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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重, 수빅조선소 회생신청…국내 기자재업계 '불똥'


입력 2019.01.08 16:36 수정 2019.01.08 17:04        조인영 기자

필리핀 수빅조선소, 경영난으로 현지법원에 기업회생절차 신청

국내 협력업체 미지급금 수백억원…부산 경남지역 조선기자재업계 피해볼 듯

한진중공업 수빅조선소 전경.ⓒ한진중공업 한진중공업 수빅조선소 전경.ⓒ한진중공업

필리핀 수빅조선소, 경영난으로 현지법원에 기업회생절차 신청
국내 협력업체 미지급금 수백억원…부산 경남지역 조선기자재업계 피해볼 듯


한진중공업의 해외법인 수빅조선소가 기업회생을 신청하면서 국내 기자재업체들이 수백억원대의 피해를 볼 전망이다.

한진중공업은 8일 자회사이자 해외현지법인인 수빅조선소(HHIC-Phil Inc.)가 필리핀 현지법원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고 공시했다.

지난 2016년 채권단 자율협약 체결 이후 경영 정상화에 매진해 온 한진중공업은 3년 연속 영업이익을 냈음에도 종속기업 회생신청이라는 암초를 만나게 됐다.

한진중공업은 수빅조선소 수주량과 일감이 줄어들면서 현장작업자들이 자연 감소했고 일부는 희망퇴직으로 인원을 축소하면서 충격을 최소화했다는 설명이다. 현재 현지법원에 회생신청을 한 만큼 향후 운영은 필리핀 법원의 결정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부산에 위치한 한진중공업은 경쟁력 제고를 위해 지난 2006년 필리핀 수빅조선소를 세웠다. 이후 국내 영도조선소는 특수선(해군함정) 중심, 수빅조선소는 중대형 상선 위주의 투트랙 구조로 운영해 왔다.

수빅조선소는 선박 건조가 본격화된 2006년부터 지금까지 대부분의 기자재를 부산·경남권에 위치한 기자재업체에서 구매하며 부산 경제에 이바지해왔다.

군함을 주로 건조한 영도조선소는 아예 특수선 전문 조선소로 특화해 경쟁력을 확보했으나, 상선 위주로 제작해온 수빅조선소는 조선업 불황에 따른 수주절벽과 선가하락을 버티지 못하고 현지 회생신청에 이르렀다.

수빅조선소는 적자누적 등 경쟁력 악화로 당장 도래한 협력업체 물품대금 수 백억원을 지급하지 못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지역 조선 기자재업체들에 대한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모기업인 한진중공업은 협력업체 피해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특별상담센터'를 설치·운영키로 했다.

한진중공업은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조선업 장기침체로 2016년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맺고 2500억원을 수혈 받은 뒤 3년 간 보유 부동산과 자회사 등을 매각하는 등 자구노력을 기울여 왔다.

지난해까지 인천 율도부지와 부산 다대포공장 부지 등 보유 자산과 하코(Hacor), 한국종합기술 등 자회사 및 지분을 매각해 약 1조4000억원에 달하는 자구계획을 이행했다. 채권단에 제출한 자구계획이 2조1000억원임을 감안하면 약 65%를 달성한 셈이다.

영도조선소는 자율협약 체결 이후 차기고속정, 다목적훈련지원정, 경비함 등 올해까지 해군 및 해경이 발주한 중소형 군함 총 27척, 1조 2000억원 상당의 물량을 수주하기도 했다.

영업이익은 지난 2015년 15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지만, 2016년에는 493억원, 2017년에는 867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고 2018년도 흑자를 달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노조도 지난 2012년부터 연속 무파업 기록을 이어오며 경영 정상화에 동참해오고 있다.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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