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5'와 '9·9절', 1948년 한반도에 건국된 합법 국가는 어디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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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15'와 '9·9절', 1948년 한반도에 건국된 합법 국가는 어디인가?
    <칼럼> "형(形)인 나라는 보존되어 있으나 신(神)인 역사가 죽어 버렸다"
    '역사에 무지한 사람'보다 '역사를 잘못 알고 있는 사람'이 더 큰 해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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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 : 2018-08-14 10:05
    서정욱 변호사
    <칼럼> "형(形)인 나라는 보존되어 있으나 신(神)인 역사가 죽어 버렸다"
    '역사에 무지한 사람'보다 '역사를 잘못 알고 있는 사람'이 더 큰 해악


    ▲ 제71주년 광복절을 사흘 앞둔 2016년 8월 12일 서울시청 외벽에 일제강점기 독립을 위해 싸운 광복군 70명의 결의와 서명이 담긴 '한국광복군 서명문 태극기'가 붙어있다. '광복군 서명문 태극기'는 서울시가 광복 71주년을 맞아 태극기의 의미를 되세기고 일제강점기 독립투쟁의 이야기가 담긴 역사속 태극기를 시민들이 만나보는 의미로 독립기념관의 승인을 받아 원본과 동일한 이미지로 제작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옛 사람이 이르기를 나라는 멸할 수 있으나 역사는 멸할 수 없다고 하였으니 그것은 나라는 형(形)이고 역사는 신(神)이기 때문이다. 이제 한국의 형체는 허물어졌으나 정신만이 독존할 수는 없는 것인가. 이것이 통사를 저작하는 소이이다. 신(역사)이 보존되어 멸하지 아니하면 형(나라)은 부활할 시기가 있을 것이다.”

    임시정부 대통령을 지낸 백암 박은식 선생이 1915년 '한국통사(韓國痛史)'에서 갈파한 경구다.

    역사를 보존하는 것이 나라를 되찾기 위한 전제조건이고 원동력이라고 생각한 선생은 풍찬노숙(風餐露宿)의 독립운동 전선에서 한 날 한 시도 붓을 놓지 않고 역사를 저술하였다.

    이를 통해 아픈 역사의 교훈을 되새기고, 그 토대 위에 독립정신을 고취하였으며, 결국 허물어진 한국의 형체를 되찾았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의 모습은 과연 어떠한가?

    '형(形)인 나라는 보존되어 있으나 신(神)인 역사가 죽어 버렸다.'

    필자가 진단하는 오늘날 우리의 부끄러운 자화상이다.

    "요즘 대한민국이 1948년 8월 15일 건립됐으므로 그날을 건국절로 기념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역사를 왜곡하고 헌법을 부정하는 반역사적, 반헌법적 주장입니다.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스스로 부정하는 얼빠진 주장입니다."

    문 대통령이 2년 전 8·15 광복절을 맞아 보수 일각의 '건국 68주년' 주장에 대해 비판한 내용이다.

    문 대통령에게 묻는다.

    첫째, 1948년 8월 15일을 '대한민국'의 '건국절'이 아니라 단순한 '정부수립일'로 지속적으로 격하하고 있는데 그 본뜻이 무엇인가?

    행여라도 이는 이승만 대통령에 의한 건국의 정당성을 부정하고 대한민국을 태어나지 말아서야 할 나라로 보는 것인가?

    둘째, 2020년부터 중·고교생이 사용할 역사 교과서에 '대한민국이 한반도의 유일한 합법 정부'라는 표현을 뺀 본뜻은 무엇인가?

    혹시라도 이는 1948년 9월 9일 수립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도 합법 정부라는 뜻인가?

    셋째, 그렇다면 결국 '1948년'에 한반도에서 합법적으로 새롭게 '건국'된 국가는 '북한'뿐인가?

    대한민국은 '1919년'에 이미 '건국'되어 있고, 북한도 합법 정부라면 결국 1948년 합법적으로 건국된 국가는 북한뿐이 아닌가?

    범부(凡夫)의 역사 인식과 달리 최고 지도자의 역사 인식은 국가의 미래를 좌우하는 중차대한 문제라는 점에서 문 대통령은 이에 대한 소신을 먼저 분명히 밝혀야 할 것이다.

    한편 북한은 다음달 9일을 '공화국 창건 70돌'을 맞는 대경사로 대대적으로 기념하고 있다.

    3대에 걸친 김씨 족벌 체제가 마침내 핵 무력을 완성한 것을 자축하는 행사다.

    오죽하면 유엔 제재 때문에 외화난을 겪는 북한에 가뭄에 단비 같은 존재인 매일 2000명씩 오는 중국 관광객까지 못오게 하고 행사 준비에 매진하겠는가?

    그런데 '건국 70주년'을 맞는 우리의 모습은 과연 어떠한가?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와 위대한 영도자 김정일 동지의 사상과 영도를 찬양하는 목소리는 도처에 널렸다.

    "솔직담백하며 예의가 바르다(문 대통령)."

    "백성의 생활을 다른 것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지도자다(이낙연)."

    "큰 기업의 2·3세 경영자 중 김정은 만한 사람이 있느냐? 할아버지와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절대 권력을 다르게 써서 바꾸려고 하지 않느냐. 그게 혁신이다(유시민)."

    김정은에 대해 구국의 지도자로 추켜세우는 목소리도 도처에 널렸다.

