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회장 영장심사 코 앞'...한진그룹 긴장감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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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종편집시간 : 2018년 11월 22일 00:12:12
    '조양호 회장 영장심사 코 앞'...한진그룹 긴장감 고조
    수개월째 계속된 전방위 수사에 직원들 피로감 호소...총수구속시 경영차질 우려
    대규모 투자·고용 넘어 항공산업 경쟁력 약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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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 : 2018-07-04 09:18
    이홍석 기자(redstone@dailian.co.kr)
    ▲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 앞 횡단보도 신호등에 빨간불이 켜져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수개월째 계속된 전방위 수사에 직원들 피로감 호소...총수구속시 경영차질 우려
    대규모 투자·고용 넘어 항공산업 경쟁력 약화 우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69)이 구속의 기로에 서면서 한진그룹과 주력계열사인 대한항공 내부에서 총수 부재로 인한 경영위기 현실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4일 한진그룹과 대한항공 등에 따르면 5일 예정된 조양호 회장의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를 앞두고 직원들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물컵 갑질’을 계기로 그동안 그룹에 대한 전방위적인 수사가 진행된 데 이어 조 회장마저 구속되면 그룹 전반의 경영 차질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우려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수개월째 계속된 전방위적 수사와 오너일가 소환으로 일상적인 업무는 사실상 손을 놓다시피 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직원들의 피로감과 사기저하는 이루말할 수 없을 정도"라며 한숨을 지었다.

    그룹과 대한항공 내부에서는 조 회장 등 오너 일가의 잘못에 대해서는 법에 따라 처벌하면 될 일이지만 그 피해가 고스란히 직원들에게 돌아오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그룹과 대한항공의 경영차질로 인한 피해 뿐만 아니라 면허취소가 검토 중인 진에어 직원들은 실직 위기도 걱정해야 하는 처지다.

    회사 측은 총수부재로 인한 투자 결정 지연과 고용 차질 등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내년 창립 50주년을 앞두고 올해 약 16대의 신규항공기를 순차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웬만한 항공기 한 대 가격이 수천억원에 이르는 것을 감안하면 상당한 규모의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 이는 글로벌 항공산업의 흐름을 읽을 줄 아는 혜안과 장기적으로 추적된 노하우를 바탕으로 기재도입계획을 수립해 지속적인 투자가 이뤄져야 하는 사업이다. 이 때문에 과감하고 책임있는 투자결정을 내릴 그룹 회장이 없으면 쉽게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특히 항공기 1대 도입 투자 시 약 250명의 고용 효과를 유발하기 때문에 적기 투자가 이뤄지지 않으면 글로벌 항공산업 시장에서 경쟁력이 떨어짐은 물론 고용창출에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

    그룹 전체적으로도 내년 사업과 투자 추진을 위해 하반기 인력 계획 수립이 필요한데 조 회장 부재시 하반기 인력 수급을 위한 세부 진행이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다. 당장 올 하반기 대졸신입사원 공채, 객실승무원 채용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항공기 구매와 고용과 같은 큰 사안들은 그룹 총수 없이는 원활하게 결정이 이뤄질 수 없다"며 "자칫 정부의 국내 투자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정책에 역행하게 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그룹 주력 계열사인 대한항공은 델타항공과의 조인트벤처를 통한 경쟁력 강화라는 목표가 차질을 빚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양사는 지난 4월 말 진행할 예정이던 조인트벤처 기자회견을 취소하는 등 5월 공식출범 이후 양사 최고경영자(CEO)가 협의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조 회장의 구속시 국내 항공 산업 발전의 악재가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대한항공은 올해 아시아태평양항공사협회(AAPA) 회의와 내년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연차 총회 등 글로벌 국제 항공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는 전 세계 항공업계 최고경영자들이 대거 참석하는 회의로 국내 항공산업 경쟁력, 관광 인프라 등을 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항공업계는 보고 있다.

    특히 전 세계 120개국 287개 민간 항공사 회원을 보유한 국제협력기구인 IATA 연차 총회는 세계 주요 항공사 CEO들을 비롯해 업계 관계자 1000여 명이 참석해 항공 정책과 국제선 운임 등을 결정해 ‘항공업계의 유엔’으로 일컫어지는 행사다.

    조 회장은 IATA 최고 정책 심의 및 의결기구인 집행위원회 위원이자 그 중 11명만 선정되는 전략정책위원회 위원이다. 이 때문에 글로벌 항공업계 리더로서 해당 회의를 주도해야 하는데 부재시 회의의 권위 하락뿐만 아니라 국내 항공산업 위상도 하락할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지적이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조 회장 구속시 빚어질 행사 차질과 국내 항공산업 발전 저해를 우려해 구속만은 면하게 해달라는 목소리가 높다. 도주와 증거인멸 우려가 없는 만큼 불구속 수사를 통해 충분히 죄를 물을 수 있지 않냐는 것이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IATA는 글로벌 항공산업의 주요 전략 및 세부 정책 방향, 연간 예산, 회원사 자격 등의 굵직한 결정을 주도한다”며 “여기에 참여하지 못하면 세계 항공업계 흐름을 주도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데일리안 = 이홍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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