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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동원vs선동열’ 라이벌 구도, 30년 만에 재연?


입력 2017.06.09 06:37 수정 2017.06.10 07:50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롯데 박세웅-KIA 임기영, 올 시즌 걸출한 활약

최동원-선동열 뒤 잇는 영호남 라이벌 성장할지 관심

임기영(왼쪽)과 박세웅은 새로운 투수 라이벌이 되기에 손색이 없다. ⓒ 연합뉴스

롯데가 자랑하는 ‘안경 쓴 우완 에이스’ 박세웅과 KIA에 혜성처럼 등장한 임기영이 2010년대 KBO리그 최고의 라이벌로 급부상하고 있다.

KBO리그는 36년 세월을 보내며 수많은 라이벌들을 만들어냈다. 투수 쪽에서 가장 최근 화제가 된 라이벌 구도는 역시나 류현진과 김광현이다. 1년 터울인 이들은 지역 연고(SK) 지명서부터 프로 입단 후 최고 투수 자리에 올라서는 과정까지 많은 스토리를 만들어냈다.

그리고 박세웅과 임기영도 충분히 선배들의 뒤를 이을 재목으로 성장해 리그를 대표하는 라이벌이 될 수 있다.

먼저 이들은 롯데와 한화의 이른바 ‘성골’ 선수가 아닌 트레이드 과정을 거쳤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리고 또 하나. 임기영과 박세웅은 경북고 2년 터울의 선후배 사이다.

먼저 임기영은 2012년 드래프트 2라운드 2순위(전체 18위)로 한화에 입단했다. 한화 시절 별다른 두각을 나타내지 못한 임기영은 상무 입대를 앞두고 송은범의 보상선수로 KIA 이적이 확정됐다.

제대 후 KIA는 대박 선물은 받게 된다. 임기영은 자신에게 주어진 선발 기회를 살렸고, 이제는 팀에 없어서는 안 될 실질적 에이스로까지 끝 모를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12경기에 등판한 임기영은 7승 2패 평균자책점 1.82를 기록, 토종 선발투수 중 가장 돋보이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스탯티즈 기준, 임기영의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는 2.96로 평균적인 선수들에 비해 약 3승을 더 팀에 안겨주고 있다. 이는 KIA에 임기영이 없었다면, 2.5경기 차 뒤진 NC와 엎치락뒤치락 순위싸움이 불가피했다는 뜻이다.

임기영의 중, 고교 2년 후배 박세웅도 만만치 않다. 박세웅은 2014년 kt로부터 1차 지명을 받고 프로에 입단했다. 그리고 2015년 4대5 대형 트레이드를 통해 롯데에 입성한다. 박세웅은 지난해까지 2년 연속 5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지만, 어린 나이로 인해 실망보다 훨씬 더 큰 기대를 받으며 큰 주목을 받았다.

그리고 올 시즌 최동원, 염종석의 뒤를 잇는 ‘안경 쓴 우완 에이스’ 계보를 잇고 있다. 11경기에 등판한 박세웅은 7승 2패 평균자책점 1.73을 기록, 임기영과 매우 흡사한 성적을 내고 있다.

특히 WAR부문에서 3.66을 기록 중인데 이는 kt 피어밴드에 이은 전체 투수 중 2위에 해당한다. 올 시즌 부진을 거듭하는 롯데에 박세웅마저 없었다면, 최하위 다툼을 하고 있었을 것이란 평가가 대부분이다.

2000년대말 라이벌 구도를 형성했던 류현진과 김광현. ⓒ 연합뉴스

KBO리그 역사상 중 최고의 라이벌은 영화로까지 만들어졌던 최동원과 선동열이다. 이들 두 전설은 출신과 배경 등 모든 것이 라이벌로 불리기에 손색이 없었다.

영, 호남을 대표하는 투수였고, 하필이면 소속팀 롯데와 해태(현 KIA)는 제과 업계 라이벌이었다. 출신 대학 역시 사학 라이벌인 연세대와 고려대였으며, 주무기인 커브와 슬라이더는 아직까지 역대 최고의 구질로 불릴 정도다.

이들은 선발 투수로 세 차례 맞대결을 벌였고, 1승 1무 1패라는 만화 같은 스토리를 썼다. 무엇보다 1987년 마지막 선발 맞대결에서는 연장 15회까지 교체 없이 던졌으며, 선동열은 아직까지 깨지지 않는 한 경기 최다 투구수(232개, 최동원도 209개)를 기록했다.

라이벌 구도는 프로 스포츠를 즐기는 또 하나의 볼거리다. 더불어 선의의 경쟁을 통해 더욱 발전해 나갈 수 있는 원동력이기도 하다.

과연 임기영과 박세웅이 최동원-선동열 이후 30년 만에 영, 호남 라이벌 구도를 이룰 수 있을지 야구팬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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