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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잘못했다" 손학규 면전서 쏟아진 소상공인 '울분'


입력 2018.09.07 02:00 수정 2018.09.07 06:07        정도원 기자

직능 회장단 "선거 잘못해서 이런 결과 초래" 한탄

손학규 "文대통령 경제철학 전환 위해 노력하겠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취임 이후 첫 현장 일정을 소상공인·자영업자 직능단체 대표자들과의 정책간담회로 시작했다.

이 자리에서는 "청와대 자영업 비서관 같은 사람들 때문에 자영업자들의 앞길이 캄캄하다", "선거를 잘못해서 이런 결과가 초래됐다", "거리에 나가서 데모하는 수밖에 없지 않느냐는 처지" 등 울분의 절규가 쏟아졌다.

손 대표는 앞으로 이를 '찾아가는 민생 탐방'으로 명명해, 계속해서 직능별 대표자 간담회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손학규, 직능단체 회장단 정책간담회
"靑 자영업 비서관 발령에 앞길 캄캄
선거를 잘못해서 이런 결과 초래됐다"


손 대표는 6일 오후 서울 신촌에 소재한 한국이용사중앙회를 찾아 소상공인·자영업자 직능단체 회장단과 정책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는 외식업자·요양보호사·경비업자·이발사·자동차수리공·세탁업자·조리사·개인택시기사·장례관리사·인쇄공·목욕업자 등 온갖 단체 대표자가 참석해, 문재인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과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근로시간 단축과 관련한 울분을 쏟아냈다.

민상헌 한국외식업중앙회 서울회장은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으로 을과 을, 을과 병의 싸움이 초래됐다"며 "나는 38년 동안 음식점을 하면서 돈을 벌어놓은 게 있지만, 내 아들놈이 먹고살 길은 제로"라고 단언했다.

이어 "청와대 자영업 비서관으로 발령난 사람은 너무나 잘 아는 분인데, 이런 사람들이 비서관으로 가니 우리 같이 자영업 하는 사람들 앞길이 캄캄하다"며 "국민이 바보다. 선거를 잘못했다. 선거를 잘못해서 이런 결과가 초래됐다"고 한탄했다.

"정부가 인건비율 강제해 일자리·급여 줄어
40만 요양보호사 거리로 나가는 수밖에 없다"


김영달 한국요양보호사회중앙회장은 "정부에서 인건비율을 86%로 하라고 해서 요양원 사업자들이 전부 파산하고 요양보호사들은 일자리를 잃어가고 있다"며 "사업자들이 근로계약서를 작성 안하려고 해서 요양보호사들은 4대 보험에서 다 제외되고, 시설이 편법으로 운영되니 오히려 전보다 급여를 못 받는 상황"이라고 황당무계한 현실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수십억 원씩 빚을 내서 요양원을 지었는데 전부 매물로 나오게 하고 인수해갈 사람도 없게 정부에서 만들어버렸다"며 "40만 요양보호사는 거리에 나가서 데모하는 수밖에 없지 않느냐는 처지"라고 개탄했다.

"200만 경비 일자리 위협…자율성을 달라
바른미래당 1당 되고 손학규 대통령 됐으면"


이정만 한국건축물관리연합회장은 "아파트 경비원을 감시 업무 외에 아무 것도 못하게 하도록 했다"며 "그러자 아파트 주민들이 경비를 전부 관제시스템으로 바꿔버려서 200만 명 정도가 일하고 있었는데 일자리가 완전히 줄어들었다"고 호소했다.

이어 "항만·공항 등의 특수경비는 경비업법에 준해서 감시업무만 해야 하지만, 아파트 등 시설경비는 주차관리·안내 등 여러 가지를 할 수 있도록 자율성을 줘야 한다"며 "아무 일도 못하게 하니 일자리가 줄어든다"고 정책과 현실 사이의 괴리를 지적했다.

울분을 토하던 이 회장은 자신의 호소에 공감을 표한 손 대표에게 감동한 듯 "바른미래당이 장차 우리 대한민국 정치판을 확 바꿔서 원내 1당이 돼서 집권하길 바란다"며 "반듯한 손학규 대통령이 탄생했으면 좋겠다. 진짜다"라고 하기도 했다.

孫 "경제는 시장이 움직이고 일자리는 기업이,
文대통령 경제철학 전환 위해 노력하겠다"


이들의 호소를 경청한 손 대표는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이 위기에 빠져 있는데, 문재인 대통령은 올바른 경제정책을 실시하고 있다고 강변한다"며 "경제 컨트롤타워와 청와대 정책실장의 의견 차이 정도의 차원이 아니라, (대통령의) 기본 철학이 문제"라고 진단했다.

아울러 "경제는 시장에서 움직이고, 일자리는 기업이 만든다는 생각을 확고히 갖고 있어야 한다"며 "경제정책의 철학적인 전환을 위해서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또, 이날 간담회에서 '선거를 잘못했다', '바른미래당이 원내 1당이 돼달라'는 말이 나온 것에 대해 "바른미래당이 의욕은 있지만 아직 당력이 약한데, 앞으로 집권을 하라고 격려해줘서 감사하다"고 사의를 표했다.

정책간담회가 끝난 뒤, 손 대표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앞으로 '찾아가는 민생 탐방'을 통해 각종 소상공인·자영업자 직능단체들을 계속해서 연쇄적으로 만나갈 뜻을 내비쳤다.

'판문점 선언 국회 비준동의 문제'로 당내가 소란스러워진 점을 의식해, 남북 문제로부터 거리를 두고 당내에 이견이 없는 민생현장 경제 문제에서 '이슈파이팅'을 하겠다는 고려 또한 엿보인다는 분석이다.

손 대표는 "소상공인·자영업자 직능단체가 300개 단체"라며 "현안 문제가 있는 곳부터 시작해, 일자리와 실질 소득의 감소 등 우리 사회가 당면한 실제 현실을 찾아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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