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난 골짜기 세대, 2012 원팀에 뒤질소냐

데일리안 스포츠 = 박문수 객원기자

입력 2016.08.09 00:00  수정 2016.08.09 04:47

런던올림픽 스타군단에 비해 덜 화려한 전력 혹평

리우올림픽서 막강화력 뿜으며 8강 안착 유력

한국-독일전 선제골 주인공 황희찬. ⓒ 연합뉴스

'골짜기 세대'의 반란이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올림픽 축구대표팀이 8일 오전 브라질 사우바도르 폰치 노바 아레나서 펼쳐진 ‘2016 리우 올림픽’ 남자축구 C조 예선 2차 독일전에서 난타전 끝에 3-3 무승부를 기록했다.

승리를 눈앞에 두고 추가시간 통한의 동점골을 얻어맞긴 했지만 대표팀은 멕시코전에서 무승부 이상만 거두면 8강에 진출한다.

2012 런던올림픽에서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대표팀은 한국 축구 사상 첫 동메달을 차지하며 성공적으로 마쳤다. 당시에도 대표팀은 1승2무로 조별리그를 통과했다. 리우올림픽에 참가한 신태용호도 메달 획득의 목표를 세웠다.

하지만 무언가 부족했다. 4년 전 올림픽 대표팀이 스타 군단으로 불렸다면 리우올림픽 대표팀은 스타플레이어가 많지 않아 이른바 ‘골짜기 세대’로 불리기도 했다. 홍명보호는 황금 세대에 가까웠다. 중원에는 소속팀에서도 입지가 확고한 구자철과 기성용이 버티고 있었고, 공격진에도 지동원이 자리했다.

신태용호는 황금세대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 류승우가 바이엘 레버쿠젠에서 활약 중이지만 소속팀 주전급으로 나서기는 어려웠다. 그러나 '골짜기 세대'로 불렸던 신태용호는 리우올림픽에서 만만치 않은 공격력을 내뿜고 있다. 4년 전에 비해 스타플레이어의 숫자는 줄었지만, 하나의 팀으로 뭉쳐 유기적으로 굴러가고 있다.

2경기에서 11골이나 터뜨린 화력이 돋보인다. 대표팀 최전방 공격수로 나서는 황희찬은 독일전에서도 상대 수비망을 흔들며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위협적인 슈팅으로 상대 골문을 위협했고, 장신의 독일 수비진을 흔들었다.

황희찬은 독일전에서 저돌적인 돌파와 감각적인 플레이를 선보이며 경기장을 찾은 브라질 관중들의 환호까지 이끌어냈다. 전반 선제골 뒤에는 룸메이트 부상으로 낙마한 전 주장 송주훈을 향한 세리머니로 진짜 ‘One Team’을 보여줬다.

미드필더 권창훈과 류승우 역시 2선에서부터 활발히 침투하며 황희찬을 도왔다. 피지전에서 류승우는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대표팀의 8-0 대승에 일조했다. 풀백 이슬찬의 오버래핑도 수준급이었다.

기존 선수들과 와일드카드 선수들의 조합도 돋보였다. 신태용 감독은 손흥민, 석현준, 장현수를 와일드카드로 차출했다. 손흥민을 통해 측면 공격을 강화하고 석현준을 통해 확실히 마무리하겠다는 계산이었다. 장현수는 수비진 강화에 힘을 보탰다.

피지전에서 컨디션 담금질에 나선 손흥민은 독일전에서는 감각적인 득점포로 "역시 손흥민"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양발잡이 손흥민은 상대 수비진의 거센 압박에도 감각적인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며 제 역할을 했다. 석현준 역시 피지전 해트트릭에 이어 독일전에서도 대표팀의 세 번째 골을 터뜨리며 존재감을 뽐냈다.

4년 전 영국 런던에서 대표팀은 기적을 낳았다. 모두의 예상을 깨고 축구 종가의 중심에서 동메달을 획득했다. 그리고 4년이 지난 리우올림픽에서 대표팀은 다시금 메달 획득을 위해 정조준 중이다. 축구의 나라로 불리는 브라질의 심장부에서 분투하고 있는 신태용호의 질주는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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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문수 기자 (pmsuzuki@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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