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호당칼럼] 갇혀버린 대한민국, 이제 창문을 '활짝' 열자

최종편집시간 : 2017년 06월 24일 07:27:47
[호호당칼럼] 갇혀버린 대한민국, 이제 창문을 '활짝' 열자
<호호당의 세상읽기>自閉(자폐)의 대한민국에 대한 우려
미국 대일본 인식 변했는데 대한민국은 '우물 안 개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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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7-01-09 16:10
데스크 기자(desk@dailian.co.kr)
▲ 박근혜 정부의 비선실세 의혹을 받고 있는 최순실 씨가 2016년 10월 31일 오후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특별수사본부에서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으로 출석하는 가운데 민중연합당 관계자들이 기습시위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늘 BBC 월드뉴스를 본다. 날씨 정보에서 동아시아를 보면 간추린 정보인 네모 박스 안에 베이징, 도쿄, 방콕, 싱가포르의 기온과 날씨만 소개된다. 그들의 관심 순위인 셈인데 서울은 들어있지 않다. 좀 더 세분된 지역별 날씨 소개에서도 일본의 경우 여러 도시가 나오는데 우리는 달랑 서울밖에 없다.

우리 대한민국이 그렇게 약소국도 아니건만 말이다. 영국 사람들에게 서울은 관심 밖인 듯하다. CNN 과 같은 뉴스채널을 봐도 우리나라에 관한 뉴스는 거의 없으니 소외당한 느낌을 늘 받는다.

반대로 우리나라 뉴스를 봐도 외신 보도는 분량이 너무 적다.

다른 나라들은 우리에 대한 관심이 별로 없고 우리 또한 바깥 세계와 나라들에 대한 관심이 극히 적다. 갇혀있다는 느낌이 늘 든다.

최근 우리나라 모든 뉴스채널과 신문은 몇 달째 오로지 박근혜와 최순실 정유라 등만 보도하고 있다. 물론 엄청난 일이 아닐 수 없기에 그럴 것이고 또 여전히 시청률이 나오니까 저렇겠지 하고 이해한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그를 떠나 나머지 중요한 일들에 대한 균형감이 너무 떨어진다는 말이다. 좀 심하게 얘기하면 우리나라 시청자들의 관심은 오로지 저것밖에 없나 싶다.

내향성의 대한민국이란 생각이다. 모든 시선과 관심이 우리 안으로만 향해 있다는 말이다. 단적으로 말해서 스스로 갇혀버린 대한민국이고 自閉(자폐)의 대한민국이다.

글로벌 세계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급기야 작년부터 급격하게 새로운 판을 짜기 시작했다. 양적완화에도 불구하고 경기회복이 어렵다는 것을 느끼게 되자 상호협력과 교류보다는 各自圖生(각자도생), 즉 저마다 살 길을 찾아 나서고 있다.

세계가 각자도생하면 가장 불리한 나라는 교역으로 먹고사는 우리나라

저마다 살 길을 찾는 환경이 되면 가장 불리한 나라는 바로 우리나라이다. 우리는 수출과 수입을 통해 경제를 운영하는 나라이고, 교역 상대국도 전 세계적으로 가장 광범위하다. 그렇기에 교류와 교역의 축소는 우리에게 사실 치명적인 위협이 아닐 수 없다.

바깥세상과의 교역으로 먹고 사는 우리가 바깥에 대한 관심이 없고 바깥 나라들 또한 우리에게 관심이 적다면 이건 좀 수상하지 않은가? 삼성전자와 현대차를 비롯한 몇몇 대기업들이 수출 액수를 여태껏 잘 만들어내고 있으니 신경 쓸 일이 아니라고 여겨도 되는 것일까?

열역학 제2법칙이란 것이 있다. 어떤 닫힌 계(isolated system)의 전체 엔트로피는 시간이 지날수록 증가한다는 것이고 여기에서 엔트로피가 증가한다는 것은 어떤 닫혀져있는 계에 있어 (의미 있는) 일이 일어날 가능성이 줄어든다는 것을 뜻한다.

열역학 제2법칙은 과학의 개념이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 세계에 대해서도 많은 의미를 갖는다. 닫혀있는 조직이나 사회는 시간의 경과와 함께 쇠퇴하고 정체된다는 것을 뜻하기 때문이다.

현 대한민국은 어느 때보다 닫혀 있고 변화 에너지가 사라져가고 있다

이를 우리와 연관 지어 생각해볼 것 같으면 우리 대한민국은 현재 그 어느 때보다도 외부세계에 대해 닫혀있다는 느낌이고, 그 바람에 의미 있는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에너지가 더욱 사라져가고 있다는 우려를 하게 된다.

새롭고 신선한 자극은 외부로부터 오는 것이고 얻는 것이기에 창문은 열려 있어야 한다. 하지만 우리의 창은 닫혀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 어느 때보다도 더욱 말이다.

우리가 닫혀버리게 된 것에는 우선적으로 미디어의 책임이 크다 하겠다. 물론 미디어 역시 대중의 관심 방향에 따라 움직이는 상업적 기업들이긴 하다. 하지만 미디어는 대중의 관심을 유도하고 촉발할 수 있으며 심지어는 부채질 즉 선동(煽動)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는 점에서 책임이 크다는 것이다.

한때 일본이 스스로의 안에 갇혀서 외부 세계의 변화를 수용하지 못하는 바람에 오랜 침체기를 겪었다. 이를 빗대어 등장한 신조어가 '갈라파고스 증후군'이다.

1990년대 이후 일본 기업들의 경우 대단히 우수한 실력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본 소비자의 취향에만 맞추다 보니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가 사라져버렸을 뿐 아니라 나중에는 일본 내수 시장마저 위기에 처할 우려가 높아졌다.

