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스 약골 PSG·맨시티 '축구로 웃기네'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입력 2016.04.08 14:44  수정 2016.04.08 14:45

챔스 8강 맞대결서 기대 이하의 경기력으로 실망

PSG와 맨시티 모두 기대 이하의 경기력으로 실망을 안겼다. ⓒ 게티이미지

파리 생제르망(PSG)과 맨체스터 시티는 각각 프랑스와 잉글랜드 리그를 대표하는 강호들이다.

중동의 부자 구단주들이 팀을 인수한 이후 오일 머니를 등에 업고 급성장한 팀이라는 공통점도 있다. 하지만 두 팀은 리그에서의 위상과는 달리 챔피언스리그에서는 크게 힘을 쓰지 못하는 징크스도 유사하다.

PSG의 챔피언스리그 역대 최고성적은 1994-95시즌 4강이다. 2010년대 들어 프랑스 리그의 새로운 절대강자로 부상한 이후 올 시즌까지 4년 연속 8강 진출에 성공했지만 번번이 4강의 벽을 넘지 못했다.

맨시티는 올 시즌이 창단 첫 8강 진출이다. 2011-12시즌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했지만 첫 두 시즌은 조별 리그에서 조기 탈락하는 수모를 겪었고, 최근 두 시즌은 16강에 올랐지만 토너먼트에서 2년 연속 최강 바르셀로나를 만나는 불운에 고개를 숙였다.

8강에서 두 팀의 대진이 성사됐을 때 의심할 나위없는 최고의 빅매치로 기대를 모았다. 또 PSG나 맨시티 역시 바르셀로나-레알 마드리드-바이에른 뮌헨 등 부담스러운 우승 후보들을 피해 해볼만 하다는 생각을 가졌을 법하다.

하지만 1차전에서 보여준 양 팀의 경기력은 왜 그동안 PSG와 맨시티가 리그에서의 위용에 비해 챔피언스리그에서는 ‘약골’ 취급을 받을 수밖에 없었는지를 분명히 보여줬다.

양팀은 1차전에서 2-2 호각세를 보였다. 원정 2골을 뽑아낸 맨시티가 2차전을 앞두고 조금 더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하지만 팬들은 챔피언스리그 8강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명승부보다는 일종의 ‘개그 프로그램’을 보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얼핏 보면 치열한 승부 같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실수로 점철된 졸전에 가까웠다.

이날 터진 골들은 모두 상대 실수에서 비롯됐다. 그것도 아마추어 축구에서나 나올법한 어처구니없는 실수들이 대부분이었다. 전반 38분 맨시티 데 브라위너의 선제골은 PSG 블레즈 마투이디와 아드리앙 라비오가 중원에서 안이하게 패스를 주고받다가 볼을 빼앗긴 것이 빌미가 됐다.

얼마 지나지 않아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가 터뜨린 PSG의 동점골도 위험 지역에서 부정확한 패스 실수와 콜 플레이 미숙으로 이브라히모비치에게 어시스트 한 꼴이 되고 말았다. PSG가 2-1로 역전에 성공한 후반 27분에 페르난지뉴의 골 역시 세르쥬 오리에의 클리어링 미스가 돌이킬 수 없는 결과로 이어졌다.

기록되지 않은 실책도 꽤 많았다. 양팀 모두 UCL 토너먼트라는 무게감에 짓눌린 듯 평소 같지 않게 잦은 패스미스와 불안한 볼키핑이 빈번하게 나왔다. 이브라히모비치와 조 하트 같이 비교적 챔스 경험이 많은 선수들도 이날은 극과 극을 오가는 플레이로 영웅과 역적 사이를 넘나들었다.

PSG와 맨시티 모두 자국리그를 넘어 유럽대항전 무대에서 성공을 갈망하는 팀들이다. 그렇다면 2차전에서는 적어도 빅클럽에 걸맞은 수준의 경기내용과 집중력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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