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지금이 '김병준 비대위' 흔들 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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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종편집시간 : 2018년 09월 26일 09:34:53
    [기자의 눈] 지금이 '김병준 비대위' 흔들 때인가
    '노무현 사람' 딱지붙이기식 비판은 비생산적
    당권 욕심에 '비대위 흔들기' 하지 않았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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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 : 2018-09-09 05:00
    정도원 기자(united97@dailian.co.kr)
    '노무현 사람' 딱지붙이기식 비판은 비생산적
    당권 욕심에 '비대위 흔들기' 하지 않았으면


    ▲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4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기자들 불만이 높아지고 있는 것 아닌가요?"

    최근 사석에서 '김병준 비대위'에 대한 당 안팎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오자, 자유한국당 중진의원이 빙긋 웃으며 한 말이다.

    접시 깨지는 소리가 들려야 기자들이 신나는데,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이 선 이후로 당이 평온하니 그게 불만이 아니냐는 것이다.

    실제로 지방선거에서 '폭망' 소리가 나올 정도로 참패했는데도, 이후 한국당에서는 차마 눈뜨고 볼 수 없는 모습이 한동안 펼쳐졌었다. "누드 사진을 막아주지 않았느냐" "특활비로 밥 한 끼 샀느냐"는 말까지 오가는 것을 보면서, 부끄러움은 오롯이 당원들의 몫으로 돌아갔다.

    '김병준 비대위'가 '화끈한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 것에 대해 일부 불만은 있을지 몰라도, 국민들이 가장 꼴보기 싫어하는 계파 갈등을 일단 잠잠하게 만든 것은 큰 성과라는 게 원내의 중론이다.

    그런데 비대위를 흔들지 못해 안달난 분들이 일부 눈에 띈다. 어떤 분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에 '노무현 사람'을 데려다놨다"며 '사쿠라(과거 권위주의 정권 시절 여당과 내통하던 야당 지도자를 칭하는 말)'라고 극언했다.

    ▲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6일 의원회관에서 열린 당내 의원모임 '통합과 전진' 주최 토론회에 참석해, 의원들의 발언을 들으며 생각에 잠겨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그 분이 한국당에 지금 몸담고 있다고 해서 아무도 한국당을 '서노련(서울노동운동연합) 당'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폭력 소요(騷擾)로 인천을 무정부상태로 몰아넣었던 전력을 거론하는 사람도 없다. 노무현 정권에 한때 몸담았다고 해서 '노무현 사람'이라는 '딱지 붙이기식 비판'이 횡행한다면 본인인들 당당하겠나.

    지방선거에서 패배했던 분들끼리 모여 '김병준 비대위'에 대한 우려를 쏟아냈다는 말도 들린다. 선거 결과는 후보가 책임지는 게 먼저다. 선거가 끝난지 얼마나 됐다고, 성찰과 반성 대신 비대위에 돌을 던지려 하는지 알 수 없는 일이다.

    비대위 '흔들기'에 앞장서고 있는 분이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내년에 (새 당대표를) 뽑는다? 나는 빨리 뽑아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한 말에서 의도는 읽힌다.

    당권 욕심 때문에 비대위를 흔드는 것이라면, '비대위 흔들기'로 존재감을 잃지 않으려 애쓸 일이 아니다. 당권주자 중에서도 보수가치 재정립의 길을 찾기 위해 묵묵히 '사림투어'를 하는 분도 있고, "비정부 분야에서 노동개혁·교육개혁의 역할을 찾겠다"는 분도 있다. 그 무엇을 하더라도 '비대위 흔들기'보다는 생산적일 것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의결 직후, 한국당에 있어서 굉장히 중요했던 시점에 비상대책위원장을 외부에서 모셔오고도 의원총회에서 "목사님, 내가 언제쯤 할복하면 좋겠느냐"는 막말이 나오며 당을 살릴 '골든타임'을 허비했던 과거가 스쳐지나간다. 한 의원은 "(언제쯤 할복하면 좋겠는지 묻던) 그 얼굴에 침을 뱉고 싶었다"고 회상했다.

    '김희옥 비대위''인명진 비대위'에 이어 비대위만 세 번째다. 흔들지 않고 혁신했더라면 지금쯤 집권 세력 쪽에서 줄줄 새어나오는 '지지율'을 받아낼 그릇 하나 아직까지 구워내지 못했을까 싶다. 호미로 막을 때를 놓치고 이제 가래를 들고 고군분투하는 비대위원장을 더 이상 흔드는 우를 범하지 않았으면 한다.[데일리안 = 정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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