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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지주사 전환, 지시·외압 없어...오히려 안 챙겨”


입력 2017.06.18 09:00 수정 2017.06.18 10:30        이홍석·이호연 기자

청와대·금융당국 한 목소리로 증언...특검 주장 힘 잃어

승마지원-물산합병에 이어 생명 금융지주 이슈서도 혐의 안 드러나

삼성생명의 금융지주사 전환 검토와 관련, 윗선의 지시나 압력이 없었다는 증언이 계속 나오면서 잇따라 혐의 입증에 실패한 특검이 점점 궁지에 몰리는 양상이다. 사진은 이재용 부회장(왼쪽)과 박영수 특별검사.ⓒ연합뉴스 삼성생명의 금융지주사 전환 검토와 관련, 윗선의 지시나 압력이 없었다는 증언이 계속 나오면서 잇따라 혐의 입증에 실패한 특검이 점점 궁지에 몰리는 양상이다. 사진은 이재용 부회장(왼쪽)과 박영수 특별검사.ⓒ연합뉴스
청와대·금융당국 한 목소리로 증언...특검 주장 힘 잃어
승마지원-물산합병에 이어 생명 금융지주 이슈서도 혐의 안 드러나

지난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재판에서는 삼성생명의 금융지주사 전환 검토와 관련, 윗선의 지시나 압력이 없었다는 청와대와 금융당국 관계자들의 증언이 일제히 쏟아졌다.

승마지원과 삼성물산 합병에 이어 삼성생명 금융지주 전환 검토에서도 혐의 입증에 실패한 특검이 점점 궁지에 몰리는 양상이다.

지난 1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진동) 심리로 개최된 이 부회장 등 삼성 전·현직 임원들에 대한 29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정은보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안종범 전 수석이 (삼성생명) 금융지주사 전환 관련해 너무 안 챙겨서 서운했다”며 청와대가 삼성생명의 금융지주사 전환에 대해 큰 관심이 없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수 차례 보고를 한 이후에도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은 어떤 지시나 언급이 없었다면서 관심 없는 것으로 생각했다고 진술했다.

정 부위원장은 “특별한 멘트나 지시가 있었으면 당연히 기억할 텐데 기억에 없다”며 “멘트가 없어서 굉장히 조심스럽게 검토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수석이 관심이 없나 싶었고 특검 조사 때도 (이에 대해) 서운했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삼성은 지난해 1월 삼성생명의 금융지주회사 전환계획안을 금융위원회에 검토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금융위는 반대 의사를 밝혔고 삼성은 지난해 4월 금융지주사 전환계획을 철회했다.

특검은 삼성생명의 지주사 전환 계획은 총수 일가의 지배력 강화가 목적이었으며 청와대에 청탁을 해 전환 검토 과정에서 금융위에 지주사 전환 계획 승인을 허가하라는 압력이 있었다는 주장을 펼쳐왔다.

하지만 정 부위원장의 이 날 증언으로 그동안 금융위원회 등 금융당국의 삼성생명 금융지주사 전환 검토에 청와대가 깊숙이 관여했다는 특검의 주장은 힘을 읽게 됐다. 구체적인 사실 없이 정황으로 논리를 펼치는 것에 대한 허점이 드러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보다 앞서 지난 14일 28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최훈 전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실 선임행정관(현 금융위원회 금융서비스국장)도 삼성이 추진했던 삼성생명의 금융지주사 전환 계획과 관련, 청와대의 지시나 압력이 없었다고 증언했다.

삼성생명의 금융지주사 전환 검토와 관련, 당시 안종범 전 경제수석이나 최상목 전 청와대 경제수석실 경제금융비서관 등으로부터 지시를 받은 것은 없었다는 증언이다.

최 전 행정관은 삼성물산 합병 발표 직적인 지난 2015년 5월 금융감독원 정보보고를 받아 최상목 전 경제금융비서관 등에게 내용을 전달한 인물로 알려져 있어 이 날 증언이 큰 주목을 받았다.

그는 “금융위원회로부터 받은 보고서와 요약본이 있었는데 변재호 행정관한테 이야기 했고 김철주 당시 경제금융비서관에게 간략히 보고했다”면서도 “하지만 그것을 가지고 변 행정관과 안 전 수석을 만난 기억은 없다” 고 밝혔다.

이같은 기조는 앞서 전주에 출석한 금융당국 관계자들도 마찬가지였다.

지난 9일 26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손병두 전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현 상임위원)은 삼성생명의 금융지주회사 전환 추진 검토와 관련해 청와대의 지시나 압력이 없었다고 증언했다.

손 전 국장은 "삼성생명 금융지주사 전환 관련 업무를 추진하면서 청와대나 금융위 윗선으로부터 구체적 지시가 내려온 적은 한 차례도 없었다"며 삼성 고위층이 전환 의지가 강하다는 것과 관련해서도 "이재용 부회장이라고 추측했을 뿐 이름을 들은 적은 없다"고 말했다.

이 날 오후 재판 증인으로 출석한 박진해 금융감독원 보험리스크제도실 팀장도 삼성전자가 신국제회계기준(IFRS) 도입을 앞두고 자본확충을 위해 금융지주회사로 전환하는 것이 적합했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또 7일 24차 공판과 8일 25차 공판에 각각 증인으로 출석한 김정주 금융위 사무관과 김연준 금융위 전자금융과장도 지난해 삼성생명 금융지주회사 전환에 대해 "외압은 없었다"고 밝히는 등 특검이 증인으로 채택한 이들이 일제히 특검의 주장에 반하는 증언을 하면서 혐의 입증을 자신했던 특검을 무색케 했다.

한편 이재용 부회장의 뇌물공여 혐의 당사자인 박근혜 전 대통령이 내달 5일 열리는 재판에서 증인으로 채택된 가운데 실제 출석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전체적인 재판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박 전 대통령이 이전에 증인으로 채택됐던 다른 재판과 마찬가지로 불출석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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