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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층의 섹스리스,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입력 2016.08.01 10:47 수정 2016.08.01 10:50        김헌식 문화평론가

<김헌식의 문화 꼬기>섹스리스는 단지 취향이 아닌 국가적인 미래 인구문제

2007년 통계청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평균 30대 부부는 주 1~2회, 40대가 주 1회, 50대는 2주에 1회 부부관계를 했다. 인터넷화면캡처. 2007년 통계청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평균 30대 부부는 주 1~2회, 40대가 주 1회, 50대는 2주에 1회 부부관계를 했다. 인터넷화면캡처.
하늘을 봐야 별을 따고, 뽕밭에 가야 뽕을 따고 남도 딴다고 했다. 오늘날에는 하늘도 보지 않고 모두 스마트론만 보고 님도 보지도 않는 모양이다. 인터넷에 넘쳐나는 자극적인 영상과 사진과는 다른 현실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이른바 섹스리스 현상이다.

흔히 섹스리스(sexless)하면 나이든 세대에게만 한정되는 것으로 생각되는 것이 통례였다. 생물학적인 노화현상으로 인식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근래의 연구들은 젊은 층들에게 광범위하게 나타나고 있는 섹스리스에 주목하고 있다. 젊은 층에게 이런 현상이 일어난다면 미래가 암울할 수도 있기 때문에 우려의 목소리가 크기도 하다.

섹스 리스는 글로벌 현상인가?

2013년 영국의 '가디언' 지는 일본 젊은이들 사이에서 나타나고 있는 '금욕 신드롬(celibacy syndrome)'을 다뤘다. 일본가족계획협회(JFPA)에 따르면 상당수 일본인은 데이트는 물론 섹스마저 별로 달가워하지 않는다는 내용이었다. 이른바 섹스리스가 세대를 불문하고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데 특히 젊은 층에게 심했다. 즉 16~24세 남성의 25%, 여성의 45%가 "섹스에 관심이 없거나 성적 접촉을 경멸한다"고 대답했다. 초식남 현상이 이에 해당한다. 대부분 20대다.

2008년 4월. 일본 최대 정통 패션잡지 '논노'가 후카자와 마키를 인터뷰하며 '초식동물형'남성의 특징을 기술한 바가 있다. 특징으로 외출보다 집에 있는 것을 더 좋아함, 여행, 쇼핑, 극장을 여성과 함께 가는 경우도 있지만 연애로 발전하는 케이스가 거의 없음. 이성을 위해 돈 쓰는 것보다 자신의 취미, 특히 패션에 투자하는 경향이 강함. 연애 자체에 적극적이지 않으며 섹스, 성행위에 별로 흥미가 없음, 거의 모든 에너지는 취미생활에 투자하며, 여성과 단 둘이 같은 침대에서 자도 아무 짓도 안 함등이 속한다.

이런 현상에서 보듯이 세계적으로 볼 때 일본은 더 심하다. 글로벌섹스서베이에 따르면 일본은 조사 대상국 가운데 하위권인 30위권 안팎이었다. 정부의 통계도 비슷하다. 후생성(2011년)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섹스에 관심이 없다는 남성은 18%(2008년 10%), 여성은 48%(2008년 37%)에 였다.(16~49세). 16~19세는 남녀 각각 36.1%, 58.5%로 더 높았다. 결혼을 해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부부 간 섹스리스는 41%였고 40세 이상 부부는 50%가 이에 해당했다.

일본의 경우에는 교제 상대가 없는 솔로 청년이 압도적으로 많으며 대략 80%가 교제 상대 없는 솔로라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독신 남성이 많다. ‘고남(孤男: 전혀 애인이 없었던 남자)’ ‘독남(毒男: 사회의 거추장스러운 독신남)’이 확산되고 있는 배경이라고 할 수가 있다. 동정(童貞) 청년은 증가세는 동정 중년으로 이어지고 있다.

