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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문파 격돌임박-4]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당권 향배는?


입력 2018.09.25 01:00 수정 2018.09.25 07:24        정도원 기자

원외 당권주자 중 최대어(最大魚)는 김태호

지방선거 선당후사, 젊은 나이·경남 연고 매력적

자유한국당 유력 당권주자들의 모습. 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정진석 전 원내대표, 주호영 전 원내대표, 황교안 전 국무총리, 김태호 전 최고위원, 나경원 의원, 김진태 의원, 심재철 전 국회부의장, 정우택 전 원내대표. ⓒ데일리안 자유한국당 유력 당권주자들의 모습. 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정진석 전 원내대표, 주호영 전 원내대표, 황교안 전 국무총리, 김태호 전 최고위원, 나경원 의원, 김진태 의원, 심재철 전 국회부의장, 정우택 전 원내대표. ⓒ데일리안

추석연휴를 앞두고 자유한국당 전국 253개 당협위원장 총사퇴가 전격 의결됐다. 당협에서 전당대회 대의원을 추천하기 때문에 당협위원장 재선정 과정은 필연적으로 당권 경쟁의 전초전이 될 수밖에 없다.

오는 12월 원내대표 경선과 내년 2월로 예정된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내 각 세력의 물밑 움직임이 바빠지고 있다. 당권주자와 원내대표 후보군을 중심으로 '헤쳐모여' 양상을 보이고 있는 각 세력의 향배를 짚어본다.

5대문파 격돌임박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당권 향배는④


김기현 자유한국당 전 울산광역시장이 정책위의장을 맡고 있던 시절, 원내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김기현 자유한국당 전 울산광역시장이 정책위의장을 맡고 있던 시절, 원내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원내대표는 현직 국회의원들이 뽑고 의원만 뽑힐 수 있지만, 전당대회는 원외(院外) 인사도 출마할 수 있다.

거대 정당에서 원외 당대표는 드문 일이었지만, 홍준표 전 대표가 오랜만에 원외 신분으로 당대표에 올랐다. 일단 선례가 생기면 제2, 제3의 도전자는 줄을 잇기 마련이다. 무엇보다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 참패하면서, 거물급 인사들이 대거 원외에 산재해 있기도 하다.

이런 측면에서 지난 지방선거에 출마했다가 고배를 마신 거물 인사들의 움직임은 주목할 만하다.

김문수 서울시장 후보, 서병수 부산시장 후보, 유정복 인천시장 후보, 김기현 울산시장 후보, 김태호 경남지사 후보는 지난달 회합을 갖고, '김병준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에 대한 우려와 함께 차기 당권에 관한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중 김태호 전 최고위원과 김기현 전 울산시장은 전당대회 출마에 대한 의지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도 전당대회 출마 의지는 있으나 원외 단체장들 사이에서 의견이 모이기는 어렵고, 이른바 당의 '우파 그룹'을 대표해서 출마 가능성을 타진하지 않겠느냐는 분석이다.

김기현 전 시장은 서울법대 출신의 전직 3선 의원이다. 1959년생으로 아직 50대의 젊은 정치인이기도 하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울산시장 재선에 성공했다면, 2022년 대권도전설이 나올 정도로 울산에서는 촉망받고 있는 정치인이다.

그런 만큼 전당대회 출마 의지를 갖는 것도 자연스런 일이다. 다만 울산을 벗어난 지역에서는 아직 지명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지다보니 당장 당대표에 도전하는 것은 무리일 수도 있다. 집단지도체제라면 고민할 게 없겠지만, 단일성 지도체제로 가게 되면 최고위원 출마도 숙고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울산 지역 정가 관계자는 "울산이 (당장 전당대회에서 당대표를 배출할) 그만한 세를 모을 수가 없다"며 "김기현 시장 대망론이 나올 때마다 지역에서 '개운포(開雲浦·울산 남구의 옛 명칭)에서는 국회의장이나 총리부터 먼저 나는 게 우선'이라는 자조가 나온 까닭"이라고 전했다.

원외 인사 중 최대어는 김태호 전 최고위원
지방선거서 선당후사…젊은 나이도 매력적


김태호 자유한국당 전 최고위원이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 경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했을 당시, 마산어시장에서 자신을 환영하는 지역 주민 및 상인들과 함께 흥겹게 춤을 추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김태호 자유한국당 전 최고위원이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 경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했을 당시, 마산어시장에서 자신을 환영하는 지역 주민 및 상인들과 함께 흥겹게 춤을 추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자연스럽게 당대표 후보로는 김태호 전 최고위원으로 압축된다.

김태호 전 최고위원은 정권을 빼앗긴 이후 독일 유학을 고려 중이었다. 독일에서 살 집까지 계약해놨는데, 이주영·박완수·윤한홍 의원 등이 거론되며 돌고돌던 경남도지사 후보 자리가 김 전 최고위원에게까지 넘어왔다.

