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지가 이의신청 빗발칠까?…형평성 ‘모순’ 논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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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종편집시간 : 2019년 03월 23일 21:24:04
    공시지가 이의신청 빗발칠까?…형평성 ‘모순’ 논란도
    같은 명동에서도 상권 분위기 ‘제각각’…“개별 공시지가 반발 많을 것”
    고가토지 기준 모호‧특정 가격대 공시지가 급격 인상…“형평성 맞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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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 : 2019-02-14 06:00
    이정윤 기자(think_uni@dailian.co.kr)
    같은 명동에서도 상권 분위기 ‘제각각’…“개별 공시지가 반발 많을 것”
    고가토지 기준 모호‧특정 가격대 공시지가 급격 인상…“형평성 맞나?”


    ▲ 서울 명동 네이처리퍼블릭 자리가 16년 연속 표준공시지가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연합뉴스

    올해 표준지 공시지가는 11년 만에 최고 상승률을 찍었다. 시세반영률이 떨어지는 고가토지를 주요 타깃으로 한 이번 정책의 방향성은 적절하지만, 개별 공시지가가 발표되면 상당히 많은 이의신청이 쏟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정부는 공시지가 인상에 따른 임대료 전가나 젠트리피케이션 문제의 보완책으로 계약갱신요구권 10년 확대와 임대료 인상률 5% 상한 등을 꼽았지만, 현장의 반응은 뜨뜻미지근한 분위기다. 더구나 형평성에 무게를 둔 이번 정책이 오히려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의 목소리도 있다.

    ◆같은 명동에서도 상권 분위기 ‘제각각’…“개별 공시지가 반발 많을 것”

    국토교통부가 지난 12일 발표한 ‘2019년 표준지 공시지가’에 따르면 전국 평균은 9.42%, 서울은 13.87% 올랐다. 상위 10곳은 모두 서울시 중구에 위치한 명동 상권이 싹쓸이 했다.

    김종필 세무사에 따르면 전국에서 땅값이 가장 비싼 네이처리퍼블릭의 보유세는 약 1억2208만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작년 8139만여원에서 50% 가량 늘어난 수준이다. 나머지 상위 9곳도 상황은 비슷하다.

    관련 업계에서는 공시지가 급등 부작용인 ‘임대료 인상’과 ‘젠트리피케이션’에 대한 우려가 높다. 정부의 의도는 고가토지 인상이지만 그 피해가 고스란히 일반 서민에게 돌아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에 이문기 국토부 주택토지실장은 “대다수의 일반토지는 공시지가 소폭 인상에 그쳐 세 부담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상가임대차 개정에 따라 계약갱신요구권 행사기간이 5년에서 10년으로 연장되고, 매년 임대료 인상률 상한은 5%로 제한된다”고 일축했다.

    그러나 현장의 목소리는 조금 다르다.

    선종필 상가뉴스레이다 대표는 “명동 상권만 봐도 약간의 위치 차이에 따라 상권 분위기가 제각각이다”며 “이번 표준지 공시지가를 기준으로 개별 공시지가가 산정될텐데, 같은 명동지역이라도 상권이 죽은 곳들은 이의신청을 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한국감정원 통계를 보면 명동의 중대형 상가 공실률은 작년 3분기까지 6.4%였지만 바로 4분기 들어 7.7%까지 올랐다. 이밖에 신촌은 6.6%에서 10.8%, 청담은 2.5%에서 11.2%까지 껑충 뛰었다.

    이상혁 상가정보연구소 연구원은 “현재 임대인들이 공실 걱정을 안고 있는 상황에서 바로 임대료를 급격히 올리기는 쉽지 않겠지만, 향후 세금전가를 통한 임대료 인상의 가능성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다”고 진단했다.

    이어 “계약갱신요구권이 5년에서 10년으로 연장됐지만 최근 자영업자들이 한 자리에서 5년을 버티는 경우도 드물다”며 “임대료 인상률 상한도 임대료를 마음대로 올리는 것은 막을 수 있지만 재계약 때마다 5%를 인상한다면 임차인에게 상당한 부담이 되는 건 마찬가지다”고 분석했다.

    특히 “2년 계약이 일반적이긴 하지만 최근에는 워낙 시장이 불안정하다보니 임대인과 임차인 모두 1년 계약을 선호하는 분위기다”며 “이 경우 임대료를 매년 5% 올릴 수 있는 여지가 생기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가토지 기준 모호‧특정 가격대 공시지가 급격 인상…“형평성 맞나?”

    표준단독주택 공시가격과 마찬가지로 이번 표준지 공시지가도 형평성이 도마 위에 올랐다. 주요 타깃이 되는 고가토지의 정의가 모호하다는 것이다.

    정부는 추정시세로 1㎡당 2000만원이 넘는 땅을 고가토지로 분류하고, 이들의 공시지가를 집중 인상했다. 추정시세는 평가사들이 시세분석을 통해 책정한 가격이라는 게 국토부의 설명이다.

    앞서 표준단독주택 공시가격도 핀셋 인상의 대상이 된 공시가격 9억원 이상이 고가주택으로 분류된 근거를 명확히 밝혀야 한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또한 고가토지와 일반토지 간 현실화율이 동일하지 않고 격차가 벌어지는 점도 형평성에 맞는 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실제로 국토부에서 제시한 고가토지 사례들 중 서울 강남구 삼성동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부지는 현실화율이 70%에 달한다. 이밖에 다른 고가토지 사례들도 현실화율이 68~70%에 달한다. 64.8%인 전체 토지의 평균 현실화율과 다소 차이가 벌어진다.

    이를 두고 국토부 측은 “그동안과 마찬가지로 가격대별이든가 유형별 현실화율은 따로 공개하지 않을 방침이다”고 선을 그었다.

    이상혁 연구원은 “정부의 공시가 정책 방향이 형평성을 제고하겠다는 것인데, 모든 대상에 동일한 비율을 적용하는 것이 아닌 특정 대상에만 높은 비율을 적용하는 것은 오히려 모순이다”고 말했다.[데일리안 = 이정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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