2011년 ‘일본 청년 결혼·섹스 보고서(국립사회보장·인구문제연구소)’에 따르면 미혼 남녀 10명 중 4명은 섹스 경험이 없었다. 18~34세에서 성경험이 없다는 남성은 36.2%에 이르러 전년(2005년·31.9%)보다 늘었고 여성은 36.3%에서 38.7%로 늘었다. 35~39세 동정 비율은 남녀 각각 27.7%, 25.5%였다. 청춘 동정 현상은 남성이 1990년대 후반, 여성이 2000년대 이후 증가했다. 청년 동정은 중년 동정으로 자연스럽게 이동할 수밖에 없다. 일본의 중년 동정은 새 사회문제다. 40대 동정 비율은 7.9%다(일본가족계획협회, 2004년). 출간된 책 ‘중년동정(中年童貞)’은 40대의 10%를 동정 인구로 분석했다.

미국 영화를 보면, 미국 청소년들은 자유롭게 섹스를 할 것 같지만 현실 속 10대는 학업, 집안일, 운동, 교회 및 봉사 활동으로 정신이 없다. 미국의 '건강과 사회생활 조사'에 따르면 여성에서서 성욕장애자 발생률은 20대, 30대는 각각 32%, 40대 30%, 50대 27%로 다른 세대보다 젊은층에서 더 높다. 성욕이 감퇴하였거나 완전 상실된 경우가 젊은 층에서 증가하고 더 있다.

일본가족계획협회에 따르면, 여성들이 성적 접촉에 대해서 더욱 관심이 멀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섹스가 없으면 저출산 문제와 연결될 수 있기 때문에 가족계획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는 주목의 대상이 된다. 젊은 부부간의 갈등과 우울증, 대인관계에 대한 자신감 저하와 사회적인 고립, 나아가 이혼이라는 치명적인 파국을 낳게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어떠할까?

2007년 통계청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평균 30대 부부는 주 1~2회, 40대가 주 1회, 50대는 2주에 1회 부부관계를 했다. 한국 성과학연구소가 기혼여성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한 달에 한 번 미만의 부부관계를 갖는 '섹스리스(sexless)'가 28%이었다. 이 가운데 20대 젊은 부부의 12%가 '섹스리스'였다. 지난 6월 29일, 1천90명의 성인남녀를 대상으로 성생활 관련 설문조사가 발표되었는데, 기혼자 743명 가운데 성관계가 월 1회 이하이거나 없다는 응답 비율을 더한 '섹스리스'는 36.1%였다.

보통 최근 1년간 성관계 횟수가 월 1회 이하이면 섹스리스에 해당한다. 미혼과 기혼을 구분하지 않는 응답비율은 38.2%로 세계 2위의 기록이었다.'화이자 글로벌 조사'에 따르면 한국 남성들의 성욕 감퇴율은 세계 평균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맞벌이를 하는 젊은 부부일수록 섹스리스의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마다 다르지만, 통상 건강한 부부가 한 달에 한 번 이하의 성관계를 6개월 이상 지속했을 때를 가리키는데 그렇다면, 우리나라 성인남녀 10명 중 4명이 섹스리스가 될, 또는 이미 섹스리스일 가능성이 있다. 2014년 한국성과학연구소, 리서치전문회사 마크로밀엠브레인은 전국의 20∼50대 성인 남녀 1000명(남성 509명·여성 491명, 미혼남녀는 이성교제 중인 사람)을 대상으로 모바일 설문조사에서 이같이 드러났다.

그렇다면 이런 섹스리스 현상은 왜 일어나는 것일까?

섹스리스 현상이 일어나는 이유로 여러가지가 지적되어 왔다. 업무스트레스와 경제적인 갈등이 섹스리스와 연관이 있다는 주장은 그동안 자주 제기되어 왔다. 정신적인 부담이 실제로 육체적인 본능적 욕구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피곤해 죽겠는데 그럴 정신이 나지 않는다는 말이 겠다. 한국인들의 평균노동시간은 연평균 2,092시간으로 OECD 국가 중 세 번째로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물론 겉으로 드러나는 시간만 중요한 것은 아니다. 요즘에는 스마트모바일 환경이기 때문에 언제 어디서나 스마트 워킹에 따라 정신노동에 시달리는 것이 일상이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을 활용한 일과 시간외 노동이 11시간을 넘는다는 조사결과도 있다. 지난 7월에는 근로시간 외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업무 지시를 할 수 없도록 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발의되기도 했다. 이른바 ‘퇴근 후 카톡 금지법’이었다.