한국당 관계자는 "이 때 김태호 최고가 고민을 많이 한 것으로 아는데, 결과적으로 출마를 결단한 것은 여의도에서 입버릇처럼 말하는 '선당후사(先黨後私)'가 아니라 간만에 보는 진짜 선당후사"라며 "선거 결과도 어려운 상황 속에서 선전했다"고 평가했다.

아무리 선전했다고 해도 패전지장(敗戰之將)이기 때문에, 지방선거 직후에 곧바로 전당대회가 열렸다면 출마하기 어려웠을 수 있다. 그러나 이른바 '혁신형 비대위'가 꾸려지면서 전당대회가 내년 2월로 미뤄진 것도, 김태호 전 최고위원으로서는 숨을 고르면서 갈 시간적 여유가 생겼다는 지적이다.

국무총리 후보로까지 지명될 정도로 정치적 역량을 쌓았는데도 상당히 젊다는 게 매력이다. 1962년생으로 올해 아직 50대 중반인 56세다. 다른 정당이 60~70대가 '기수'를 맡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매력적인 카드다.

정치권 관계자는 "그렇다고 나이만 젊고 덜 여문 '풋사과'도 아니다"라며 "도의원·군수부터 시작해 도지사에 총리 후보까지 됐고, 재선 의원에 최고위원을 역임하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특히 2014년 7·14 전당대회에서는 김무성 전 대표와 서청원 전 대표라는 '빅2'가 정면 충돌하는 속에서 당당히 3위로 지도부에 입성해 역량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김 전 최고위원은 '남자의 세계'에서 친화력이 경이로운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원외 신분이지만 원내에 있는 상당수 한국당 의원들이 김 전 최고위원의 행보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은 그 때문이다.

한국당의 핵심 지지 기반이었지만, 이번 지방선거를 계기로 홀라당 넘어갈 위기에 처한 경남 출신으로 도지사까지 지냈다는 것도 경쟁력을 더하는 요소다. 이 권역에서 인기가 좋다는 것은 전당대회에서도 큰 가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원외 신분이라 원내 조직화 어렵다는 점은 난제
지도부 시절 몇 차례 '덜컥수' 전력도 약점


김태호 자유한국당 전 최고위원이 지난 2015년 7월 유승민 당시 원내대표의 거취와 관련해, 면전에서 퇴진을 요구하는 공개 모두발언을 이어가다 김무성 전 대표최고위원이 격노해 회의 종료를 선언하자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거세게 항의하고 있다. 서청원 전 대표가 뒤에서 만류하는 모습이 보인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김태호 자유한국당 전 최고위원이 지난 2015년 7월 유승민 당시 원내대표의 거취와 관련해, 면전에서 퇴진을 요구하는 공개 모두발언을 이어가다 김무성 전 대표최고위원이 격노해 회의 종료를 선언하자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거세게 항의하고 있다. 서청원 전 대표가 뒤에서 만류하는 모습이 보인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다만 원외의 한계는 분명히 존재한다. "김태호가 출마한다면 나부터 그를 지지하겠다"는 한국당 의원들은 분명히 있다. 그러나 이들로부터 자신이 직접 지지를 받는 것과, 이들을 조직해서 누군가를 지지하게 만드는 것은 엄연히 다른 문제다.

12월 원내대표 경선은 전당대회에 앞선 중대 변곡점이다. 이 경선에서 러닝메이트로 선출된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이 당연직 비상대책위원이 돼 '전당대회 룰'에 관여한다. 당권주자로서는 그냥 관망할 수 없는 승부처다.

그런데 본인이 원외 신분이다보니 원내대표 경선에 관여할 방법이 마땅찮다. 그렇다고 김태호 전 최고위원이 이른바 옛 친박계라 불리는 의원단을 나서서 '교통정리'를 할 정도의 세력을 갖고 있는 것도 아니다. 이런 부분은 분명히 한계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 전 최고위원이 당권을 잡게 된다면, 2022년 대권까지도 바라볼 수 있는 정치적 체급으로 올라서게 된다. "보수에 사람이 없다"는 말이 공공연히 나오는 판국에, 단숨에 보수의 유력 차기 주자로 자리매김하게 되는 셈이다. 이는 대의원과 책임당원들도 투표할 때, 분명 고려할 요소다.

반면 당권을 잡게 되면 최고위원 시절 그의 평가를 깎았던 '덜컥수'를 조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전 최고위원은 최고위원으로 선출된지 3개월밖에 되지 않은 2014년 10월, 돌연 개헌을 이유로 최고위원을 사퇴하겠다고 했다가 12일만에 번복해 '무책임 정치'라는 비판을 받았다. 이듬해 7월에는 유승민 당시 원내대표의 거취를 둘러싸고 공개 회의 석상에서 김무성 전 대표최고위원과 정면 충돌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한국당 관계자는 "김태호 전 최고위원이 그 모든 것을 고려해 20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자숙의 시간을 가졌던 것 아니냐"며 "중앙정치에 복귀하더라도 과거와는 상당히 다른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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