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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문파 격돌임박-2]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당권 향배는?


입력 2018.09.23 01:00 수정 2018.09.22 20:54        정도원 기자

황교안 등판 움직임에 내각 경험 공유 의원들 결집 움직임

지방순회 출판회·특강으로 의지 더 내비쳐야 한다는 지적도

자유한국당 유력 당권주자들의 모습. 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정진석 전 원내대표, 주호영 전 원내대표, 황교안 전 국무총리, 김태호 전 최고위원, 나경원 의원, 김진태 의원, 심재철 전 국회부의장, 정우택 전 원내대표. ⓒ데일리안 자유한국당 유력 당권주자들의 모습. 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정진석 전 원내대표, 주호영 전 원내대표, 황교안 전 국무총리, 김태호 전 최고위원, 나경원 의원, 김진태 의원, 심재철 전 국회부의장, 정우택 전 원내대표. ⓒ데일리안

추석연휴를 앞두고 자유한국당 전국 253개 당협위원장 총사퇴가 전격 의결됐다. 당협에서 전당대회 대의원을 추천하기 때문에 당협위원장 재선정 과정은 필연적으로 당권 경쟁의 전초전이 될 수밖에 없다.

오는 12월 원내대표 경선과 내년 2월로 예정된 전당대회를 앞두고 한국당내 각 세력의 물밑 움직임이 바빠지고 있다. 당권주자와 원내대표 후보군을 중심으로 '헤쳐모여' 양상을 보이고 있는 각 세력의 향배를 짚어본다.

5대문파 격돌임박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당권 향배는②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지난 7일 서울 양재동 매헌기념관에서 출판기념회를 갖고 있다. 이 출판기념회를 통해 황 전 총리가 사실상 정치권에 데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지난 7일 서울 양재동 매헌기념관에서 출판기념회를 갖고 있다. 이 출판기념회를 통해 황 전 총리가 사실상 정치권에 데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비박계의 움직임에 대응해 이른바 "당을 지켜왔다"고 자처하는 의원들의 울분이 쌓여가고 있다.

한국당 '잔류파' 한 의원은 "요즘 모이기만 하면 당을 나갔다 들어온 사람들이 자숙은 못할 망정 온갖 당직을 틀어쥐고 당을 좌지우지하고 있다는 성토가 나온다"고 귀띔했다.

울분은 결속을 낳고, 결속은 세력을 만든다. 오는 12월 원내대표 경선과 내년 2월 전당대회에서 연패하면, 일세를 풍미했던 '친박(친박근혜)계'라는 말은 영원히 사어(死語)가 될 것임을 본능적으로 느끼고 있는 의원들은 승부수 마련에 분주하다.

'인적 청산'의 칼날이 자신들을 겨누고 있다는 위협을 절감하는 세력은 이른바 '옛 친박 중진' 의원들이다.

옛 친박 중진의원들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몰락 자체보다도, 그 와중에 수뇌부가 공중분해되면서 치명타를 입었다.

이제는 친박이라는 말을 입에 올리지 않는 한 중진의원은 "서청원 대표는 영향력이 급속히 줄어들다가, 김무성 대표와 함께 탈당하기 위해 '논개 작전'을 펼쳤으나 실패했고, 최경환 대표는 수감됐다"고 말했다. 구심점이 사라져 우왕좌왕하고 있는 상황을 대변하는 말이다.

지방선거 패배가 목전으로 다가왔던 지난 5월, 서청원 전 대표는 옛 친박계의 한 중진의원을 만나, 지방선거 이후 내세울 당권주자로 특정 인사를 거명했다. 이 소식을 전해들은 특정 인사의 측근은 "서 대표가 우리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것을 기사화하지 말아달라"고 사정했다.

한때는 친박 수뇌부의 낙점이 곧 당직 선출로 여겨질 때도 있었다. 격세지감을 느끼게 하는 스토리다.

황교안, 출판기념회 통해 본격 정치권 데뷔
내각 경험 공유한 의원들, 집결 움직임 보여


해양수산부 장관을 지냈던 유기준 자유한국당 의원이 지난 7일 서울 양재동 매헌기념관에서 열린 황교안 전 국무총리의 출판기념회장을 방문하자, 황 전 총리가 자리에서 일어서서 악수하며 맞이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해양수산부 장관을 지냈던 유기준 자유한국당 의원이 지난 7일 서울 양재동 매헌기념관에서 열린 황교안 전 국무총리의 출판기념회장을 방문하자, 황 전 총리가 자리에서 일어서서 악수하며 맞이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이러한 수뇌부 부재에는 전당대회에 내세울만한 대표주자 자체가 없다는 문제가 근본에 깔려 있었는데, 최근 서광이 비치고 있다. 잠행(潛行)하던 황교안 전 총리가 최근 출판기념회를 개최하는 등 정치 활동에 본격 나설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옛 친박계 의원들 중에서는 지난 정부에서 의원입각을 하거나, 또는 각료였던 인사가 20대 총선에 차출되는 등의 이유로 내각 경험을 공유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전자는 이주영 국회부의장과 유기준 의원으로 각각 해양수산부 장관을 지냈으며, 후자는 행정자치부 장관을 지낸 정종섭 의원, 산업자원부 장관을 지낸 윤상직 의원, 국무조정실장(장관급)을 지낸 추경호 의원 등이다.

