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떨어지자 해명공시...'꼼수테마주' 기승

김해원 기자

입력 2017.03.14 17:00  수정 2017.03.14 20:36

주가 상승 이익 노리는 일부 꼼수 테마주, 차익실현 움직임 맞춰 '해명공시'

금융당국 단속 강화에 2,3월 해명공시 '급증'...총 16건 중 15건

최근 금융당국이 정치테마주 근절을 위한 단속을 강화하면서 자발적인 해명공시가 잇따르고 있지만 주가 상승 시 이익을 챙긴 뒤 하락 시 공시하는 이른바 ‘꼼수 공시’로 인해 반쪽짜리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게티이미지뱅크

최근 금융당국이 정치테마주 근절을 위한 단속을 강화하면서 자발적인 해명공시가 잇따르고 있지만 주가 상승 시 이익을 챙긴 뒤 하락 시 공시하는 이른바 ‘꼼수 공시’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부터 어제까지 정치테마주에 대해 해명공시를 한 상장사는 총 16개였다. 금융당국이 정치테마주 근절을 위한 단속을 강화하고 나선 2~3월에만 총 15건의 자발적 해명공시가 있었다. 지난해보다 대폭 늘어난 수치지만 일부 상장사들은 주가 상승기에는 잠자코 있다가 주가가 하락할 쯤에 맞춰 해명공시를 해 빈축을 사기도 했다.

보통 정치테마주로 꼽히는 경우는 학연, 지연 등 기업이 기본적으로 공시해야할 사항에 포함되지 않는 부분이기 때문에 언론 보도 등 구체적인 시점이 있지 않는 한 공시 시점에 대한 의무는 없다. 아울러 언론 등에 보도된 이후 당일 안에 공시를 해야 하도록 돼 있지만 해명공시는 자율공시에 해당하기 때문에 강제성도 없다. 이 때문에 테마주로 꼽힌 기업들이 공시시점을 자의적으로 판단해 최대한 이익을 올린 뒤 해명공시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이다.

테마주로 꼽힌 기업이 해명공시 시점을 고심하는 이유는 해명일 이후 대부분 주가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올해 해명공시를 한 16개 상장사 중에 해명일 이후에도 주가가 상승한 기업은 우성사료, KNN, 자연과환경,KD건설, 한국큐빅 4곳 뿐이었다. 대부분의 상장사들은 해명공시 이후 주가가 하락한다. 특히 문재인 테마주로 꼽히는 우리들 휴브레인의 경우 해명공시 이후 주가가 11.85%가 하락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해명공시 시점을 늦추는 상장사도 있다. 대신정보통신은 지난 13일 오후 공시를 통해 "유승민 의원과 위슨콘신 대학교 동문인 것은 사실이나, 과거 및 현재 유승민 의원과 회사 사업은 전혀 관련이 없다"고 밝혔지만 전 거래일 급등세로 인한 차익실현을 원하는 투자자들로 인해 하락세를 보인 뒤였다.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과 대표이사가 대학동문이라는 이유로 테마주로 엮인 대신정보통신은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일인 지난 10일에는 전일 대비 10% 급등한 바 있다.

지난 6월부터 금융위는 ‘사이버 Alert 통보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해당 법인의 주가 또는 거래량이 갑자기 증가하는 등의 징후를 포착하면 한국거래소는 주가 급등에 따른 조회공시를 요구한다. 다만 경영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부분으로 분류돼 자율공시 사항이다. 이 때문에 해당 상장사가 주가상승을 누린 뒤 해명공시를 하는 '꼼수 상장사'가 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해명공시 시점으로 처벌할 수는 없지만 자의적 풍문 등의 불공정행위로 적발될 경우에는 처벌 수위가 높아진다"며 "이 때문에 정치테마주 논란에 휩싸이는 것을 꺼려하는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해명하고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근 금융당국은 정치테마주의 전쟁을 선포했다. 시장감시를 늘렸을 뿐만 아니라, 포상금 규모도 채택된 건당 최대 20억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금융감독원은 조기대선이 돌입함에 따라 풍문유포 등의 불공정거래도 늘어날 것으로 보고 집중제보기간을 늘리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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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원 기자 (lemir0505@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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