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력잃은 한반도 비핵화…김정은 서울답방도 '안갯속'
성과도출 조급한 美…‘코리아패싱’ 현실화되나
동력잃은 한반도 비핵화…김정은 서울답방 '안갯속'
성과도출 조급한 美…‘코리아패싱’ 현실화되나
올해 초 북한이 전향적인 비핵화 의지를 표명하면서 한미와 국제사회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전면적인 제재 해제, 나아가 평화통일의 기대감에 부풀었다.
그러나 북한의 비핵화 조치 및 핵협상 진척은 처음 기대했던 수준에 미치지 못했고, 북미관계도 다시 냉각 정세로 접어들면서 한반도 정세를 더 이상 낙관하기 어려워진 모양새다.
아산정책연구원은 지난 19일 ‘아산 국제정세전망 기자간담회’를 개최해 내년에는 남북관계를 이끄는 추동력이 약화되면서 여러 어려움을 겪게 될 것
으로 전망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내년 한국 정부는 북한의 교류·협력 확대 요구와 미국의 제재준수 요구 사이에서 상당한 압박을 받을 수 있다고 관측했다. 북미간 비핵화 협상이 지연됨에 따라 남북 경제협력도 큰 제약을 받는 것이 불가피 하다는 것이다.
신 연구위원은 “이미 북한산 석탄 반입과 이란제재 문제로 한국의 일부 기업 및 금융권은 미국의 제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한국 정부는 경제협력에 관해서는 미국의 요구를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한국의 처지를 이해한다면 큰 문제가 없겠지만, 경제협력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높여가면 문재인 정부에 상당한 부담이 될 것이다”고 지적했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김 위원장의 답방 가능성이 낮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당초 김 위원장은 서울답방을 통해 국면전환을 꾀할 수 있다고 기대했지만 지금으로서는 기대를 져버렸다는 분석이다.
최 부원장은 “김 위원장이 서울에 오면 선물을 주고받아야 하는데 앞선 3차례 남북정상회담에서 남측에게 받을 건 다 얘기가 됐다”며 “서울에 와봤자 부가가치가 없다고 보고 북미회담 준비에 올인 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어 차두현 객원연구위원은 “북한도 문 정부가 성의와 진정성이 있는 것은 알지만 무언가 받아갈게 없다는 걸 알아서 상당히 고민했을 것”이라며 “김 위원장이 조만간 답방한다면 그것은 남북관계가 좋기 때문이 아니라 미국을 흔드는 지렛대로 여기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현재 북미 간 교착상태에 빠져있는 핵시설의 신고·검증 합의도 진전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관측이다. 북한이 미국과 줄다리기를 하면서 신고·검증 정도를 축소시키는데 성공하면 북한이 사실상 부분 핵보유를 인정받는 것과 다름없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제임스 김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은 현재 비핵화 협상에서 결과를 도출하기를 원한다”며 “수차례 미국 관료들과 접촉하다보면 이들은 완전한 비핵화가 아닌 다른 성과를 거두려는 준비가 돼있음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신 연구위원은 “미국은 자신의 본토를 겨냥한 장거리미사일(ICBM)을 폐기하는 것 만으로 북핵 신고·검증 수준을 낮출 수 있다”며 “북한의 핵심은 핵물질이다. 이것만 추적당하지 않으면 북한은 언제든 핵무기를 다시 만들 수 있고 정부는 후대에 핵위협을 물려주는 것이다”고 경고했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