조합원 부담이 늘어나고, 일반 분양가 역시 높아지는 역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

정부 계획대로 재개발 사업의 임대주택 의무비율이 기존 15% 이내에서 20%이내로 높아지면 단순 계산으로 일반분양 물량이 5% 줄어드는 셈이다.

이와 함께 서울시도 임대주택 의무 비율이 없는 재건축 단지에 대해 임대주택 확대를 권고하고 있고, 내년 봄에는 사업 속도가 늦은 재개발이 무더기로 정비구역 해제될 가능성이 높아 서울 주택 공급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전문가들은 임대주택 공급량을 끌어 올리려는 의도는 이해하지만 용적률 인상 등의 인센티브가 없다면 사업성만 악화 될 것이라고 분석한다.

13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정부의 정비사업 규제가 재건축에서 재개발로 확대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7일 '2019년 주요업무 추진계획'을 발표하면서 재개발의 의무 임대주택 비율을 확대한다고 밝혔다.

재개발 임대주택 의무비율은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정법)이 정하고 있지만, 현 시행령에 따라 전체 세대수의 15% 이내로 맞춰져있다.

이에 따라 지자체별로 고시를 통해 서울은 15%, 경기는 5~15%(시·군 위임), 광주 8.5%, 울산 15% 등으로 차별화돼있다.

만약 정부가 계획대로 임대주택 의무비율을 높이면 업계에서는 서울의 경우 20%대 이상으로 상향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다만 국토부는 세입자수뿐 아니라 주택수급 상황 등 구역특성을 고려해 비율을 추가 부여하게 하겠단 방침이어서 임대의무 비율은 더욱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서울에서는 앞서 최근 임대주택 의무 비율이 없는 재건축 단지에 대해 임대주택 확대를 권고하며 정비계획안을 보류하는 사례도 나왔다.

서울시는 지난 1월 열린 도시계획위원회 소위원회에서 왕궁아파트 재건축조합 측에 기부채납 시설로 임대주택을 추가해 정비계획을 다시 제출하라고 권고했다.

주민들이 용적률 인센티브를 얻기 위해 자발적으로 임대주택을 짓는 사례는 있지만 정부가 먼저 나서 임대주택을 지으라고 권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재개발 뿐 아니라 재건축 역시 임대의무 비율이 상향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만약 재건축과 재개발에 임대의무비율이 상향되면 사업 초기 단계인 서울시내 300여 사업장이 정부 규제 강화로 인한 사업성 감소로 사업추진이 지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클린업시스템 집계를 보면 현재 사업시행인가 이전 단계인 조합설립인가 사업지는 총 114곳, 추진위원회는 141곳, 추진주체 구성 전인 곳도 43곳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지역·단지별로 여건을 고려해 종합적으로 시뮬레이션을 한 뒤 사업성이 나올 수 있는 쪽으로 정책 방향을 잡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공공택지가 부족한 서울 주택공급의 주요 근원지는 정비사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무턱대고 임대주택을 늘린다는 목적으로 정책이 맞춰진다면, 오히려 서울 주택공급에 적신호가 켜져 부작용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각 지역과 단지별 상황에 따라 용적율 인센티브 확대 등을 도입해 사업지들이 자발적으로 임대주택을 늘리는 것으로 방향을 맞춰야 거부반응 없이 도입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권이상 기자 (kwonsg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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