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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열전] 경희고 박현묘 선생님이 전하는 ‘생명과학’ 다가가기


입력 2018.05.23 06:00 수정 2018.05.22 15:31        조동석 기자 (dscho@dailian.co.kr)

세상은 온통 생물, 사람 몸도 생물

내몸 기본 알려주는 생명과학 주목

“기억은 한계…표현해야 아는 것”

세상은 온통 생물, 사람 몸도 생물
내몸 기본 알려주는 생명과학 주목
“기억은 한계…표현해야 아는 것”


데일리안과 데일리안교육연구소가 ‘교육열전’ 시리즈를 시작했습니다. 대학과 고교, 지역 그리고 강사들이 전하는 공부법에다가 해외 학교를 소개합니다. 또 입시용어를 알기 쉽게 풀어서 전달하겠습니다.

이 중 ‘교사열전’은 우리 학교 최고 선생님의 강의 기법과 중요 학습법을 살펴보는 코너입니다. 학생들을 위해 매진하는 우리 학교 최고 선생님의 훌륭한 인성교육 및 최고의 공부법을 파악하기 바랍니다.


박현묘 경희고 생명과학 교사 박현묘 경희고 생명과학 교사
“표현할 수 있어야 아는 것.”
그의 수업은 이렇게 시작된다. 그리고 수업 중에 “잘 설명했습니다. 그런데 그 말을 간단히 요약하면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요?”라고 학생들에게 되묻는다. 아이들은 당황한다.

이 수업은 생명과학이다. 정확한 용어와 언어로 표현해야 명확히 전달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그래서 수업 시간에 학생들이 말하는 소리가 많이 들린다. 이런 수업을 진행하는 경희고등학교 박현묘 선생님의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보자.

생명과학 선생님이 된 동기는?

고등학교 다닐 때 가장 흥미를 끌었던 과목은 물리였다. 자연 현상에 대한 설명을 하나의 식으로 깔끔하게 정리해 제시하는 모양새가 잘 정돈되고 세련된 신사의 이미지였다. 이런 과학의 세계로 끌려들어가 다른 과목을 공부하면서 사물이 아닌 자기 자신의 몸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생명과학은 병원에서 진료하면서 들었던 말들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줬다.

공부할수록 내 몸에 대해 많이 알게 되면서 빠져들었다. 그래서 학생들에게 지금 흥미가 없더라도 자신의 몸을 챙기게 되는 40대가 돼 건강서적을 사지 말고 지금 생명과학을 잘 공부해 두면 병원 진료 때 의사 선생님들의 어려운 말에 두려워하지 않고 조금이라도 이해가 돼 몇 가지 질문까지도 가능해지니 잘 공부하고 익혀두라는 말로 학생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있다.

생명과학 과목에 대한 학습관은?

앞서 말했듯이 “표현할 수 있어야 아는 것이다”라는 말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 동안 우리들은 자신의 기억력으로 인해 많은 실패를 겪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순간에도 자신의 기억력을 과신하며 대충 공부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니 지금은 아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실전에서는 결국 기억을 두뇌에서 인출하는 과정에 많은 실패를 겪게 된다. 그래서 수업을 통해 정확히 말하고, 정확히 써보고 그려보며 정리하도록 가르치고 있다. 실제 표현하지 못하면 어색한 것도, 부정확한 것도 알아차릴 수 없기 때문이다.

또 실험에 대한 맹목적인 흥미에 대해 주의하도록 지도하고 있다. 실험이 흥미를 일으키는 데에는 가장 좋은 교수 방법이지만, 학생들에게 위험한 점도 있다고 생각한다. 경희대학교와 연계해 실험 수업을 했을 때 여실히 학생들의 단점은 부각됐다.

흥미를 가지고 참여했지만 목적은 단지 결과를 내기 위한 것이었다. 이를 경계하기 위해 학생들에게 실험은 결과를 내기 위해서가 아니라 실험의 각 단계들이 무엇을 목적으로 하고 있는지를 먼저 익혀야 한다고 지도한다. 실험 단계들이 가지는 목적과 의미를 알아야 실험의 결과를 해석할 수 있는 힘이 생기기 때문이다.

