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무술년 황금개띠의 새해가 밝았다. 2018년은 평창 동계올림픽과 동계패럴림픽이 개최되는 해로 성공적인 올림픽 개최로 대한민국의 위상이 다시 한번 세계에 널리 떨치길 기원한다. 사진은 지난 13일 오전 강원도 평창 동계올림픽 크로스컨트리 경기장에서 점프하는 크로스컨트리 국가대표 상비군 김보라(한체대 2년), 배민주(한체대 1년) 선수 너머로 태양이 떠오르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정치와 스포츠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스포츠 이벤트가 정치인의 지지율을 ‘들었다 놨다’하기도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올해 한차례 이 같은 경험을 하게 된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것이다.
더군다나 올림픽 주최국 여운이 채 가시기 전에 6 ·13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치러진다. 문재인 정부에게 평창 동계올림픽의 성공이 더없이 중요한 이유다. 그동안 전 세계 이곳저곳을 휩쓸고 간 스포츠 이벤트는 정치인에게 어떤 ‘표정’을 안겨줬을까. 데일리안은 해외로 눈길을 돌려봤다.
◆‘탄핵’으로 이어진 ‘브라질 월드컵’
‘2014 브라질 월드컵’은 개최 시기가 다가올수록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을 힘들게 했다. 악화된 경제 상황은 110억 달러의 세금을 쏟아 부은 월드컵에 대한 반대 여론을 일으켰고, 자연스레 호세프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졌다.
월드컵 개막식부터 호세프 대통령 반대 시위가 거세게 일었다. 같은 해 열리는 대선에서 재선에 도전하려던 호세프 대통령에게 월드컵은 곧 ’악재‘였다.
2014 브라질 월드컵 반대 시위자들이 월드컵 개최 기간에 마라카나 축구장 인근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자료사진) ⓒ캡쳐 화면
설상가상, 브라질 국가대표팀은 최악의 성적을 냈다. 4강전에서 독일에 1-7로 참패했다. 3·4위전에선 네덜란드에게 0-3으로 무릎을 꿇었다. 홈경기에서의 이 같은 굴욕적 성적은 ‘월드컵 최다 우승국’이라는 브라질 국민들의 오랜 자부심을 무너뜨렸다.
브라질 언론들은 “월드컵 참패가 호세프 대통령 재선에 타격을 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당시 브라질 증권투자 분석가는 “1950년 월드컵 당시 나타났던 부정적 여론이 현재 증권시장에서 비등하게 나타나고, 이것이 투표에도 반영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고 했다.
결국 호세프 대통령은 당시 경쟁 후보였던 아예씨오 네베스 대통령 후보를 3%P 차이로 간신히 이겨 임기를 이어가게 됐다. 그러나 민심이반을 이기지 못한 호세프 대통령은 2년 뒤 탄핵심판으로 직무정지 상태를 맞게 됐고,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이후에는 같은 ’좌파 노동자당(PT)' 소속인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과 함께 뇌물 수수 혐의로 검찰에 기소되는 등 호세프 대통령의 정치말년은 불명예로 점철됐다.
메르켈 독일 총리가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독일 대표팀이 포르투칼과의 경기에 득점하자 환호하고 있다. (자료사진) ⓒ화면 캡쳐
◆ 지지율 폭등 ‘소치 올림픽’
2014 브라질 월드컵과 같은 해 지구 반대편에선 정반대 상황이 벌어졌다. ‘2014 소치 동계올림픽‘을 개최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하락하던 자신의 지지율을 반등시키는 데 성공한다.
러시아 대표단이 무려 33개의 메달을 국민에게 안겨준 덕이 컸다. 당시 러시아 도처에는 ’푸틴, 고마워요‘라는 문구가 새겨진 국기가 나부꼈다. 푸틴은 기세를 몰아 한 달 후 크림 반도 합병을 단행했고, 지지율은 80% 이상으로 폭등했다.
◆ ‘승리의 여신’ 탄생시킨 ‘독일 월드컵’
‘2006년 독일 월드컵‘ 역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에게 호재였다. 메르켈 총리는 월드컵 해를 맞은 신년사에서 “2006년 독일 월드컵을 계기로 16년 전 베를린 장벽이 무너졌을 때처럼 세계의 이목이 독일에 집중될 것”이라고 했다.
전 세계 관심만큼이나 독일 국민들은 메르켈 총리의 ’응원‘에 주목하게 됐다. 자국 대표팀의 모든 경기에 열정적 응원으로 임하는 메르켈 총리의 모습이 방송을 타자 국민들은 감동했다.
이후 메르켈 총리는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포르투갈을 누른 독일 대표팀의 탈의실을 찾아 선수들과 함께 ’승리의 셀카‘를 찍기도 했다. 그는 ‘승리의 여신’이라는 애칭을 얻을 정도로 스포츠를 정치적으로 훌륭하게 활용하는 사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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