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둥이 보험 독점권 확보 나선 메리츠화재 셈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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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쌍둥이 보험 독점권 확보 나선 메리츠화재 셈법은
    다태아만 대상으로 한 상품, 보험업계 첫 등장 눈길
    장기 상품 새 무기 될까…공격적 행보 부담은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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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 : 2018-12-31 06:00
    부광우 기자(boo0731@dailian.co.kr)
    다태아만 대상으로 한 상품, 보험업계 첫 등장 눈길
    장기 상품 새 무기 될까…공격적 행보 부담은 숙제


    ▲ 메리츠화재가 국내 보험업계에서 처음으로 쌍둥이 이상의 다(多)태아만을 대상으로 하는 전용보험을 기획하고 이에 대한 독점 판매권 확보에 나섰다.ⓒ메리츠화재

    메리츠화재가 국내 보험업계에서 처음으로 쌍둥이 이상의 다(多)태아만을 대상으로 하는 전용보험을 기획하고 이에 대한 독점 판매권 확보에 나섰다. 다른 보험사들이 높은 위험을 이유로 다태아의 어린이 보험 가입을 꺼리고 있는 와중 불어나는 틈새 수요를 겨냥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를 통해 메리츠화재는 어린이 보험의 원조인 현대해상을 상대로 도전장을 냄과 동시에 장기 보험 영업에 신무기를 장착하는 효과를 노리고 있지만, 공격적 행보에 따른 부담은 숙제로 남을 전망이다.

    31일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메리츠화재는 다음 달 다태아와 해당 임신 산모를 대상으로 한 ‘(무)내맘(Mom)같은쌍둥이보험’ 출시를 앞두고, 해당 상품에 담긴 보장들의 배타적사용권을 신청해 둔 상태다.

    이는 신상품의 선점 효과를 누리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배타적사용권은 양대 보험협회가 특정 보험 상품에 부여하는 권리로, 이를 받은 보험사는 일정 기간 동안 해당 보장에 대해 독점적인 상품 판매 권리를 갖게 된다. 그 동안 다른 보험사들은 이와 유사한 상품을 판매할 수 없어 배타적사용권은 보험업계의 특허권으로 불린다. 메리츠화재가 신청한 이번 배타적사용권에 대한 승인 여부는 다음 달 30일 열리는 차기 손보협회 신상품심의위원회에서 결정된다.

    이 상품은 기존 어린이 보험에서 다태아는 가입이 어려웠던 저체중과 임신 27주 이내 출생 등의 위험과 신생아 호흡곤란, 그리고 선천적 이상 등에 대한 보장을 담고 있다. 특히 다태아에게 까다롭던 뇌질환 관련 진단비 담보도 가능하다.

    통상 보험사들은 임신 16~20주 이하 다태아의 어린이보험 가입을 받아주지 않아 왔다. 저체중이나 조산, 선천 이상 등 태아 관련 특약 가입도 어렵다. 단태아에 비해 다태아의 질병 발생확률이 높아서다.

    하지만 메리츠화재는 이런 부담들에도 불구하고 다태아에 대한 가입 문턱을 크게 낮췄다. 이번 신상품의 향후 행보에 경쟁 보험사들이 주목하는 이유다. 지금까지 어린이 보험에서 쌍둥이의 경우 임신 20주 이후 별도의 서류 심사를 통해서만 가입이 가능했다. 그마저도 출생 시 위험이나 선천 이상은 보장받기 힘들었다. 반면 메리츠화재의 (무)내Mom같은쌍둥이보험은 임신 기간과 무관하게 필수 제출 서류와 보장 제한 없이 가입할 수 있다.

    메리츠화재가 이 같은 쌍둥이 전용보험을 내놓은 이유로는 우선 다태아 증가세가 꼽힌다. 점점 출산 연령이 높아지고 이로 인해 난임 시술이 활발해지면서 다태아는 계속 늘고 있는 추세다. 시험관 시술의 경우 인심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여러 개의 배아를 이식하다 보니 정상 임신과 비교해 다태아 임신율이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통계청 인구동향조사에 따르면 2016년 출생아 수는 40만6243명으로 2000년(63만4501명)보다 36.0%(22만8258명)나 줄었지만, 같은 기간 다태아 출생아 수는 1만692명에서 1만5734명으로 47.2%(5042명)나 늘었다. 이에 따라 전체 출생아 중 다태아 비율도 1.7%에서 3.9%로 두 배 넘게 불었다.

    아울러 메리츠화재는 쌍둥이 전용보험을 앞세워 어린이 보험 시장에서의 영역 확대에도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어린이 보험의 최강자는 현대해상이다. 현대해상은 2004년 국내 보험사 중 처음으로 어린이 전용 종합보험을 출시한 이후 해당 시장에서 꾸준히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에도 어린이 보험 태아 가입자의 10명 중 4명 가까이가 현대해상의 상품을 택했을 정도다.

    어린이 보험이 대표적인 장기 상품이라는 점도 메리츠화재가 눈여겨보는 대목이다. 손보사들이 취급하는 주요 상품인 자동차보험과 실손의료보험은 특성 상 고객층이 워낙 넓긴 하지만, 그 만큼 보험사 입장에서 기대할 수 있는 보험료 수익은 낮은 편이다.

    반면 장기 보험은 어떻게 상품을 설계하느냐에 따라 보험사의 이익이 자동차보험이나 실손보험보다 훨씬 커질 수 있다. 특히 고객이 한 번 가입할 경우 보험료 납입 기간이 10년 이상으로 길다는 점은 손보사 입장에서 가장 큰 장점이다. 1년 마다 갱신 기간이 돌아오는 자동차보험이나 실손보험은 고객 이탈로 인한 수입보험료 감소를 걱정해야 하지만, 장기 보험의 경우 길게는 20년까지 지속적인 수입을 기대할 수 있어서다.

    아울러 본격 시행이 다가오고 있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도 손보사들이 장기 보험 판매에 열을 올리게 만드는 배경 중 하나다. 2022년 IFRS17이 적용되면 보험사의 부채 평가 기준은 현행 원가에서 시가로 바뀐다. 이 때문에 보험사의 보험금 부채 부담은 크게 늘어나는 구조다. 요즘 보험사들이 자본 확충과 더불어 이익 확대에 어느 때보다 신경을 쓰는 배경이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다태아 대상 어린이 보험의 경우 대상 고객의 숫자 자체는 많지 않지만 수요는 확실한 시장"이라며 "다만, 보험사 입장에서 가입자의 높은 위험도로 인해 손해율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수 있는 만큼 향후 상품 경험을 쌓으면서 충분한 수익성을 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데일리안 = 부광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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