이들 중 이주영 부의장을 제외한 전원은 지난 7일 열린 황 전 총리의 출판기념회에 모두 모습을 드러냈다. 이들 중 한 의원은 "(황 전 총리의) 당권 의지가 과거 10% 정도였다면 지금은 30%"라며 "불태우도록 해야 한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다른 중진의원은 "당권에 도전하려면 의원들을 규합해야 하는데, 황 전 총리는 아직 그런 움직임이 없다"고 했는데, 정치권의 정통한 관계자에 의하면 이 문제도 행동 단계로 들어선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7일 출판기념회가 있은 뒤, 10~11일 양일간 데일리안의 의뢰로 알앤써치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황 전 총리는 차기 정치지도자 적합도 14.1%를 기록해, 여야를 막론한 11명의 후보군 중 선두를 기록했다.

'데뷔전'이 성공을 거둔 셈으로, 정권 탈환에 민감한 한국당 의원들의 촉각이 더욱 황 전 총리 쪽으로 곤두설 수밖에 없는 여건도 마련됐다는 평이다. 조사와 관련해 더욱 자세한 사항은 알앤써치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황 전 총리가 당권에 도전한다면, 내년 2월 열릴 전당대회의 전초전 성격인 12월 원내대표 경선에는 자연스레 '좌장'격에 해당하는 역할을 맡게 될 유기준 의원의 출마가 유력한 상황이다.

12월 원내대표 경선에서 선출된 새 원내대표가 러닝메이트인 정책위의장과 함께 당연직 비상대책위원이 돼서 '전당대회 룰'에 관여하기 때문에, 황 전 총리가 2월 전당대회 도전에 정녕 뜻을 두고 있다면 전초전인 원내대표 경선에서 우호적인 인사가 선출되도록 힘을 쓸 수밖에 없는 국면이다.

황교안 나선다면 원내대표는 유기준 출격 유력
"지방순회 출판회·특강 등 움직임 활성화해야"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받을 때, 국무조정실장으로서 청문회를 통과하는데 혁혁한 기여를 했던 추경호 자유한국당 의원이 지난 7일 서울 양재동 매헌기념관에서 열린 황 전 총리의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황 전 총리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받을 때, 국무조정실장으로서 청문회를 통과하는데 혁혁한 기여를 했던 추경호 자유한국당 의원이 지난 7일 서울 양재동 매헌기념관에서 열린 황 전 총리의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황 전 총리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황 전 총리는 아직 현실정치 경험이 없는 관료 출신이다. 일각에서는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을 운운하기도 한다.

그러나 한 중진의원은 "외무고시 출신 외교관료인 반 총장과 검사 출신인 황 총리는 전혀 다르다"며 "검사는 원래 반쯤 정치적인 공무원이라, 직업외교관과는 달리 검사 출신으로는 성공적으로 정치하고 있는 사람이 아주 많지 않느냐"고 반박했다.

실제로 홍준표 전 대표와 김진태 의원 등 일일이 열거하지 어려울 정도의 '검사 출신 정치인'의 사례가 있다. 다만 황 전 총리는 검사 출신인데도, 공·사석을 가리지 않고 언행이 온화하고 신중하다는 차이점은 있다는 분석이다.

이 그룹의 당권 도전이 현실성을 갖기 위해서는 세(勢) 조직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옛 친박계로 알려진 한국당 초선 의원은 "나갈까 말까 간을 보는 모양새가 아니라 '하여간 내가 확실히 한 번 해보겠다' 이런 모습을 보여줘야 의원들도 믿고 따르며, 원외당협위원장 중에서도 조직을 맡겠다고 하는 사람이 나올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의원은 "출판기념회도 서울에서 한 번 하고 말 게 아니라, 최소한 우리 당의 핵심 지지 기반인 부산·창원·대구는 한 번씩 돌면서 해야 한다"며 "국회 포럼에도 나와서 특강도 한 번 해야, 의원들에게 세(勢) 과시가 된다"는 지적도 했다.

이러한 의원들의 목소리가 어떤 경로를 통해서 황 전 총리에게 전달이 되고 있는지 여부는 분명치 않다.

하지만 정치권 관계자는 "확실한 것은 그렇게 시간이 많지는 않다는 것"이라며 "황 전 총리가 추석 이후로도 운신이 분명치 않다면, 친박 중진과 초·재선을 막론하고 황 전 총리보다는 원외의 김태호 전 최고위원이나 심재철 전 국회부의장 등에게 눈길을 돌릴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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