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의 쉐보레 스파크가 기아차 모닝과의 이른바 ‘사장님이 미쳤어요’ 전쟁에서 승리하며 경차 판매 1위로 올라섰다.
2일 한국지엠에 따르면 스파크는 3월 9175대가 팔리며 2002년 회사 출범 이래 한국지엠 전 차종을 통틀어 가장 많은 월간 판매실적을 기록했다. 전년 동월대비 두 배 가까이(87.7%) 늘었고, 전월에 비해서도 56.8% 증가했다.
스파크와 경차 1위 자리를 놓고 엎치락뒤치락했던 기아차 모닝은 같은 기간 7215대가 팔리며 2위로 밀려났다.
스파크가 모닝을 제쳤던 가장 큰 비결은 파격적인 할인조건이다. 풀체인지 이후 7개월밖에 지나지 않은 신차로서는 이례적으로 현금 구입시 100만원 할인을 내걸었다. 차량 가격이 1000만원대 초중반에 불과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파격적인 할인율이다. 또한 할부 구매시 50개월 1% 금리를 제공해 구매 부담을 대폭 줄였다.
모닝도 80만원 할인 또는 1.5% 금리 할부조건을 내걸었지만 스파크에는 한 발짝씩 부족했다.
그렇다고 모닝 판매실적이 부진했던 것도 아니다. 모닝 판매량도 전월에 비하면 26.0%나 늘었다.
3월은 대학 신입생과 사회 초년생이 쏟아져나오는 시기다. ‘생애 첫 차’로 부담 없는 경차 수요가 증가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스파크와 모닝 모두 이 수요에 힘입어 판매가 늘었지만 스파크가 더 파격적인 할인조건으로 더 많은 수요층을 쓸어간 것이다.
한국지엠으로서는 내친 김에 스파크를 앞세워 경차 1위를 넘어 3월 전체 차종별 판매 1위도 노려볼 만한 절호의 기회였다.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번갈아 가며 1, 2위를 휩쓸던 쏘나타와 아반떼 판매가 주춤한 시기였기 때문이다.
‘국민 중형차’ 쏘나타에게 중형차 시장은 한없이 만만한 곳이었으나 르노삼성 SM6라는 만만치 않은 경쟁자의 등장으로 지난해 10~12월 1만대를 훌쩍 넘겼던 판매실적이 올 1~3월에는 6000~7000대 수준까지 떨어졌다. 3월 쏘나타 판매실적은 7053대로 SM6(6751대)를 앞섰지만, 이 시장에서 다른 모델과 1위를 두고 경합을 벌인다는 것 자체가 쏘나타로서는 굴욕이다.
‘국민 준중형차’ 아반떼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쏘나타와 마찬가지로 지난해 10~12월 1만대 이상씩 팔렸던 아반떼는 올 들어 3월까지 월간 7000~8000대 수준으로 주춤한 상태로 3월 판매실적은 8753대를 기록했다. 외부에 뚜렷한 경쟁모델은 없지만, 준중형 하이브리드카 아이오닉이 2월 이후 1000대 이상씩 팔리며 ‘내부의 적’ 역할을 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처럼 단골 1, 2위 모델이 주춤한 상태였지만 스파크는 이들을 제치고도 3월 전체 차종별 1위에는 오르지 못했다.
스파크를 2위로 밀어내고 현대차의 자존심을 지켜낸 차종은 어이없게도 소형 트럭인 포터였다. 포터는 3월 1만214대의 판매실적으로 사상 처음으로 1만대를 돌파하며 국내 전 모델을 통틀어 월간 판매 1위의 자리에 올랐다.
자동차 업계 한 관계자는 “경기 불황으로 회사에서 밀려난 퇴직자들을 중심으로 창업자가 늘었고, 튜닝산업 활성화 정책과 푸드트럭의 규제 완화, 선거유세용 차량 수요 등의 호재까지 겹치며 소형트럭 수요가 확대됐다”고 포터의 판매 1위 배경을 분석했다.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