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회담이 사흘 앞으로 다가온 만큼, 남북은 주말에도 판문점 연락채널을 가동해 대표단 구성 등 회담 실무 논의를 이어간다.
통일부 당국자는 "오늘부터 북측과 팩스 등을 통한 문서교환 방식으로 고위급 회담 대표단 구성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르면 오늘 대표단 구성 협의가 완료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우리 정부는 조명균 통일부 장관을 수석대표로 하고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 등이 참여하는 5명 체제로 대표단을 구성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북측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 테이블에 마주앉을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유력하다.
9일 남북 고위급 회담에 남북 수석대표로 누가 나설지 주목된다.(자료사진)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우리측 대표인 조명균 장관은 남북 정상회담과 각종 대북사업 실무를 맡아온 대표적인 북한통으로, 현 정부에서 가장 능통한 대북 전문가로 꼽힌다.
조 장관은 2007년 10·4 남북정상회담 당시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단독 회담에 배석하는 등 북한과의 협상에 정통한 인물로 평가 받는다.
그는 김대중 정부에서 통일부 교류협력국장, 개성공단사업지원단장 등 주요 대북 사업 업무를 맡았으며,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 통일외교안보정책비서관을 지낸 바 있다.
조 장관의 별명은 '돌부처'로 통한다. 감정 기복이 거의 드러나지 않는 포커페이스로 상대의 말을 잘 들어주는 스타일로 알려져 있다. 조 장관과 과거 인연이 있는 김정봉 전 NSC 안보실장은 "상대의 말을 잘 들어주면서도 상대가 실수를 하면 그것을 날카롭게 지적한다"고 그를 평가한 바 있다.
북측 대표인 리선권 조평통 위원장은 군 출신으로 남북 장성급 회담이나 군사 실무회담 경험을 가진 대남통으로 알려져 있다. 그동안 참여한 장성급 회담 및 군사실무회담은 총 27회로, 2010년 남북 군사실무회담에서는 대표로 참석하기도 했다.
9일 남북 고위급 회담에 남북 수석대표로 누가 나설지 주목된다.(자료사진) ⓒ연합뉴스
리선권이 맡고 있는 조평통은 과거 노동당 통일전선부의 외곽 단체 수준이었으나, 2016년 6월 최고인민회의에서 국가기구로 격상됐다.
리선권의 별명은 '핏대'로 통한다. 성격이 급하고 감정 조절이 잘 안 되는 고압적인 이미지로 알려져 있다. 군 출신으로 대남 강경파에 속하는 그는 속내를 감추기보다 상대를 밀어붙이는 다혈질의 성격으로 통한다.
그는 천안함 폭침 배후로 지목된 김영철 정찰총국장의 오른팔로도 불린다. 리선권은 2010년 평양에서 외신 회담을 열어 '한국의 천안함 발표는 모두 조작'이라고 주장하는가 하면, 이듬해 군사 실무회담에서 10분 만에 자리를 박차고 나가며 불같은 성격을 드러내기도 했다.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이 두 사람을 '물과 불'로 비유하고 있다. 조 장관은 대화와 설득을 통한 부드러운 리더십의 소유자이지만, 리선권은 다혈질 성격으로 직설적인 대남 강경파로 보고 있다.
한편 북한이 어떤 급의 인사를 파견하느냐에 따라 대화의 범위가 달라질 수 있어 이번 회담에 북측 대표로 누가 나설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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