중요한 것은 본능은 있지만 그것을 풀기에는 정신적인 여유가 없고 몸은 피곤하기만 한다. 이럴 경우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욕구를 풀려고 하는 행태들이 많아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부부나 연인 간에는 불만이나 짜증이 생길 수밖에 없다. 일부에서는 섹스리스는 정규직들에서보다 비정규직에서 많이 일어난다는 점을 원인으로 들고 있다. 안정되고 여유가 있는 이들은 섹스 본능이 살아나지만, 고용이 불안한 처지에 있는 사람들은 그럴만한 여유가 없다고 말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고용구조가 불안해지는 미래사회에는 더욱 더 많은 이들이 섹스리스 현상을 겪게 될 수 있다는 말이 된다. 경제적인 측면에서 불안요인이 촉발하면 결국 성생활이 어렵고 이러한 점은 임신이나 출산과도 연결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갖는다. 한국에서는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하는 삼포 세대라는 말이 유행하게된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가 있을 것이다. 초식남의 경우, 유지를 하려면 많은 노력이나 경제적 비용이 들기 때문에 효용측면에서 생각할 때, 처음부터 여자와 나누는 관계를 생각하지 않고 나홀로 생활을 모색하는 것이다.

귀차니즘을 그 원인으로 들기도 한다. 예컨대, 일본의 경우 다른 사람들을 배려하는 것이 기본 문화인데 상대방의 기분을 많이 맞춰주면서 섹스를 해야 할 이유를 못찾겠다는 것이다. 현실의 파트너 보다는 가상현실을 통해서 자기 스스로 만족하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고비용의 행위라는 점을 더 생각한다는 것이다. 이성을 사귀는 데는 많은 비용이 들어간다는 것이다. 경제적인 관점이 강해지면서 쓸데없는 짓이라는 심리가 강화되었다는 주장인 것이다. 심지어 배우자가 있는 경우에 마찬가지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배우자의 외모나 스타일이 싫은 것이 아닌데도 스스로 해결하는 사례들이 늘어나고 있다.

유아적인 심리의 확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라는 지적도 있다. 대인관계의 미숙함을 일단 말하는 것이다. 이성을 책임지려는 행동보다는 아이 같은 상황에 안주하려한다는 것이다. 부모의 집에 거주하는 캥거루족이 많아진다는 것은 스스로 남자와 여자로 독립할 생각이 적어진다는 의미도 있다.

또한 상대방에 대해서 이끌어가는 것보다 상처를 받을 것에 대한 불안감이 작용한다는 점을 말한다. 거절당할 것을 우려해서 아예 포기하거나 기피하려는 심리가 강하다는 주장도 있다. 이러한 점은 자존감이 매우 강해진 현대인들의 특징이기도 하다. 자신의 상처받는 것을 우려해서 더 이상 관계의 외연을 확장시키지 않으려는 소극적인 심리가 작동하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 가운데는 이를 키덜트·피터팬 증후군같이 나이가 들어도 아이들의 심리를 유지하려는 것과 같다라고 말한다. 심지어 섹스리스는 미성숙, 성억제, 성에 대한 무지함 때문에 일어난다고 말한다. 으로 인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즉 정신적 성숙과 육체적 성숙이 함께 발을 맞추지 못해 일어나는 병리적 현상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이런 면은 초식남과 육식남을 비교하면서 드러나기도 한다. 초식남은 가부장적이지 않고 수평적인 관계를 원하고, 육식남은 가부장적이면서도 권위주의적이다. 하지만 육식남들은 성적인 욕망이나 소유욕도 강함에 비해 책임을 지려는 경향이 강하다. 하지만 초식남은 성적인 욕망이나 소유욕이 약하고 책임을 지려는 경향이 약하다. 이는 책임이라는 측면에서 보았을 때 섹스리스 현상이 연관성을 갖는다고 생각할 법한 이유가 된다.

