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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폴리talk] 김병준 "빅텐트·인적 청산보다 가치 정립이 우선"


입력 2018.07.26 08:39 수정 2018.07.26 09:07        정도원 기자

<인터뷰>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

"인위적 빅텐트, 할 이유도 없고 국민도 용납 안해"

"한국당에 매력 생긴다면 흡입력으로 끌어당길 것"

<인터뷰>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
"인위적 빅텐트, 할 이유도 없고 국민도 용납 안해"
"한국당에 매력 생긴다면 흡입력으로 끌어당길 것"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25일 오후 국회본청 비대위원장실에서 데일리안과 인터뷰를 갖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25일 오후 국회본청 비대위원장실에서 데일리안과 인터뷰를 갖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의 답변 하나하나는 신중했다. '인적 청산'과 '우파 빅텐트' 등 다음 행보로 예상된 사안에 대해서도 한동안 정중동(靜中動)을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비대위 공식 일정을 시작하며 첫 발을 뗀 김 위원장은 데일리안과의 인터뷰에서 산술적 의석 합산을 위한 인위적 '빅텐트'를 회의적으로 바라보며, 혁신을 통해 당의 흡입력을 만드는 것이 선결 과제라고 했다. 인적 청산 역시 인위적으로 할 일이 아니라, 당의 정체성을 정립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레 이뤄질 일로 바라봤다.

김병준 위원장은 25일 국회본청 비상대책위원장실에서 데일리안 취재진과 만나 '빅텐트'와 관련한 질문을 받자 "빅텐트라는 게 인위적으로는 어렵다고 본다"며 "산술적 합산으로 큰 의미가 있겠느냐"는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앞서 김 위원장은 한국당 비대위원장으로 내정되기 전날인 15일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 등이 주도하는 모임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져, 중도·보수·우파 '빅텐트'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게 아니냐는 추측을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이날 인터뷰에서는 "(선거 승리를 위해 1대1 구도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은) 이기고 지고의 개념인데, 그렇게 이겨봐야 의미가 없다"며 "정책적 역량이 없이 억지로 이기는 것은 부메랑으로 돌아오게 될 뿐"이라고 말했다. 역대 대통령들의 비극적 말로를 거론하며 '승자의 저주'라는 표현도 썼다.

대신 "한국당에 매력이 생긴다면 흡입력으로 끌어당기는 것"이라며 "그런 노력을 하기도 전에 인위적인 결합을 할 이유도 없고 (국민이) 용납하지도 않는다"고 단언했다. 대등한 형식의 '제3지대 빅텐트'보다는, 혁신된 한국당의 구심력에 의한 흡수·합류 형식의 개편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의중을 김병준 위원장은 굳이 감추지 않았다.

그는 "많은 분들이 '합류해볼까' 하는 정당으로 만들고 싶다는 게 어쩔 수가 없는 욕심"이라며, 안철수·유승민 바른미래당 전 대표를 가리켜 "(그런 정당을 만들었는데도) 그 분들(안철수·유승민 전 대표)이 그 때 가서 '나는 자존심이 상해서 못 가겠다'고 한다면 할 수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과연 그렇게까지 만들 수 있을까"라고 자문(自問)하며 "나라를 위해 야당이 바로서야 한다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니,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다 하겠다"고 스스로 답을 내놓았다.

"기준 없이 사람만 바꿔서는 안 된다는 것 국민도 알아야"
"가치 정립돼야 '당신은 당에 안 어울린다' 말할 수 있다"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25일 오후 데일리안과 가진 인터뷰에서, 인위적인 인적 청산이나 빅텐트 구축에 대해 부정하는 답변을 내놓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25일 오후 데일리안과 가진 인터뷰에서, 인위적인 인적 청산이나 빅텐트 구축에 대해 부정하는 답변을 내놓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인적 청산'과 관련해서도, 김병준 위원장은 인위적인 인적 청산에 선을 그었다. 이 과정에서 그는 최근 당내에서 '메모' 형태로 등장해 논란이 됐던 '목을 친다'는 표현을 직접 써가며 "총선 때마다 그렇게 목을 쳤는데 대체 뭐가 달라졌나"라고 되묻기도 했다.

"누가 나더러 인적 청산을 하란다"며 화두를 올린 김 위원장은 "우리 정당들이 총선 때마다 25~35%씩 현역 교체를 해서 지금도 (한국당에) 초선이 40여 명"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람을 그렇게 바꾸고 바꿔서 인적 교체율이 그렇게 높은데도 여전히 (정치가) 후진적"이라며 "기준과 잣대 없이 사람만 바꿔서는 안 된다는 것을 이제 국민들도 알아야 한다"고 꼬집었다.

혁신을 통해 매력 있는 정당이 되면 지금의 구도가 '흡입력'으로 자연스레 정리될 것으로 봤듯이, 인적 청산 역시 혁신으로 정체성을 정립하면 자연히 해결될 것이라는 기대다.

김병준 위원장은 "'당신은 우리 당에 어울린다, 어울리지 않는다'라는 말을 하려면 (당의) 비전과 가치가 정립되는 게 우선"이라며 "비전과 가치가 정립되고나면 '나는 (정체성이) 다르다. 따라갈 수 없다' 하면서 다른 당을 찾아가든가 떠나든가 (하는 사람이 나올 수 있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25일 오후 국회본청 비대위원장실에서 데일리안과 인터뷰를 갖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25일 오후 국회본청 비대위원장실에서 데일리안과 인터뷰를 갖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한국당 비대위원장으로 취임한 김 위원장에게 자기정치의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 섞인 눈길을 보내기도 한다.

한동안 차기 전당대회나 총선에 출마할 의사가 있는지 묻는 질문이 잇따랐던 것은 그 때문이다. 민주당의 초선 의원은 그를 가리켜 "권력욕"을 운운하기도 했다.

김병준 위원장은 "누가 나더러 권력욕이 있다고 하더라"며 "최근에 '대통령 권력'이란 책을 썼는데, 한 번 읽어보면 쥐었던 권력도 던져버릴 것"이라고 웃었다.

나아가 "권력의 속살은 잿빛"이라며 "밖에서 보기에는 화려해보이지만, 그 속은 전혀 다르다"고, 사심 없이 한국당의 혁신 작업에 나설 것임을 우회적으로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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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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