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에서 특급 대우를 받고 있는 추신수를 필두로 오승환, 이대호, 박병호, 김현수, 최지만이 새롭게 도전장을 내민다. 여기에 부상 중인 류현진과 강정호도 재활에 전념하며 복귀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가장 먼저 시동을 건 선수는 세인트루이스의 오승환이다. 오승환은 4일(한국시각) PNC파크에서 열린 ‘2016 메이저리그’ 피츠버그와의 개막전에서 1이닝을 소화하며 2볼넷 2탈삼진 무실점의 기록을 남겼다.
박병호와 이대호, 김현수, 최지만도 나란히 개막전 출전을 앞두고 있다. 이 가운데 주전 자리를 보장받은 박병호를 제외하면, 나머지 선수들의 입지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특히 KBO리그서 스타로 군림했던 이대호와 김현수는 극적으로 25인 로스터에 합류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공통점이 있다.
먼저 이대호의 메이저리그 개막 로스터 진입은 그야말로 한 편의 드라마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스플릿 계약에 이어 스프링캠프도 초청선수 신분 자격으로 참가한 이대호는 시범경기 내내 피 말리는 경쟁을 펼쳤고, 끝내 최종 승자로 우뚝 섰다.
이대호의 경우, 실력만 충분하다면 계약 조건에 상관없이 메이저리거가 될 수 있다는 사례를 남겼다. 스프링캠프 초반부터 홈런을 터뜨리는 등 한국과 일본에서 선보였던 최정상급 타격 기술이 세계 최고의 무대에서도 통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여기에 체중까지 15kg 이상 감량하는 등 남다른 노력으로 시애틀 구단을 매료시켰다.
물론 이대호가 메이저리그에 연착륙하기 위해서는 아직 넘어야할 산이 남아있다. 바로 백업 또는 플래툰 기용 극복이다. 냉정하게 평가했을 때 올 시즌 시애틀의 주전 1루수는 새로 영입한 애덤 린드다. 그리고 린드를 넘어서기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4년 FA 계약이 만료된 뒤 클럽 옵션이 발동된 린드는 올 시즌 800만 달러를 받는 고액 연봉자다. 좌투수에 약점을 보인다고는 하지만 2009년 35홈런을 기록한데 이어 20홈런 이상 시즌만 5차례에 달하는 등 검증된 거포로 통한다. 현실적으로 린드의 백업 요원이 될 것으로 보이는 이대호가 많지 않은 기회를 확실하게 살린다면, 시즌 후 두 선수의 위치는 뒤바뀔 가능성도 있다.
김현수는 이대호와 비교했을 때 더욱 상황이 좋지 않다. 2년간 700만 달러의 계약을 맺고 볼티모어에 입성한 김현수는 당초 무난하게 주전 자리를 확보하는 듯 했다. 하지만 시범경기서 기대 이하의 모습을 보였고, 결국 구단 측은 김현수가 새로운 무대에 적응할 수 있도록 마이너행을 권유했다.
하지만 김현수는 계약 당시 손에 쥐었던 ‘마이너 거부권’ 옵션을 사용, 메이저리그 잔류 의사를 밝혔다. 이 과정에서 볼티모어 구단은 언론플레이 등으로 김현수를 압박하기도 했지만, 최종적으로 방출이 아닌 팀 잔류를 택했다.
볼티모어 구단이 판단한 대로 김현수의 메이저리그 적응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김현수는 지난 시범경기서 장타는 고사하고 제대로 맞은 타구가 아예 없을 정도로 현저한 기량 부족을 드러냈다.
우여곡절 끝에 25인 로스터에 합류한 김현수는 ‘볼티모어 선’과의 인터뷰서 “로스터에 들게 돼 매우 기쁘다. 코칭스태프와 볼티모어 구단이 나에게 기회를 주게끔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다시 시작된 생존경쟁에서 김현수가 어떤 모습을 보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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