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결국 친박의 길을 가려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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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당, 결국 친박의 길을 가려는가?
    <칼럼> ‘친문’, ‘진문’, ‘뼈문’, ‘핵문’…신라시대 골품제 연상
    부엉이 모임, 문대통령 후광 독점…‘뼈문’ 계급장 활용 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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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 : 2018-07-07 07:34
    김우석 미래전략개발연구소 부소장
    <칼럼> ‘친문’, ‘진문’, ‘뼈문’, ‘핵문’…신라시대 골품제 연상
    부엉이 모임, 문대통령 후광 독점…‘뼈문’ 계급장 활용 의도


    ▲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여당인 민주당이 전당대회를 앞두고 조짐이 심상치 않다. 박근혜 정부때 여당, 새누리당과 분위기가 너무 흡사해 소름이 돋을 지경이다.

    현 야당인 자유한국당 ‘폭망’의 조짐은 박근혜 정부 2년차의 전당대회에서 비롯된다. 당시 여당 대표로 친박 서청원 의원과 비박 김무성 의원간 경쟁이 뜨거웠다. 친박 진영이 결집되었다면 무난히 서청원 의원이 대표가 됐겠지만, 친박은 분열되고 비박은 청와대를 현혹시켰다. 결과는 비박 김무성 대표였다. 처음에는 대통령의 위세에 밀려 당 대표가 조심했고, 당·청간 갈등은 잠복했다. 하지만, 총선을 앞두고 ‘공천권 갈등’은 고조됐다. ‘옥쇄들고 나르샤’로 대변되는 당·청 갈등은 ‘점익가경(漸入佳境)’이었고 극에 달했다. 이때 등장한 것이 ‘진박’이었고, ‘진박 감별사’였다. 또 ‘원박’(원조 친박), ‘강박’(강성 친박), ‘신박’(신 친박), ‘옹박’(박근혜 옹위부대), ‘복박’(돌아온 친박), ‘범박’(범친박) 같은 말들이 등장했고, 그 반대편에 ‘탈박’, ‘비박’, ‘반박’이 부각됐다. 갈등의 결과는 예상치 못한 총선 참패였다. 그 여파가 워낙 강해서 대통령은 헌정사상 처음으로 탄핵을 당해 임기를 채우지 못했다. 그 후폭풍은 지금까지 야당을 괴롭힌다.

    문재인 정부 2년차, 오는 8월에는 여당 당대표를 뽑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있다. 여당이 되고 처음 대표를 선출하는 것이니 축제가 될 법도 한데 안을 들여다보면 꼭 그런 것 같지도 않다. 총선을 앞두고 공천권을 갖는 대표를 선출하는 것이기에 관심이 뜨거울 수 밖에 없다. 역시 ‘친문’이냐 ‘비문’이냐의 게임으로 흘러가고 있다. ‘친문’, ‘진문’을 넘어 ‘뼈문’, ‘핵문’이 등장했다. 이정도면 신라시대 골품제를 연상시킨다.

    신라시대 ‘골품제’는 혈통적 권력독점 시스템이다. 고대국가가 형성되기 전 초기에는 몇 가문이 연대하여 권력을 만들었다. 국가의 기틀이 잡히고 왕권을 강화되면서 점점 특정 혈통이 세습하여 권력을 독점했다. 당연히 신분제는 강화됐고 신분이동은 어려워졌다. 그러나 그런 신분제 시스템은 지속가능하지 못했다. 해상왕 장보고의 비극적 최후에서 나타나듯이 당대의 사람들은 피해를 당했고, 종국에는 국가도 경직되고 인재를 활용치 못해 패망했다.

    정통시대 뿐 아니라 모든 권력에는 초기에 '임협(산적)적 속성'이 있기 마련이다. 좋게 말하면 '혁명동지'들이다. 이런 동지의식은 몽골의 징키스칸이 최초의 세계제국을 세우는 과정에도 등장한다. ‘발주나의 맹약’이라는 사건이다. 몽골족의 역사 나아가 세계사를 바꾼 사건이다. 자무카에게 대패한 테무진이 쫓기고 쫓겨 발주나 호수에 도달했을 때 남은 사람은 19명이었다. 이들이 흙탕물에 가까운 호숫물을 마시며 맹약을 했고 반격을 결의한다. 그리고 한 달도 안되는 사이에 기적이 벌어진다. 가는 곳마다 동조자들이 늘어나서 자무카의 대군을 격파하고 대제국을 건설했다. 그리고 19명 구성원들이 대제국을 나누어 통치했다. 근래에는 북한의 김일성과 ‘빨치산 동지’들이 대표적인 예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고 세대가 이어지면서 소위 '백두혈통'의 권력독점이 강화됐다. 3대쯤 되면 형제도 적이 된다. 그게 권력의 보편적 속성이다.

