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홍완선 "삼성물산 합병, 찬성 강요나 유도 안해"


입력 2017.06.21 17:45 수정 2017.06.21 18:48        고수정 기자

전 국민연금 본부장 증언..."잘 결정하라는 말은 압력 아닌 걱정의 의미"

물산 합병 비율 산정 합리적으로 이뤄져..."조정 요구할 성격 아냐"

홍완선 전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장이 21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연합뉴스 홍완선 전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장이 21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연합뉴스
전 국민연금 본부장 증언..."잘 결정하라는 말은 압력 아닌 걱정의 의미"
물산 합병 비율 산정 합리적으로 이뤄져..."조정 요구할 성격 아냐"

삼성물산과 제일모직간 합병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던 국민연금의 합병 찬성 과정에서 찬성 강요나 유도가 없었다는 증언이 나왔다.

홍완선 전 국민연금관리공단 기금운용본부장은 2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재판장 김진동) 심리로 열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전·현직 삼성 임원 5명에 대한 제 31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 국민연금이 삼성물산 합병에 찬성하도록 유도나 압박하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홍 전 본부장은 국민연금이 삼성물산 합병에 찬성하도록 유도해 1400억원대의 손해를 입힌 배임 혐의로 기소됐다 지난 8일 1심에서 특정경제범죄법 위반이 인정돼 징역 2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특검은 홍 전 본부장이 지난 2015년 7월 국민연금 투자위원회 회의에서 위원들에게 삼성물산 합병에 찬성하도록 압력을 가했다고 주장해 왔다. 홍 전 본부장이 투자위원들에게 잘 결정해줬으면 좋겠다는 말을 전하며 압박을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홍 전 본부장은 이 날 재판에서 "잘 결정해줬으면 좋겠다는 의미는 압력이 아니라 걱정의 의미로 한 말이었다"고 강조했다. 찬성과 반대가 대립하는 상황에서 결정이 쉽지 않은 당시 상황을 반영한 언급이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회사 리서치팀에 2조원 시너지 산출을 강요한 적이 없고 분석 방향에 대해서도 압력을 행사한 바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잘 결정해 줬으면 좋겠다’는 발언은 ‘찬성’을 하라는 의미보다는 ‘잘 결정돼야 한다’는 걱정의 의미로 이야기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재판부가 “합병을 찬성하면 삼성편 들어주다는 비판 들을 것 같고 반대하면 이완용같은 매국노로 몰아세울 것 같아서 두 가지 이야기를 다 했는 것인가”라고 묻자 그는 “그렇다”고 답했다.

이어 “당시 매일같이 언론보도에 찬성과 반대에 대한 양쪽 이야기가 보도되는 상황이라 그런 기사를 가지고 연금이 찬성이냐 반대냐 하는 부분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홍 전 본부장은 이 날 재판에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간 합병 비율도 합리적으로 산정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1대 0.35의 합병비율이 양사의 시장 주가를 기준으로 산출된 것으로 양사의 지분가치에 중점을 두고 이뤄진 것임을 재확인했다.

그는 주가로 합병비율 결정하는 것은 법적 요건으로 가장 합리적인 것이라면서 국민연금이 삼성물산 합병 건 외에 캐스팅보트 역할을 해본 적이 없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홍 전 본부장은 “국민연금이 캐스팅보트였기 때문에 삼성에 합병비율을 1대 0.46로 요구하더라도 삼성이 무시할 수 없었던 상황 아니었냐”는 특검의 질문에 “당시 합병비율 조정은 요구할 수 있는 성격의 것이 아니었다”고 반박했다.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