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일본 강타 ‘안신애 신드롬’ 어떻게 봐야하나


입력 2017.07.02 07:37 수정 2017.07.02 07:38        데일리안 스포츠 = 임재훈 객원칼럼니스트

일거수일투족 집중 보도되며 커다란 인기몰이

일본 진출 세 번째 대회서 16위, 가능성 보여

일본을 강타하고 있는 안신애 인기. ⓒ 게티이미지 일본을 강타하고 있는 안신애 인기. ⓒ 게티이미지

최근 골프 관련 뉴스를 보고 있자면 거의 매일 볼 수 있는 소식이 올해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무대에 진출한 안신애(문영그룹)다.

지난해 JLPGA가 실력과 인기 두 가지 면에서 ‘이보미 천하’라 할 수 있었다면 올 시즌은 적어도 인기에 한정, ‘안신애 천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 일본에서 안신애의 인기는 그야말로 하늘을 찌르는 수준이다. 물론 국내에서도 안신애는 실력과 미모를 겸비한 골퍼로서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필드의 패션모델’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멋진 외모에 화려한 패션으로 갤러리들의 시선을 집중시키는 존재로서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하지만 일본의 각종 미디어를 통해 소개되는 안신애의 인기는 국내에서의 인기와는 확연한 차이가 느껴질 정도다. ‘안신애 신드롬’이라고 해도 결코 과장처럼 보이지 않는다.

안신애의 JLPGA 데뷔전이었던 지난 5월 초 월드 레이디스 챔피언십 살롱 파스컵은 대회가 열린 4일간 무려 4만 1484명의 갤러리가 몰려들었다. 이는 지난 2016년 3만 4095명을 뛰어 넘은 사상 최다이며, 1988년 JLPGA 투어 출범 이후 8번째 만원 관중 기록이다.

상당수 전문가들은 ‘안신애 효과’라고 분석했다. 이미 안신애의 데뷔전에 대대적인 홍보가 있었고, 그 결과 ‘구름 갤러리’를 대회장으로 몰고 온 원동력이 됐다는 분석이었다.

일본 미디어들의 반응도 폭발적이었다.

일거수일투족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 이례적으로 많은 사진기자들이 안신애를 따라다녔다. 스포츠 전문 언론들은 안신애의 사진으로 신문 한 면의 절반을 채우기도 했고, 대회 주관 방송사는 물론 약 2개의 방송 카메라가 안신애의 모습을 영상에 담아 아침방송 특집 형태로 소개하기도 했다.

이와 같은 현상에 대해 고바야시 회장은 “새로운 개성적인 선수가 나왔고 투어가 화려해졌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안신애는 JLPGA 데뷔전을 6오버파 공동 41위라는 다소 부진한 성적으로 마쳤지만 이미 일본의 골프 팬들에게는 중요한 사항이 아니었다.

안신애는 곧바로 다음 주 개막한 JLPGA ‘호켄노 마도구치 레이디스’ 대회에 출전했지만 이번에는 아예 파이널 라운드까지도 가지 못했다. 그럼에도 일본 열도의 ‘신애 앓이’는 변함이 없다.

급기야 안신애는 호켄노 마도구치 레이디 대회 컷탈락 직후 자신의 SNS에 “제가 살면서 앞으로 이렇게 사랑 받는 날이 또 올까 싶어요. 정말 많은 응원과 사랑주신 일본 팬, 갤러리 여러분 정말 다시 한 번 감사 드립니다. 성적을 잘 내지 못해 너무 죄송한데 그런 제가 속상해 할까봐 더 많이 응원해 주셔서 더 죄송해요”라며 인사를 남겼다.

안신애와 일본 언론 모두 적응할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 게티이미지 안신애와 일본 언론 모두 적응할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 게티이미지

국내에서도 많은 팬들과 미디어의 관심을 받고 있지만 현재 일본에서의 팬사랑은 차원이 다른 수준이다. 본인 역시 이를 체감하고 있으며 스스로도 무척 놀라고 있다.

안신애는 일본의 각종 TV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인터뷰에 응하는 등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최근에는 일본의 한 주간지를 통해 11페이지에 달하는 화보가 공개되기도 했다.

이처럼 안신애가 일본 내에서 높은 인기를 구가하자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처럼 안신애가 일본 내에서 높은 인기를 구가하자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주로 외모에 대한 부분이다. 심지어 일본의 한 언론은 "풍만한 가슴을 자랑하는 성형미인 안신애와 라운딩을 함께 하기 싫어하는 선수가 속출하고 있다"고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보도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안신애는 JLPGA 투어에서 활약할 수준이 안 되는 골퍼일까. 안신애는 2009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신인왕을 차지했고, 2010년 하이원 리조트컵 SBS 채리티 여자오픈에서 우승한 뒤 2015년 KLPGA 메이저 대회인 이수그룹 챔피언십에서 거머쥐며 2019시즌까지 KLPGA 투어 대회 출전권이 확보된 상태다.

안신애는 지난해 12월 2017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시드 순위전에서 4오버파 292타를 적어내며 45위를 기록, 풀시드는 얻지 못했지만 부분 시드로 올해 약 20개 대회에 참가할 수 있는 자격을 얻었다. JLPGA에서 뛸 자격이 충분한 선수라는 뜻이다.

문제는 시간이다. 일본 골프계도 안신애라는 존재에 대해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고 선수 본인도 일본의 낯선 미디어 환경을 받아들일 심적 여유가 있어야 한다.

열쇠는 안신애가 가지고 있다. 지금까지는 일본 무대에서 얻은 높은 관심에 부담을 느낀 나머지 부진이 국내 대회까지 이어지는 형국이었다. 안신애가 심리적인 안정 속에서 원래 자신이 가진 기량을 발휘할 수 있다면 당연히 논란은 수면 밑으로 가라앉을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 볼 때 안신애는 최근 JLPGA 데뷔 후 세 번째 출전 대회인 ‘어스 몬다민 컵’에서 공동 16위를 차지했다. 이는 일본 무대 적응이 순조롭게 이뤄진다는 뜻이기도 하다.

임재훈 기자
기사 모아 보기 >
0
0
임재훈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