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어느날'은 혼수상태에 빠진 여자의 영혼을 보게 된 남자 강수(김남길)와 뜻밖의 사고로 영혼이 돼 세상을 처음 보게 된 여자 미소(천우희)가 서로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오퍼스픽쳐스
김남길· 천우희 주연…이윤기 감독 신작 치유와 희망 전하는 판타지 감성 멜로
인간과 영혼이 만난다면? 둘은 사랑에 빠질 수 있을까.
영화 '어느날'은 혼수상태에 빠진 여자의 영혼을 보게 된 남자 강수(김남길)와 뜻밖의 사고로 영혼이 돼 세상을 처음 보게 된 여자 미소(천우희)가 서로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남과 여'(2016), '멋진 하루'(2008), '여자 정혜'(2005) 등을 만든 이윤기 감독의 신작이다.
영화는 사람과 영혼으로 만난 두 남녀가 교감을 느끼며 서서히 변하는 과정을 통해 위로와 치유의 메시지를 전한다.
7일 서울 압구정 CGV에서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이 감독은 "처음에는 두 배우가 이야기에 선뜻 동의하지 않았다"며 "가볍고 낯간지럽고, 화사하면서도 깊은 슬픔이 있는 이야기다. 캐릭터가 평범해서 어떻게 연기하느냐에 따라 다르게 보일 수 있기 때문에 두 배우가 고민했을 듯하다"고 밝혔다.
판타지 멜로를 처음 선보이는 이 감독은 "이야기를 내 색깔로 표현할 수 있을까 1년 이상 동안 고민했다"며 "굳이 전작과 차별화하지 않았고, 내 고유의 색깔과 관객들이 편하게 볼 수 있는 요소들을 곳곳에 넣었다. 힘든 이 시기에 치유와 희망을 드리고 싶고 영화가 휴식이 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영화 '어느날'은 혼수상태에 빠진 여자의 영혼을 보게 된 남자 강수(김남길)와 뜻밖의 사고로 영혼이 돼 세상을 처음 보게 된 여자 미소(천우희)가 서로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오퍼스픽쳐스
'저스트 라이크 헤븐'과 비슷하다는 지적에 대해선 "소재, 상황이 비슷한 부분이 있어 고민했다"며 "상황히 비슷하다고 해서 이야기가 똑같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어느날'은 다른 방식으로 이야기를 새롭게 풀었다"고 했다.
김남길은 아내가 죽은 후 삶의 희망을 잃고 살아가다 한 여자를 만나 변화하는 남자 강수 역을 맡았다. '무뢰한', '해적: 바다로 간 산적', '선덕여왕', '나쁜 남자', '상어' 등에서 카리스마를 보여준 그가 감성 멜로에서 어떤 모습을 선보일지 관심이 쏠린다.
김남길은 "강수는 상처받은 치유자"라며 "미소를 통해 스스로 돌아보며 나와 상대방의 상처를 어루만져주는 캐릭터"라고 소개했다.
김남길은 이어 "어른 동화라는 생각에 처음엔 출연을 망설였는데 감독님의 감성과 정서 등이 마음에 들었다. 내가 느낀 감성을 관객들에게 전달하고 싶다"고 전했다.
김남길은 또 "천만을 목표로 하는 큰 영화만 제작되는 환경에서 '어느날' 같은 다양한 장르의 영화가 많이 만들어졌으면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한 사람에게만 영혼이 보인다는 설정이 독특하다. 김남길은 "고민했던 부분"이라며 "관객들이 미소를 영혼인지 모르게 자연스럽게 보셨으면 한다"고 했다.
'곡성', '해어화', '한공주' 등 작품마다 강렬한 연기를 뽐낸 천우희가 사고로 혼수상태에 빠진 후 영혼이 돼 세상을 보기 시작하는 미소 역을 맡았다.
영화 '어느날'은 혼수상태에 빠진 여자의 영혼을 보게 된 남자 강수(김남길)와 뜻밖의 사고로 영혼이 돼 세상을 처음 보게 된 여자 미소(천우희)가 서로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오퍼스픽쳐스
캐릭터에 대해 천우희는 "미소를 사랑스럽고, 꿋꿋하게 살아가는 여자"라며 "시나리오가 간지럽다는 생각에 처음엔 못하겠다고 했는데 '한국 영화에서 허리 역할을 하는 작품이 없다'는 얘기를 듣고 도전해 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1인 2역을 소화한 천우희는 "상황에 몰입하다 보니 감정 연기는 어렵지 않았다"며 "다만 기술적인 면은 어려워서 신경 써서 표현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내 실제 성격과 일상의 모습을 캐릭터에 담았다"며 "작품을 마치고 난 후 '나도 이런 걸 할 수 있구나' 싶었다"고 했다.
그간 강한 역할을 맡은 두 배우가 말랑말랑한 멜로에 도전하는 부분이 신선하다. 김남길은 "천우희 씨를 처음 봤을 때 트레이닝복을 입고 있었다"며 "순간 '여자 김남길' 같은 느낌이 들었다"고 웃었다.
그러자 천우희는 "촬영할 때 꾸미고 가는 스타일은 아니다"라면서 "있는 그대로 자연스럽게 보여주는 게 연기할 때 편하다. 트레이닝복을 입은 김남길 씨를 봤을 때 연기에 임하는 자세가 된 배우라고 생각했다. 가식과 거짓 없이 서로 대할 수 있겠구나 싶었다"고 화답했다.
두 배우에게 가장 특별한 '어느날'은 언제일까. "지금 이 순간이 가장 특별한 '어느날'입니다."(김남길) "배우 생활을 하는 하루하루가 특별해요."(천우희)
이 감독은 "영화 제목 '어느날'은 언젠가 내게 다가올 '어느날'이라는 의미"라며 "지루한 삶 속에서 활력이 될 수 있는, 위로와 위안을 받을 수 있는 '어느날'이 왔으면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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