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세대보다 못한 정부의 북한 예지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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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30세대보다 못한 정부의 북한 예지력
    <칼럼>2030 분노 원인은 우리정부의 무력
    북한 선제도발에도 대화만 맹신해온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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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 : 2018-02-05 06:00
    주재우 경희대 중국어학부·국제정치학 교수
    ▲ 영화 '연평해전'의 스틸컷 ⓒ영화사 하늘

    2030 분노의 원인은 북한의 교활함 아닌 우리정부의 무력함

    지난해 5월 취임 이후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운영 지지율이 평창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50%대로 주저앉은 적이 있다. 원인은 단 한가지다. 남북단일팀을 구성하기 위해 평창올림픽의 정치화가 극대화됐기 때문이다. 이를 부인하고 있는 것은 정부와 전문가들 뿐이다. 이에 반기를 든 것이 우리의 2030 젊은 세대들이다.

    2030세대는 북한에게 연민의 정을 느끼지 못한다. 이들에게 북한은 동질감을 느낄 수 있는 민족이 아니다. 이유는 간단하다. 이들은 한국전쟁 이후 처음으로 북한의 도발과 위협을 평생 목격하고 느끼면서 자란 세대다. 또 이들은 SNS를 통해 북한 인권 상황을 숙지하고 있으며 이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

    이들에게 북한의 도발은 1998년 대포동 미사일 시험 발사부터 시작됐다. 이후 2002년의 2차 연평해전, 2차 북핵 위기의 발발, 이후 수천발의 북한 미사일과 장사정포 발사, 6차례의 핵 실험, 박왕자 피격 사건(2008년), 대청해전(2009년),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폭격 사건(2010년), 목함 지뢰 폭발 사건(2015년) 등이 있었다. 이밖에 북한은 북방한계선(NLL) 지역에서 우리를 향해 거의 연례적으로 총포를 열었다.

    그런데 이들이 기억하는 것은 도발 자체가 아니다. 북한의 배신과 비굴함, 그리고 배은망덕함을 기억하는 것이다. 이들이 분노하는 것은 북한의 교활함이 아니다.

    우리 정부의 무력함이다. 이들에게 우리 정부는 매번 북한에 속고, 당하기만 하는 대상이다. 북한의 ‘갑질’에 우리 정부가 사과는 고사하고 항의도 제대로 못하는 비겁하고 무능한 기억만 남겼다. 북한이 그저 남북대화에 나서주면 정부가 이전의 북한의 도발을 용서(?)하고 이후에 재개되는 도발에 속수무책으로 당해도 남북대화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에 신물이 난 것이다.

    문제는 우리나라 젊은이들의 가치관이 북한의 행태를 용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30대는 80년대 민주화 이후 세대다. 20대는 90년대 말의 금융위기, 즉 ‘IMF’ 이후 세대다. 이들은 민주주의의 제도와 원칙의 정착을 희망한다. 정의와 진리를 갈구한다. 공정성과 투명성을 요구한다. 이들은 유년기, 즉 2002년부터 효순·미순 사망 사건, 광우병 문제(2008년), 세월호 참사(2014년)와 국정농단(2016년) 사건 등의 진실 규명을 위해 광화문광장에서 촛불을 들었다.

    ▲ 2010년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로 처참하게 부서진 마을에서 한 주민이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집터를 살펴보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북한 선제도발에도 대화만 맹신해온 한국

    이들을 포함한 우리 국민 대다수가 올림픽 이후의 한반도 정세에 불안을 느낀다. 역사적 사실 때문이다. 2002년 2차 연평해전 이후부터 남북대화는 세 가지 패턴을 보이고 있다. 첫째, 남북대화 추진은 끊이지 않는 북한의 도발 속에 모색되었다. 정부는 도발의 해결이나 긴장 국면의 완화에서 대화의 정당성을 찾았다.

    둘째, 우리 정부는 우리나라에서 개최된 국제스포츠대회 전후에 북한의 도발이 있었는데도 북한의 참가를 평화의 이름을 빙자해 종용했다.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2003년 대구 유니버시아드대회,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등이 그러했다. 문제는 북한의 도발에 대해 묻지도 말고 따지지도 마라는 태도로 일관한 우리 정부에 있다. 앞서 말한 정당성 때문이다.

    셋째, 북한의 사과는 고사하고 북한에게 진위를 밝힐 것을 요구조차 하지 않았다. 더 심각한 문제는 남북대화 이후 평화가 뒤따르지 않았다. 왜냐면 그 이전에 평화가 없었고 도발만 존재했기 때문이다. 이전의 도발에 침묵했는데 이후에 북한이 도발을 못할리 없다.

    그래서 국민들은 이제 우리의 호의와는 무관하게 북한이 어떻게 행동할 것을 다 알고 있다. 이번 평창올림픽 이후에도 북한의 도발을 기대(?)하고 있다. 이유는 하나다. 한미 연합군사훈련의 재개다. 북한이 그래서 도발의 시기를 두고 지금 고민 중이라는 것은 3척 동자도 알고 있다. 훈련 전이냐, 후냐의 선택일 뿐이다.

    명백한 사실은 어떠한 경우도 북한의 입장에서는 도발을 정당화할 수 있는 빌미가 될 것이라는 점이다. 북한이 공인된 핵보유국이 되기 위해서는 지금 반드시 두 가지 과업을 일궈내야 한다. 핵탄두의 완성도를 높이고 핵 발사체의 투사능력을 향상시키기는 것이다. 그래서 앞으로 핵과 미사일 관련 도발이 불가피하다.

    ▲ 주재우 경희대 중국어학부·국제정치학 교수
    역사적으로 봤을 때 핵을 추구하는 나라에 중도포기란 없었다. 중국처럼 국민이 굶어죽어도, 파키스탄과 인도처럼 국민이 가난해도 핵개발은 지속됐다. 인간의 존엄성을 무시하는 북한에게 우리 정부가 핵개발 중단과 대화를 요구하는 것은 2030세대를 포함한 모든 세대에게 설득력이 없다.

    우리 정부는 모든 국민이 아는 사실을 혼자 모르쇠로 임해서는 안 된다. 정부는 우리 국민에게 더 이상 ‘벌거벗은 임금님’이, ‘양치기 소년’이 되어서도 안 된다. 북한과의 대화는 필요하다.

    그러나 더 시급한 것은 대화의 조건을 조성하는 것이 아닌 과거 사례를 거울삼아 북한의 행보를 선수칠 수 있는 전략 마련이다. 북한의 도발이 자명한데 북한의 일시적인 유화책에 우리의 혈세를 더 이상 낭비하지 말아야 한다.

    그대신 북한의 허를 찌를 수 있는 신의 한 수가 필요하다. 이는 우리만의 냉철함과 냉담함, 배포와 인내로 뭉쳐진 이성으로 북한을 대할 때에만 고안이 가능할 것이다.

    글/주재우 경희대 중국어학부·국제정치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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