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 '짠물 배당' 낮은 재무여력에 '먹구름'

부광우 기자

입력 2018.03.06 06:00  수정 2018.03.06 06:22

지난해 배당성향 15.3%…상장 생보사들 중 최하위권

IFRS17 앞두고 자본건전성 개선 시급…투자자 '한숨'

한화생명이 지난해 결산배당으로 당기순이익 대비 15.3%인 1052억원을 현금 지급하기로 했다. 이에 따른 한화생명의 배당성향은 다른 상장 생보사들과 비교해 낮은 수준이다. 이처럼 한화생명이 소극적인 배당 행보를 보이는 이유로는 낮은 자본여력이 꼽힌다.ⓒ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한화생명의 지난해 배당성향이 국내 상장 생명보험사들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벌어들인 돈에서 주주들에게 나눠준 이익의 규모가 작았다는 의미로 경쟁사들에 비해 낮은 재무건전성이 짠물 배당의 주요 배경이 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더욱이 보험사의 부채 부담을 키우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시행으로 배당 여력이 더욱 축소될 것으로 보이면서 주주들만 한숨을 내쉬는 모양새다.

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지난해 결산배당으로 1052억원을 현금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른 한화생명의 배당성향은 다른 상장 생보사들과 비교해 낮은 편이다. 배당성향은 당기순이익 대비 배당금이 차지하는 비율로, 기업이 거둔 이익 중 주주들의 몫으로 얼마나 분배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한화생명의 지난해 배당은 당기순이익(6887억원) 대비 15.3% 정도다.

상장 생보사들 중 가장 통 큰 배당을 실시하기로 한 곳은 ING생명이다. ING생명은 지난해 중간 배당을 포함해 총 1968억원을 주주들에게 나눠주기로 했다. 이는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3402억원)의 절반이 넘는 57.8%에 이른다.

동양생명은 지난해 1900억원의 당기순이익 가운데 29.5%인 561억원을 현금배당하기로 했다. 삼성생명의 경우 1조2632억원의 당기순이익에서 3591억원을 배당하기로 결정하면서 28.4%의 배당성향을 나타냈다.

또 다른 상장 생보사인 미래에셋생명은 아직 정확한 배당액을 확정하지는 않았지만 지난해 12월 평균 주가 대비 3% 이상을 지급하겠다고 밝혀 놓은 상황이다. 전년 미래에셋생명의 시가배당률이 1.05%였던 것과 비교하면 3배 가량 높다. 시가배당률은 주가와 비교한 1주당 배당금이 어느 정도인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이처럼 한화생명이 다른 상장 생보사들에 비해 소극적인 배당 행보를 보이는 이유로는 부족한 자본여력이 꼽힌다. 실제로 한화생명의 자본건전성은 상장 생보사들 중 가장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사의 자본 여력을 평가하는 대표 지표인 지급여력(RBC)비율에서 한화생명은 지난해 말 기준 206.4%를 기록했다. 이는 상장 생보사들의 평균(281.3%) 대비 74.9%포인트나 낮다. 455.0%로 가장 높았던 ING생명의 RBC비율과 비교하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였고, 삼성생명(314.3%)보다도 100%포인트 이상 낮았다. 미래에셋생명과 동양생명도 각각 219.4%, 211.2%로 한화생명보다는 다소 높은 RBC비율을 기록했다.

문제는 향후 IFRS17이 시행되면 보험사의 재무건전성이 더욱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주주들로서는 점차 배당에 대한 기대감이 꺾일 수밖에 없는 환경에 놓이게 된 셈이다. 2021년 IFRS17이 본격 적용되면 보험사의 보험금 부채 평가 방식은 현행 원가에서 시가로 변경된다. 이에 가입 당시 금리를 반영해 부채를 계산해야 하고 그만큼 부담이 늘어나면서 RBC비율 하락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IFRS17을 앞두고 자본 확충이 시급한 보험사들로서는 외부로 나가는 비용을 줄여야 하는 공통된 입장에 놓인 상황"이라며 "지난해는 그래도 실적이 좋은 편이어서 배당도 양호한 편이었지만 앞으로는 배당 확대를 점치기는 힘든 실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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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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