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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 ‘빚의 악순환’에 곡소리…고용 줄고, 대출 늘고


입력 2019.03.11 06:00 수정 2019.03.10 19:43        최승근 기자

도소매‧숙박‧음식업 대출 200조원 돌파, 역대 최고 기록

창업‧폐업 반복하며 빚 불어나는 구조…최저임금 인상에 평균 고용 0.5명

도소매‧숙박‧음식업 대출 200조원 돌파, 역대 최고 기록
창업‧폐업 반복하며 빚 불어나는 구조…최저임금 인상에 평균 고용 0.5명


소상공인·자영업자 2만여명이 지난해 8월29일 서울 광화문광장에 모여 최저임금 인상 철회와 업종별 차등 적용을 요구하는 총궐기 대회를 열고 있다. ⓒ데일리안 소상공인·자영업자 2만여명이 지난해 8월29일 서울 광화문광장에 모여 최저임금 인상 철회와 업종별 차등 적용을 요구하는 총궐기 대회를 열고 있다. ⓒ데일리안

자영업자들의 빚 부담이 갈수록 가중되고 있다. 실업률이 증가하면서 호구지책으로 창업 전선에 뛰어드는 사람이 늘고 있지만, 인건비와 임대료 인상 등 경영 환경 악화에 일부 업종의 경우 상권 포화상태까지 겹치면서 빚을 빚으로 막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 6일 발표한 '2018년 4분기 중 예금 취급기관 산업별 대출금' 보고서를 보면 도소매업, 숙박·음식점업 대출 증가율은 전년 대비 10.7% 증가해 역대 최대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들 업종의 대출잔액은 200조원을 돌파하며 역시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전체 대출은 전년 대비 6.6% 증가해 2017년 6.7%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유독 자영업자 비중이 높은 도소매업, 숙박·음식점업은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울 정도로 높은 증가율을 기록한 것이다.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본격화되고 청년 실업률 등 일자리가 부족한 상황이 장기화되면서 창업과 폐업을 반복하는 자영업자들이 늘어난 영향이다.

국내 연간 자영업자 폐업률이 70%에 달한다는 통계도 있다. 창업 당시 빌린 돈을 갚기도 전에 폐업을 하고 다시 창업을 위해 새로운 대출을 시도하는 사례가 반복되면서 대출금 규모도 덩달아 증가하는 구조다. 정부 통계를 보면 소상공인 창업 시 전체 비용의 40% 정도를 은행 등 외부에서 조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창업과 폐업을 반복하는 사이 낮아진 신용도 탓에 영세 자영업자들이 금리가 높은 2금융권으로 밀려나는 것도 대출금을 빠르게 늘어난 요인으로 꼽힌다.

이자 부담이 늘면서 비용 절감을 위해 자영업자들의 고용하는 종업원 수도 대폭 감소했다. 2년 연속 두 자릿수 이상 최저임금 인상여파도 한 몫 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이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 마이크로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도소매업에서 30대 취업자는 5만1200명, 40대 취업자는 6만8300명 등 총 11만9500명이 줄었다. 숙박 및 음식점업 취업자는 30대에서 1만8000명, 40대에서 8100명 등 줄어 모두 2만6100명 감소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30~40대 취업자가 전방위로 줄어든다는 것은 불안한 신호”라며 “아무리 경제가 어려워도 핵심생산인력은 줄이지 않는 게 일반적인데, 주력계층이 일자리를 잃었다는 것은 경제가 정말 어렵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고용이 줄고 대출이 증가하는 악순환이 반복되면서 자영업자들의 체감 경기도 꽁꽁 얼어붙었다.

지난달 27일 중소벤처기업부가 발표한 소상공인 실태 조사에 따르면 전년 대비 매출액이 감소한 업체는 전체 조사 대상(9546개 사업체)의 70.9%, 영업이익 감소한 업체는 72.1%로 집계됐다.

평균 고용 인력(상용근로자)은 0.5명으로 1명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편의점, PC 방 등 24시간 운영되는 업종의 경우 정식 고용보다는 가족들을 동원해 매장을 운영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올해 최저임금(8350원)에 대해서는 ‘매우높음’ 39.4%, ‘높음’ 37% 등 높다는 의견이 76.4%로 우세했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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