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리금 보호' 무조건 옳은가요?…"세입자에게도 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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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종편집시간 : 2019년 08월 21일 20:06:04
    '권리금 보호' 무조건 옳은가요?…"세입자에게도 독"
    권리금, 거듭될수록 불어나는 구조…또 다른 세입자에 부담 가중시키는 ‘역순환 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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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 : 2018-08-09 06:00
    이정윤 기자(think_uni@dailian.co.kr)
    ▲ 지난 6월 서울 강남구의 한 골목에서 서촌 궁중족발 사장 김모씨가 건물주 이모씨에게 망치를 휘두르는 모습. ⓒ연합뉴스

    세입자와 건물주 간 권리금 갈등은 상가 임대차시장에서 가장 골치 아픈 문제다. 얼마 전 벌어진 궁중족발 사건을 계기로 세입자 보호 강화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건물주의 갑질로 부터 세입자의 생존권을 보호하는 것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갈수록 커지는 권리금은 결국 세입자에게 독이 돼 돌아올 수밖에 없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9일 서울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상가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에 접수된 총 72건의 분쟁조정 신청 중 세입자와 건물주 간 갈등 원인 1위는 권리금(36.8%)인 것으로 조사됐다. 임대료 조정(15%), 계약 해지(13.5%) 등이 뒤를 이었다.

    이 가운데 국토교통부는 현재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개정을 통해 계약갱신청구권을 기존 5년에서 10년으로 늘리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또한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6일 권리금 보호 대상에 전통시장 포함, 건물주가 철거‧재건축을 이유로 계약갱신 거절 시 임차인의 권리금 보상 지급 근거 마련 등 그동안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의 사각지대를 보완한 개정안을 발의했다.

    상가 임대차 시장에서 권리금은 뜨거운 감자인 만큼 이와 관련된 세입자 보호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분위기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지나친 세입자 권리금 보호는 자칫 포퓰리즘으로 퇴색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권리금 구조상 세입자 입장에서도 권리금은 결국 부담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권리금은 신규 세입자가 기존 세입자로부터 해당 상가의 영업상 노하우, 인테리어 비용 등 영업상의 유‧무형 가치를 양도받는 대가로 지급하는 비용이다. 때문에 상가 자체 값어치에 대한 ‘바닥 권리금’, 인테리어 투자비용에 대한 ‘시설 권리금’, 단골손님 보유 등 장사가 잘되는 것에 대한 ‘영업 권리금’ 등 종류도 다양하다.

    일반적으로 권리금 회수는 기존 세입자가 권리금을 받기로 한 신규 세입자를 건물주에게 소개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건물주는 세입자가 바뀌는 시점에 임대료를 올리고 싶어 하고, 기존 세입자는 수월하게 권리금을 회수하기 위해 임대료 등 계약 내용을 그대로 이어가길 바라면서 갈등이 벌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처럼 현행법상 상가 세입자의 권리를 5년간 보호해주는 것은 세입자가 영업을 통해 권리금 등 투자비용을 회수할 수 있도록 안정적인 임대료나 계약기간 등을 보장해주기 위함이다.

    하지만 지나친 권리금 보호는 건물주의 재산권 침해뿐만 아니라, 세입자끼리 권리금이라는 부담을 가중시키는 악순환을 만들어 낸다는 우려가 높다.

    선종필 상가뉴스레이다 대표는 “정부가 법적으로 권리금을 인정하고 보호하는 것은 다단계 같은 세입자 간의 약탈을 용인 해준 것과 마찬가지”라며 “권리금은 해가 거듭되고 임차인이 바뀔수록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구조이기 때문에 결국 이 부담은 세입자가 짊어지게 된다”고 꼬집었다.

    특히 현재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상 건물주가 임대계약을 파기할 경우 그동안의 임대기간이 1년이든 4년이든 관계없이 권리금 전부를 세입자에게 보상해줘야 한다는 점, 건물주는 정당한 사유 없이 기존 세입자가 소개한 신규 세입자와의 임대차계약을 거절할 수 없다는 점 등도 문제로 지적 받는다.

    이에 대해 선 대표는“권리금은 세입자 간의 문제인데, 건물주에게 권리금 보호의 책임을 묻는 것도 합리적이지 않다”며 “건물주가 세입자에게 권리금을 보상해야 할 시 임대기간에 비례하게 감가상각 할 수 있도록 하거나, 특별한 경우 서울시 지하상가처럼 임대차 분쟁의 원인이자 편법 증여의 도구로 활용되는 권리금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 것도 방법”이라고 덧붙였다.[데일리안 = 이정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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