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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통 터진 KIA, 두고두고 아쉬울 '90억' 윤석민


입력 2017.09.05 00:06 수정 2017.09.06 06:51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마무리 김세현 영입하고도 3일 투입 못해

'윤석민 있었다면'이라는 의미없는 가정

윤석민의 공백이 그 어느 때보다 커보이는 KIA. ⓒ 연합뉴스 윤석민의 공백이 그 어느 때보다 커보이는 KIA. ⓒ 연합뉴스

KIA 타이거즈가 믿을 수 없는 역전패의 희생양이 됐다.

KIA는 3일 고척돔에서 열린 넥센과의 원정경기서 7-1로 앞선 9회말에 무려 7점을 내주며 7-8 끝내기 역전패를 당했다.

지난주 두산전을 잡는 등 5연승의 휘파람을 불었던 좋았던 분위기는 온데간데없다. 물론 2위 두산과의 격차가 4.5경기로 상당해 한숨을 돌렸지만 우승이라는 큰 그림을 그리는 입장에서는 엄청난 위기가 아닐 수 없다.

올 시즌 KIA 마운드의 평균자책점 4.82로 리그 5위를 마크, 그리 나쁘지 않다. 하지만 이는 막강 선발진이 포함된 성적이다.

불펜으로 고개를 돌리면 평균자책점 5.54로 7위, 블론세이브 13개로 5위로 결코 만족스럽지 못하다. 구원투수들의 WAR(대체선수대비 승리 기여도) 합계는 4.07로 리그 9위에 불과하다. 이는 KIA 불펜의 가치가 두 번째로 좋지 않음을 의미한다.

올해 KIA는 베테랑 임창용을 마무리로 낙점해 시즌을 출발했다. 하지만 흐르는 세월을 거스르지 못한 임창용은 불안했고, 대체자를 확보하지 못한 KIA는 트레이드를 통해 구멍을 메우려 했다. 그렇게 유망주 출혈을 감수하며 얻은 카드가 바로 넥센 마무리 김세현이었다.

김세현 영입 이후 KIA의 불펜은 훨씬 안정감을 찾은 분위기다. 하지만 또 다른 문제는 김세현에게만 모든 짐을 지우기에는 무리가 따른다는 사실이다.

김기태 감독은 이번 넥센전에 김세현을 투입하지 않았다. 전날까지 이틀 연속 던졌기 때문이었다. 실제로 김세현은 등판 간격을 관리해줘야 하는 투수로 연투 능력이 떨어지는데다 지금의 몸 상태도 그리 좋지 않다. 이는 한국시리즈와 같은 포스트시즌에서 부메랑이 될 가능성이 크다.

윤석민 ⓒ KIA 타이거즈 윤석민 ⓒ KIA 타이거즈

어쩔 수 없이 떠오르는 투수가 있다. 애증의 윤석민이다.

KIA는 마이너리그에서 실패하고 돌아온 윤석민에게 당시 역대 최고액인 4년간 90억 원을 안겼다. 복귀 첫해에는 마무리 역할을 맡아 30세이브를 올리는 등 만족스러웠지만 지난 시즌은 부상으로 제 역할을 못했고, 올 시즌은 아예 얼굴조차 비추지 않고 있다. 재활 과정이 뜻대로 이뤄지지 않았던 윤석민은 일찌감치 시즌을 접고 내년을 기약하는 상황이다.

야구에 만약은 없지만 윤석민이 있었다면 KIA의 불안감도 없었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그도 그럴 것이 윤석민의 2015년 퍼포먼스는 지금의 KIA에 꼭 필요한 마지막 퍼즐 한 조각이기 때문이다.

당시 윤석민은 51경기에 나와 70이닝을 소화했는데 마무리 치고는 다소 많은 투구였다. 실제로 2015시즌 두 자릿수 세이브를 거둔 11명의 투수 중 윤석민보다 많이 던진 투수는 한화 권혁과 kt 장시환뿐이다.

또한 윤석민은 30세이브 중 1이닝 이상 투구가 13회, 2이닝 이상은 7회, 심지어 3이닝 세이브도 두 차례나 될 정도로 셋업맨과 마무리를 동시에 소화하는 투수였다. 2015년 KIA 구원진이 팀 평균자책점(4.73) 4위, 팀 세이브 공동 3위, 무엇보다 WAR 부문은 2위였다. 윤석민의 존재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물론 이 모든 것은 의미 없는 가정에 불과하다. 현실의 윤석민은 올 시즌 1군에서 단 한 번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고, 그 공백은 팀의 최대 약점이 돼 시즌 내내 괴롭히고 있다. ‘먹튀’로 전락한 그의 빈자리가 더욱 커 보이는 이유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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