상위권, 중위권, 하위권의 학습 방법

① 상위권 최상위권 변별을 위한 고난도 문항은 반드시 출제된다. 이러한 문항들이 주로 유전자의 연관, 가계도를 이용한 유전 방식 분석, 염색체 비분리에 따른 유전자형 분석에 관련된 문항이다. 최근 비슷한 양식으로 유형화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꾸준한 연습으로 극복될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개념 정립이 상대적으로 미숙한 생태계에 대한 공략이 마무리에 필수적이라 할 것이다.

② 중위권 2016학년도 수능 생명과학Ⅰ에서 중하위권 수험생에게 도전조차 하지 못하게 했던 가계도를 이용한 유전 방식 분석 문항이 이후 기본개념에 보다 충실하게 변화되고 있다.

그 이외의 유전 관련 문항들이 가지는 틀이 유형화되고 있다. 생명과학Ⅱ에서도 마찬가지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경향이 유지된다면 중위권 학생들도 충분히 유전 관련 문항에 도전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시간이 많이 필요한 문항이기에, 다른 문항과 시간 배분이 관건이 될 것이다. 즉, 고난도 유전과 관련된 문항에 시간을 투자할 수 있으려면 그 이외 단원에서 시간을 줄일 수 있도록 노력이 필요하다.

③ 하위권 일단 흥미가 없다는 것이 중요하다. 모든 흥미는 알고 싶어 하는 마음에서 시작된다. 그러기 위해 일단 독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교과서, 자습서가 아니라 해당 내용이 읽기 쉽게 쓰인 도서관의 책을 빌려 읽고, 궁금한 점을 정리해 그것에 대해 배우는 수업 시간에 질문하는 것부터 학습을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본교 생명과학 수업에서는 ‘이중 나선’, ‘아주 특별한 생물학 수업’, ‘영화 속의 바이오테크놀로지’, ‘하리하라의 생물학 카페’, ‘줄기세포 발견에서 재생의학까지’와 같은 추천 도서를 통해 독서 활동 보고서 작성 및 발표 활동을 수행평가로 진행하면서 흥미를 수업으로 이어가는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또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속담이 적용돼야 한다. 급한 마음이 앞서겠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이 기본 개념 학습이다. 전체 단원의 개념을 정리한다는 생각으로 다시 시작해야 한다.

특히 고난도 유전 문항을 제외한 2점 문제를 우선 공략하도록 해야 한다. 최근 수능에서는 상위권 변별을 위한 고난도 유전 문항을 제외한 나머지 문항에서 정답률이 유독 낮게 나타나는 문항은 기본 개념을 물어보는 것이었다. 기본 개념 학습은 점수 획득의 발판을 마련해 줄 것이다.

자신만의 학습 노하우 만드는 방법은?

생명과학은 대비하거나 비교해야 될 개념이 많다. 그래서 개념별로 정리하는 것도 좋겠지만 대비되는 개념이나 비교해야 될 개념을 노트 양쪽으로 나누어 함께 정리할 필요가 있다. 특히 시각 정보에 민감한 남학생들의 경우 비록 솜씨 없는 그림이기는 하지만 그림을 함께 넣어 정리하도록 했더니 이해도가 많이 증가했다.

생명과학 과목에 두려움 갖는 학생들에게 전해줄 한마디?

박현묘 선생님은 생명과학은 좋은 아빠와 엄마가 되기 위해 필요한 과목이라고 말한다. 집에서 한 발짝만 나가도 생물의 세계는 펼쳐진다. 현관 앞에 있는 꽃 한송이가 예쁜 색깔로 펴있을 때 어린 아이는 당연히 무슨 꽃인지 물어본다.

새로운 동물을 봐도 마찬가지이다. 그럴 때 생명과학에 대해 알고 설명할 줄 아는 아빠와 엄마는 세상에서 가장 멋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우리 생활의 주변은 온통 생물이며, 내 몸 또한 생물이다.

내 몸이 내 마음대로 움직여지지 않기 시작하는 40대가 돼 건강을 잃어버린 뒤 건강 관련 서적과 음식에 돈을 들이지 말고, 내 몸에 대한 기본을 알려주는 생명과학에 관심을 가져보자.

적어도 병원 진료 때 최소한의 내 몸의 상태에 대해 이해하고 한두마디라도 되물어 건강을 챙길 줄 아는 사람이 되기 위해 지금 생명과학을 권하고 싶다.

조동석 기자 (dsch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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