부모의 이혼이 젊은 층을 섹스리스 세대로 만든다는 연구도 있다. 이러한 점은 이혼인구가 많아지는 상황에서 영향이 있을 것으로 주목되었다. 2007년 12월 시카고대학 사회학과 에드워드 라우만 교수팀이 젊은 세대들이 섹스리스 세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지난 1965년부터 1985년 사이에 출생한 세대가 성생활을 멀리하는 '섹스리스' 세대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왜 연구팀은 그들이 섹스리스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는가 하면, 그들이 부모의 이혼을 많이 보고 자란 세대였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혼이라는 것은 단지 헤어지거나 갈라지는 것이 극심한 갈등과 고통이 수반되는 것이다. 이 때문에 남녀관계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이 들어버리는 것이다. 그동안에는 이혼 가정 자녀가 문란한 성관계에 빠져든다는 견해만 많았다. 비행 청소년의 관점을 강조하다보니 섹스리스문제는 간과한 측면이 있는 것이다. 어쨌든 이혼 가정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은 남녀 관계를 바라보는 젊은 세대에게 긍정적이지만은 않을 것이다.

이러한 점은 일본에서 초식남이 등장하게 된 배경과 맞물려 있다. 흔히 알려지기로는 초식남은 여자같은 남성으로 취향이 여성적인 특징을 보이기 때문에 연애나 결혼에 관심이 없는 것으로 인식되었다. 여자에 관심이 없으니 혼자 즐기는 문화에 익숙하다는 것이다. 여성에게 돈을 쓰느냐 차라리 자신에게 돈을 더 쓰는 게 낫다고 생각하는 남성들을 가리켜 초식남이라고 한 것이다.

그런데 그 사회경제적인 배경을 보면, 초식남들은 자신의 아버지들이 이혼을 당하는 모습을 보고 자란 세대라는 점이 있었다. 가족을 위해 열심히 일을 해봤자, 황혼에 이혼을 당하고 아무것도 없이 혼자 쓸쓸히 죽는 아버지 세대들을 보고는 연애나 결혼, 가족보다는 혼자만의 생활에 빠져드는 라이프 스타일을 선호하는 것이다. 남녀 간의 사랑보다 게임과 사랑하는 편이 낫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한편, 한국에서는 젊은 부부라해도 아이를 양육하면서 섹스리스가 된다고 한다. 이렇게 되면 아이를 하나만 낳게 되고 더 이상 자녀를 둘 여유를 갖지 못하게 된다. 한국에서는 아이를 매우 집중해서 양육을 하기 때문에 이러한 현상이 더 일어날 수가 있는 것이다. 아이 교육에 올인하고 아이를 중심으로 모든 가족이 움직여가다보면 섹스리스현상이 발행할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아아에게 머무 집중하지 않을수록 젊은 부부에게 섹스리스 현상이 사라질 수 있을지 궁금하기도 하다.

흔히 사람의 성욕은 젊은 시절에 왕성하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최근의 현상은 젊음에도 불구하고 성욕이 감퇴한다는 사실이다. 성욕이 있다고 해도 그것을 이성을 통해서 해소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방법으로 해결을 한다는 점이다. 이러한 점은 연애나 결혼 출산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미디어 콘텐츠의 발달이나 반려동물 시장의 폭발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인터넷을 중심으로 온갖 성매매나 성범죄자가 난무하고 거리에 러브호텔이 많이 보이는 것과는 다른 심층 문화심리가 다른 것이다. 이는 현재 사회가 경제적 결과나 효율성 중심으로 돌아가면서 사람들을너무 피곤하게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이미 프로이트나 마르쿠제는 인간 본연의 에로스를 회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람은 결국 행복해지기 위해공부하고 일을 하는 것인데 거꾸로 그것 때문에 불행하고 즐겁지 않게 되었다.

더구나 남녀간의 관계도 에로스가 빠진 채 도구적인 측면만 남아 있는 것이다. 그것은 이제 젊은 세대로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미취업이나 불안정한 고용 구조, 양극화, 경제적 갈등이 일어나고 경쟁이 더욱 격화될 수록 섹스 리스는 증가할 수밖에 없다. 이것은 비단 개인들의 문제일 리가 없다. 그것은 미래에 국가적인 재앙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남녀간의 지극한 운우지정을 활성화 시키는 방안이야말로 개인은 물론 사회와 국가 전반이 행복해질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글/김헌식 문화평론가

김헌식 기자 (codesss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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