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나타 페이스리프트 모델 렌더링 이미지(위)와 싼타페 가솔린 2.0 터보 모델.ⓒ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가 내수시장 점유율 방어를 위해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르노삼성자동차를 비롯한 경쟁사들이 더 이상 현대·기아차가 주도하면 따라오는 만만한 상대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 6일 중형 SUV 싼타페 가솔린 2.0 터보 모델 출시에 이어 오는 8일 중형 세단 쏘나타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출시한다. 5월에는 소형 SUV ‘코나’ 출시도 예정돼 있다.
현대차는 이들 3개 차급에서 모두 뼈아픈 기억을 갖고 있다. 중형 세단 차급에서는 르노삼성 SM6에 일반판매 1위를 놓쳤고, 중형 SUV 차급에서는 르노삼성 QM6 출시 여파로 싼타페 판매가 줄었다.
소형 SUV에서는 현대차가 손 놓고 있는 사이에 잇달아 출시된 한국지엠 트랙스, 르노삼성 QM3, 쌍용차 티볼리 등이 과거 아반떼가 싹쓸이하다시피 했던 2000만원 전후의 엔트리카 수요를 잠식했다.
사실 이들 차급 중 소형 SUV 시장에 대한 현대차의 대응은 한참 늦었다. 트랙스로 첫 스타트를 끊은 한국지엠의 소극적인 가격정책 탓일 수도 있지만 국내에 소형 SUV 시장이 형성되던 초기 반응은 미약했고, 현대차에 미치는 영향도 적었기에 즉각적인 대응은 없었다.
하지만 쌍용차가 ‘착한 가격’을 앞세워 티볼리 열풍을 일으키며 2015년 4만5000대, 지난해 5만7000대의 판매실적을 올리자 현대차도 이 시장을 두고 볼 수만은 없는 상황이 됐다.
현대차가 5월 코나를 출시하게 되면, 국내 첫 소형 SUV인 트랙스 판매 시작(2013년 2월) 이후 4년여 만이며, 최고 인기 모델 티볼리 판매(2015년 1월) 이후 2년여만이다.
하지만 중형 세단과 중형 SUV 시장 대응은 비교적 신속했다. 이번에 출시되는 쏘나타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에는 기존 모델과는 완전히 다른 풀체인지(완전변경)급 디자인 변경을 가했다. 풀체인지 이후 3년이 지난 쏘나타로는 SM6와 신형 말리부 등 최신 디자인으로 단장한 경쟁차들과 맞서기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헤드램프와 범퍼 정도를 바꾸는 일반적인 페이스리프트가 아닌, 디자인을 완전히 바꾸는 데는 시간이 더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난해 SM6 출시 초기부터 쏘나타의 풀체인지급 페이스리프트를 계획했다는 얘기가 된다.
싼타페 가솔린 2.0 터보 모델 출시 역시 QM6에 맞서 조용하지만 의미 있는 대응에 발 빠르게 나섰다는 평가를 받는다.
기존 차종에 엔진 라인업만 추가한 것이지만 디젤엔진 일색인 중형 SUV 시장에서 가솔린 터보 모델의 출시는 수요층을 더 넓힐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현대차는 싼타페 가솔린 터보 모델이 SUV의 장점인 높은 공간 활용성과 가솔린 엔진의 장점인 정숙성, 터보 엔진의 장점인 다이내믹한 동력성능 3가지를 동시에 갖췄다고 강조하고 있다.
앞서 현대차는 지난달 초 연식변경 모델인 2018년형 싼타페를 출시하면서 상위 모델 사양으로 적용됐던 스마트 후측방 경보 시스템(BSD), 전후방 주차보조 시스템(PAS), 8인치 내비게이션(후방 카메라 포함) 등을 기본 사양으로 포함한 신규 트림 ‘밸류 플러스’를 추가해 가격경쟁력을 높이기도 했다.
싼타페 풀체인지 모델 출시(올해 말 혹은 내년 초) 전까지 구형 싼타페로 신차 냄새 풀풀 풍기는 QM6에 맞설 만한 시간을 벌기 위해 각종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자동차 업계 한 관계자는 “제조사 입장에서 페이스리프트 단계에 풀체인지급 변화를 가하거나, 엔진 라인업을 추가하는 것은 상당한 비용 부담과 노력을 감수해야 하는 일”이라며 “이는 완성차 업체들간 치열한 경쟁이 불러온 효과로, 결국 소비자들에게는 이득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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