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드론이 북한에 보내는 2kg '주머니'안엔 이런 것도?


입력 2016.05.29 06:18 수정 2016.05.29 06:59        목용재 기자

CD는 옛말 SD카드와 '콘텐츠' 시대 "USB도 한물갔다"

정광일 "내부 수요 엄청나 컨텐츠 장사하는 사람도 생겨"

북한의 한 장마당에서 사람들이 물건을 살펴보고 있다.(자료사진).North korea VJ 캡처 북한의 한 장마당에서 사람들이 물건을 살펴보고 있다.(자료사진).North korea VJ 캡처

드론이 시험비행을 하고 있다.ⓒ정광일 노체인 대표 드론이 시험비행을 하고 있다.ⓒ정광일 노체인 대표

무인기인 드론을 활용한 대북정보유입 활동에 대해 노르웨이 오슬로 자유포럼에서 상세하게 공개한 정광일 노체인 대표가 드론을 통한 USB, SD카드 유입으로 일정한 시장 형성은 물론 '콘텐츠 사업'도 형성되고 있다고 밝혔다.

오슬로 자유포럼 참석에 앞서 '데일리안'과 만난 정광일 대표는 현재 음악, 영상 등을 콘텐츠를 저장한 USB, SD카드 등을 드론을 활용해 북한 마을에 투하하고 있다. 여기에 태블릿 PC나 무전기도 함께 포함시켜 들여보내기도 한다.

이 소형 저장매체에는 최신영화를 비롯해 북한음악을 기독교적인 내용으로 개사한 것도 저장돼 있다. 북한식 전주이후 "오늘은 뵈올까 나의 하나님, 내일은 만날까" 등의 가사가 들어가는 식이다.

정광일 대표는 "전주만 들으면 남한노래라고 생각 안하기 때문에 가사를 바꾼 노래를 담아놨다"면서 "과거에는 성경책 같은 것을 들여보냈고 요즘에도 보내는 사람들이 있는데 요즘 같은 시대에 그런 것을 보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더욱이 이제는 USB가 한물 간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최근에도 계속 USB를 보내고 있는데 수요가 그렇게 많지는 않다. 요즘에는 소형 저장매체인 SD카드를 선호한다"면서 "우리가 USB나 SD카드를 들여보내면 이것이 북한 시장에서 상품화되면서 전국적으로 확산되는데, 이 같은 수요가 어느정도 파악되고 있다"고 말했다.

외부세계에서 들어간 USB와 SD카드, 그리고 이 저장매체에 들어가 있는 콘텐츠를 활용한 시장이 북한 내에서 형성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정 대표에 따르면 현재 북한 내부에서 USB저장매체는 저장 용량에 따라 중국 인민폐 기준 100~300위안 정도에 거래되고 있다. 특히 저장매체에 담겨있는 영화나 드라마 등의 콘텐츠 만을 거래하는 시장도 형성돼 있다. 영화나 드라마 등 콘텐츠 거래는 중국 인민폐 기준 50위안 정도다.

정 대표는 "솔직히 외부에서 들여보내는 저장매체 숫자로는 내부의 수요를 충당하기는 힘들다. 때문에 저장매체 안의 콘텐츠만 거래하는 사람들도 있다"면서 "그래서 빈 저장장치를 가져오면 50위안을 받고 콘텐츠를 담아주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영화나 드라마 등의 콘텐츠 공급도 더 이상 외부로부터의 일방적인 공급에서 벗어나 수요에 맞춘 '상품'으로 공급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정 대표는 "우리가 생각했을 때는 판타지, SF영화를 보내자는 생각을 하는데 의외로 헝거게임, 매드맥스 등 내용상 체제 전복과 관련된 영화가 잘 나간다"면서 "최근에는 '런던 해즈 폴른'이라는 나도 잘 모르는 영화를 넣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어떨 때는 남한 사람보다 영화 관련 소식이 더 빠르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조봉현 IBK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본보에 "저장매체, 컴퓨터 등이 보급되고 발달하면서 외부세계에 대한 궁금증으로 인한 수요가 더욱 늘어나고 있는 것 같다"면서 "이러한 수요 때문에 관련된 시장이 형성되고 외부로부터의 반입 등의 체계가 생긴 것"이라고 분석했다.

조 수석연구위원은 "지금 북한의 소비시장 부문에 있어서는 거의 시장화 됐다고 보는 게 맞다"면서 "영화를 직접 보고 느끼면서도 이를 이용해 장사할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들도 생겨나고 있다"고 말했다.

목용재 기자 (morkka@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목용재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