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는 회생, 경남제약은 상폐”…개인투자자들 형평성 문제 제기
상폐 위기 타 종목 소액주주들도 분통…거래소 “동일 선상 비교 맞지 많아”
“삼성바이오는 회생, 경남제약은 상폐”···개인투자자들 형평성 문제 제기
상폐 위기 타 종목 소액주주들도 분통···거래소 “동일 선상 비교 맞지 많아”
한국거래소의 경남제약 주식시장 퇴출 결정 후폭풍이 주식시장 전반으로 퍼지고 있다. 최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식거래 재개 결정과 정반대의 행보여서다. 주주들이 납득할 수 있는 명백한 논리와 거리가 있다는 지적 속에 형평성 시비에 불이 붙고 있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기심위)는 지난 14일 경남제약에 대해 상장 폐지를 결정했다. 최종 상장 폐지 여부는 다음달 8일까지 코스닥시장위원회를 열어 결정한다.
‘레모나’로 유명한 경남제약이 상장 폐지 수순을 밟으면서 5000명이 넘는 소액주주들의 반발이 거세졌다. 이들은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비교해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며 금융당국의 형평성을 문제 삼았다. 투자자들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4조5000억원대 분식회계, 과징금 80억원을 받고도 거래가 재개됐는데 경남제약은 과징금 4000만 원으로 상장폐지”라며 비판하고 있다.
거래소 관계자는 경남제약과 삼성바이오로직스 간 형평성 논란에 대해 “삼성바이오는 현금보유량만 해도 조 단위 이상이고 경남제약은 6월 기준으로 자기자본이 33억에 불과해 사실상 자본잠식 상태”라며 “두 회사의 상장폐지 심사 발생사유는 회계처리 기준 위반이라는 점에서 비슷했을 수 있어도 발생사유만을 심사하진 않는다”고 밝혔다. 영업지속성과 경영지속성, 경영투명성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했고 특히 경영투명성 부분은 엄격하게 보고 있다는 설명이다. 경남제약은 최근 경영권 분쟁에 휩싸인 바 있다.
또 “경남제약의 경우 경영개선안 제출이 미흡해서 기심위가 상장 폐지 결정을 내린 것”이라며 “3심제기 때문에 혁신적인 경영개선안을 가져오면 코스닥심사위원회에서 개선기간을 추가적으로 부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심의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같은 거래소의 입장에도 개인투자자들의 문제 제기는 멈추지 않고 있다. 특히 타 종목의 소액주주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에이앤티앤(옛 에스아이티글로벌), 차이나하오란, UCI 등 현재 개선기간을 부여받고 상폐 위기에 몰린 종목의 투자자들이다.
에이앤티앤은 지난해 전(前) 대표이사의 횡령·배임 발생으로, 중국기업인 차이나하오란은 최근 매출액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 자회사의 영업정지로 인해 각각 상폐 기로에 놓였다. UCI는 2016년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의 감리결과 과징금 등의 지적을 받으며 퇴출 위기에 처했다. 이들 소액주주들은 투자자 커뮤니티에서 “덩어리 작다고 하찮게 여기지 말라”며 일련의 상폐 이슈에 대해 날을 세우고 있다.
투자자들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사례를 언급하며 “삼성바이오는 눈 깜짝할 사이 살아나는데 이런 주식은 힘이 없어 오랜 세월 주주에게 고통을 준다”, “고의 분식회계해도 상장 유지, 일류기업이라고 한 달 만에 풀려난다. 여기는 작다고 X년 가량 묶어놓는데 거긴 주주고 여긴 주주도 아닌가”라는 등의 글을 게시하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또 “상장시켜놓고 회사 관리감독을 제대로 안한 정부 책임도 있는데 개인들만 피해보는 주식시장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국민청원에 동참할 것을 주문했다. “죽어있는 주식으로 그간 포기한 줄 알고들 있겠지만 매일 같이 전전긍긍 하고 있다”면서 “회사와 주주가 잘못한 게 아닌 한 명 때문에 이 지경에 이르렀고 회사 차원, 현 경영진들은 할 만큼 했다”며 거래소와 금융감독원을 향해 상장 유지를 호소하기도 했다.
다만 “시간이 많이 흘렀다, 상폐를 겸허히 받아들이자”. “그동안 시간적 여유가 있었음에도 아무것도 못한 것”이라며 상폐를 각오해야 한다는 글도 눈에 띄었다.
거래소 관계자는 이러한 투자자들 지적에 대해 “회사가 문제가 있는데 삼바 사례를 들어 살려줘야 하는 것은 아니지 않나”며 “기업에 문제가 있으면 현 경영진에서 바로 잡고 가도록 해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우리도 직무유기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그는 “삼바 처리는 나름대로 원칙과 기준에 따라 처리한 것으로 보인다. 경남제약과 동일 선상에 놓고 비교하는 것은 맞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경남제약 주주들의 집단 반발은 물론, 타 종목의 일부 주주들도 단체적인 대응을 예고한 상황. 개인투자자들의 움직임이 이번 사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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