    그런데 자랑스러운 우리의 조국 대한민국을 건국한 우남(이승만)에 대한 평가는 어디에 있는가?

    냉철한 이성과, 국제 정세를 꿰뚫어보는 혜안으로 자랑스러운 우리의 조국 대한민국을 건국한 우남에 대한 평가는 왜 어디에도 없는가?

    반만년 역사상 가장 빛나는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을 건국한 우남,

    썩은 가지를 잘라내지 않으면 한반도 전체가 공산당에 먹히고 만다는 굳은 신념아래 철저히 반공의 외길을 걸어 마침내 자유 대한민국을 건국한 우남,

    그도 역사 속 수많은 인물들처럼 많은 업적과 과오를 동시에 남겼다.

    그런데 왜 유독 그에 대해서만 현 정권은 박한 평가를 하는가?

    왜 유독 그에 대해서만 현 정권은 그의 '공과(功過)'를 균형있게 보지 못하고 '과(過)'만 부각하는가?

    문 대통령이 기회 있을 때마다 1948년 8월 15일 건국절을 부정하는 것도 큰 문제다.

    한 국가의 성립 여부는 국제법적 관점에서 객관적으로 평가하여야 할 문제이지 우리 내부적으로 어느 정부의 법통을 승계하는냐 여부에 따라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일본이 건국기념일을 일본 개국신인 신무(神武) 천황이 일본을 세우고 즉위한 기원전 660년 음력 1월 1일을 양력으로 계산해 2월 11일로 정해도 아무런 국제적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는 이유다.

    또한 아무리 고려가 고구려의 국호와 국체를 승계하고, 조선이 고조선의 국호와 국체를 승계하더라도 각각의 건국일은 '918년'과 '1392년'로 보는 이유다.

    결국 대한민국이 1948년 8월 15일 건국되었다는 사실은 대한민국이 임시정부의 법통을 승계하든, 하지않든 변함없는 역사적 팩트인 것이다.

    임시정부가 국가의 3요소인 국민, 영토, 주권을 다 갖추지 못한 임시 망명 정부이기 때문에 국제적으로 승인을 받지 못했다는 사실은 진보진영 스스로도 인정하는 팩트가 아닌가?

    필자는 1948년 건국설을 주장하더라도 나라를 되찾기 위해 목숨을 바친 선열들의 애국애족 정신과 광복의지가 오늘의 대한민국을 만드는 원동력이 됐다는 사실은 부정하지 않는다.

    "통일된 조국을 건설하려다가 38도선을 베고 쓰러질지언정 일신에 구차한 안일을 취하여 단독 정부를 세우는데 협력하지 아니하겠다"며 끝까지 건국을 반대한 백범의 충정도 폄하하지 않는다.

    "우리가 통일국가를 수립하기 위해서는 미국도 소련도 방해하지 않는 경우에만 가능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친소반미나 친미반소를 해서는 안 된다. 이념은 자주통일이 되고 난 뒤에 그때 가서 인민에게 물어서 택하면 된다"며 이념을 떠나 오로지 하나된 통일 조국을 위해 목숨을 바친 진보적 민족주의자 몽양(여운형)의 진정도 인정한다.

    무엇보다 임시정부가 항일독립운동의 본산으로 대한민국 정통성의  근본이 된다는 점에 대해서는 이미 헌법 전문에서 보듯이 전국민적 합의가 이루어진 사항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문 대통령이나 현 집권 세력도 이제는 '왜곡되고 편향된 역사 의식'을 바로잡아야 한다.

    편향된 역사 인식으로는 결코 미래의 통합을 이룰 수 없음을 명심하고 '올바른 역사 인식의 공유'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먼저 자유민주주의 이념에 기초한 1948년 대한민국의 건국은 '옳고 정의로운 선택'이었음을 인정해야 한다.

    "무기 휴회된 미소공위가 재개될 기색도 보이지 않으며, 통일 정부를 고대하나 여의케 되지 않으니, 남한이라도 임시정부, 혹은 위원회 같은 것을 조직하여 38 이북에서 소련이 철퇴하도록 세계공론에 호소해야 할 것입니다(이승만, 정읍발언)."

    또한 백범처럼 '뜨거운 가슴'이 아니라 '차가운 머리'로 철저한 '반공반소주의'로 자유민주주의에 입각한 새로운 국가를 건국한 우남의 공로도 분명히 인정해야 한다.

    반면 견강부회(牽强附會)의 논리로 어떻게든 대한민국이 한반도의 '유일한 합법 정부'임을 부정하고, ‘자유민주주의’의 헌법정신을 부정하려고 해선 안 된다.

    우리나라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신생국으로서 유일하게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룩하고 꾸준히 개인의 자유를 신장시켜 온 자랑스런 성공의 역사를 만들어왔다.

    우리의 역사는 결코 기회주의자가 판치고 불의가 득세한 부정적 역사가 아니다.

    흔히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가 없다고 하지만 필자는 역사인식이 통합되지 못하고 분열된 민족의 미래는 더욱 어둡다'고 생각한다.

    아울러 '역사에 무지한 사람'보다 '역사를 잘못 알고 있는 사람'이 국가와 사회에 더 큰 해악을 끼친다고 생각한다.

    이제부터라도 올바른 역사인식을 토대로 새로운 미래로 함께 나아가는 '하나된 대한민국'을 기원해 본다.

    글/서정욱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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