    현대 민주사회에서는 그런 흐름이 더 빠르다. 세습이 안되니, 다음세대가 이어받을 시간이 필요치 않다. 우리나라 대통령은 임기가 5년이니 그 과정이 더 빨라질 수 밖에 없다. 문재인 정부는 이제 1년이 좀 넘었다. 임기의 중반에 막 들어선 것이다. 5년 임기에서 2~3년 차는 한참 일할 때이다. 그러나 2년차는 또한 '가치배분의' 혈전이 벌어질 때이기도 하다. 본격적으로 전리품을 나눠 갖는 시기란 뜻이다. 첫해에는 일을 배우고 상황을 수습하기 바빴지만, 2년차에는 한 숨을 돌리고 본격적으로 권력을 행사할 때다. 좀 지나면 후사(차기권력)를 걱정할 때가 올 테니 지금이 권력행사의 정점이다.

    문재인 정부도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정부니 당연히 혁명동지들이 있을 것이다. 그래서 ‘친문’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러나 그 귀결도 예상대로일 가능성이 크다. 부와 권력은 속성상 집중되기 마련이다. ‘가치’는 모여야 힘을 발휘하고 흩어지면 힘을 못 쓰는 속성이 있기 때문이다. ‘뼈문’, ‘핵문’은 그런 속성에서 등장한 전형적인 현상이다. 그러나 그 결과는 골품제와 ‘친박’의 말로를 보면 충분히 예측가능하다.

    '부엉이 모임'도 화재다. 그들 설명에 의하면 ‘달님을 지키는 부엉이’란다. 상식적으로 달이 부엉이를 지키면 지켰지, 부엉이가 어떻게 달을 지킨단 말인가. 결국 대통령의 후광을 독점하려는 모임인 것이다. 게다가 부엉이하면 ‘부엉이 바위’를 떠올린다. 기자가 묻자 부엉이 모임의 구성원이 '부엉이 바위'의 은유로 이해해 달라고도 했다. 모임의 구성원으로서 ‘친노’의 계보를 잊는 ‘뼈문’의 계급장으로 활용하겠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표한 것이다.

    ‘부엉이 모임’이 대중에게 알려진 과정도 전형적이다. 모임에서 친문 대표후보로 ‘핵문’ 전모 의원을 추대하려하자, 핵문까지는 아니지만 진문이라 할 수 있는 박모 의원이 모임을 폭로해 의도를 무산시켰다는 소문이 있다. 공천권을 두고 벌이는 전형적인 계파싸움 전초전이다.

    탁현민 행정관 거취를 두고 청와대 내 권력투쟁설이 돌더니, 이제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내 계파갈등도 본격적으로 부각되고 있다. 이런 일련의 현상은 ‘제국은 안에서부터 와해된다’는 격언에 따라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집권 2년차 전정권의 전철을 밟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그 결과는 언제나 비극적이었기에 국민의 한사람으로 한가하게 지켜볼 수만은 없는 일이다.

    문재인 정부는 ‘과거와 전혀 다른 정권이 되겠다’고 공언하며 탄생했고, 국민들도 악순환을 끊고자 문재인 정부를 선택했다. 그러나 1년여를 지나며 그런 희망을 계속 가져도 되는지 고개를 갸우뚱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고 있다. 이제라도 정신을 가다듬기 바란다. 안보나 경제면에서 대한민국은 과거에 경험치 못한 위기를 맞고 있다. 우리나라 발전에 유리한 환경을 제공하던 세계질서는 급격히 변하고 있다. 지금 정부는 과거와 달리 살얼음판을 건너야 한다. 수천만 국민을 이끌고 말이다. 지금 불행한 정권은 결국 나라를 폐망의 길로 이끌 수 있다. 정권과 정파의 ‘폭망’과는 전혀 다른 차원이다. 제발 정신 똑바로 차리길 부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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