이를 두고 진화론의 찰스 다윈이 남태평양의 외딴 섬 갈라파고스 제도의 특이한 생태계에 대해 책에서 얘기한 것에 빗대어 갈라파고스 증후군이란 용어가 생겼다. 일본, 자팬에 갈라파고스를 합쳐서 잘라파고스(Jalapagos)라고 부르기도 한다.

우리 또한 국운이 기울다 보니 내향성만 강해지고 외부로의 창은 더욱 닫히고 좁아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게다가 우리의 경우 일부 기술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들의 일반적인 의식 전반이 그렇게 되어간다는 느낌이 드니 더욱 우려가 된다.

이를 좀 더 큰 눈에서 보자면 '과잉정치'의 부작용이라 하겠다.

며칠 전 글에서 간단히 언급한 바 있지만 이번에 일본의 아베 총리가 진주만을 방문했다. 아베가 먼저 말을 하고 이어서 오바마 대통령이 답사를 했다.

그런데 태평양 전쟁에 대한 일본의 책임에 대해서는 피차간에 한 마디 언급도 없었고 단지 미일이 미래지향적으로 더욱 우호를 하자는 내용이었다.

오바마의 연설 마지막 부분은 꽤나 인상적이었다.

"나라건 개인이건 우리가 물려받은 역사를 선택할 순 없는 일입니다. 하지만 우리들은 역사가 주는 교훈을 선택할 수 있는 것이고 또 그 교훈을 우리 모두의 미래를 위해 적용할 수 있습니다."
(As nations, and as people, we cannot choose the history that we inherit. But we can choose what lessons to draw from it, and use those lessons to chart our own futures.)

"여기 한적한 항구 앞에서 우리 함께 가신 분들을 기립니다, 그리고 우리들은 이제 두 나라가 친구가 됨으로써 우리 두 나라 모두가 승리했다는 점에 대해 감사를 드립니다."
(Here in this quiet harbor, we honor those we lost, and we give thanks for all that our two nations have won — together, as friends.)

오바마의 메시지인 즉 오늘에 이르러 과거의 비극적인 역사로부터 미국과 일본 모두가 승리했다는 것이고 그렇기에 이제 미국은 더 이상 태평양 전쟁을 야기한 과거 일본제국 시절의 전쟁책임에 대해 묻지 않을 것이며 오로지 미래를 위해 양국의 우호를 다져나가겠다는 것이다.

아베의 진주만 방문에 동행했던 일본의 방위상은 돌아오는 즉시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했다. 미국으로부터 이제 더 이상 야스쿠니 참배 건에 대해 전혀 문제시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았기 때문이라 본다.

작년인가 위안부 문제에 대해 합의할 때 중재에 나섰던 미국은 이번 타결은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다시 말해서 글로벌 리더 미국은 한일 간의 역사 갈등에 대한 자국의 입장을 최종적으로 정리했다는 뜻이었고, 이번 아베의 진주만 방문에선 양국 모두 미일간의 우호에 대해서만 강조했다.

하지만 작년 위안부 문제나 이번 진주만 방문 그리고 그 이후의 야스쿠니 문제에 대한 우리 미디어들의 논조는 오로지 부정적이다. 일대 외교참사다 굴욕적 외교다 하는 말만 있다.

미국은 일본제국 시절 전쟁책임 묻지 않을 정도로 대일본 인식이 변했는데 대한민국은 '우물 안 개구리'

물론 우리들의 생각이 중요하다. 하지만 글로벌 사회인 만큼 우리만의 생각을 옳다고 주장할 순 없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우리에게 절대적인 영향력을 갖고 있는 미국의 인식이 저렇게 변했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국내 미디어들은 미국의 생각이 저렇게 변했다는 사실에 대해서 별반 말이 없다. 사실상 침묵이다.

주변 환경이 변하고 있다면 그것의 당위를 떠나 일단 그 내용을 제대로 보도하고 얘기하고 각자의 생각을 나누어야 할 것이 아니겠는가! 그러니 나 호호당은 우리 대한민국이 갇혔다는 생각을 한다. 우물 안의 개구리가 되어가는 게 아닌가 싶어서 언짢은 느낌이다.

같은 사람끼리 모여 있다 보면 좋은 아이디어를 얻기 어려운 법이다. 이질적인 사람 혹은 다른 사고 유형을 가진 사람, 때론 엉뚱한 사람이 끼어들어야만 발상의 전환과 함께 좋은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

우리가 우리의 틀 속에만 너무 갇혀있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를 하는 까닭이다. 모든 관심은 오로지 올해 있을 대통령 선거에서 누가 대권을 잡게 될 것인지에 대해서만 쏠려있는 것 같다. 특히 미디어들이 그렇다. 그게 장사가 되니 그렇겠지만 말이다.

올해 2017년은 우리 국운의 冬至(동지), 빛이 가장 짧은 때가 되다 보니 외부로부터의 새로운 빛 또한 비쳐오지 않는 모양이다. 혹은 우리 스스로 창문을 닫아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닫혀있고 갇혀있으면 아니 된다는 것, 고통스러울지언정 열려 있어야 한다는 것, 이게 오늘 글에서 하고픈 말이었다.

(나 호호당은 여간해선 비판하는 글을 올리지 않는다. 모든 것은 시간이 흐르다 보면 알게 되고 깨닫게 된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런데 오늘의 글은 그렇지가 않다. 우려되는 마음이 크다 보니 이런 글을 썼다고 이해해주시면 고마울 따름이다.)

글/김태규 명리학자 www.hohodang.com[데일리안 = 데스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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