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그리브스? 마음졸이는 KIA '김주찬 또!'
시범경기 도중 투구에 손목 맞아...일단 타박상 진단
미세골절 드러날 가능성도 있어 여전히 안심 못해
KIA 타이거즈가 김주찬(35)의 부상으로 또 가슴을 쓸어내렸다.
김주찬은 13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서 열린 ‘2016 KBO리그 시범경기’ 넥센전 첫 타석에서 상대 투수 코엘로가 던진 볼에 왼쪽 손목을 맞았다.
곧바로 교체돼 병원 검진을 받았는데 단순 타박상 진단을 받았다.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부상 상황과 부위를 감안했을 때, 시간을 두고 미세골절이 드러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KIA 타이거즈 측은 당분간 김주찬을 무리시키지 않고 재검진을 통해 정확한 상태를 점검할 예정이다.
김주찬의 부상 소식이 알려졌을 때 팬들의 반응은 “또?”라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그도 그럴 것이, 김주찬은 최근 몇 년간 끊임없이 부상에 시달려온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온라인에서 팬들이 김주찬의 부상 경력과 일지를 정리한 자료가 돌아다닐 정도다.
김주찬 본인으로서는 억울할 수도 있겠지만 그에게는 ‘유리몸’ 야구판 ‘주그리브스’(축구선수 오언 하그리브스의 패러디) 같은 달갑지 않은 별명들이 따라다닌다. 특히, FA 대박을 터뜨리며 KIA로 이적한 2013시즌부터 부상 빈도가 더욱 높아졌다.
이적 첫 해인 2013시즌 김주찬은 개막과 동시에 불의의 부상으로 128경기 가운데 단 47경기 소화하는데 그쳤다. 물론 이적 첫 해는 개막과 동시에 불의의 부상이 결정적인 이유였다. 이듬해는 100경기, 지난 시즌 98경기를 소화했지만 김주찬이 타선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하면 결장 비율이 너무 컸다.
더 안타까운 것은 김주찬이 출전한 경기에서의 성적이 꽤 좋았다는 점이다.
김주찬은 KIA 유니폼을 입고 세 시즌 연속 타율 3할대 이상을 기록했다. KIA 팬들 입장에서는 ‘건강한 김주찬이 풀타임을 소화했다면’하는 상상이 절로 나올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최근 프로야구가 타고투저 시대임을 감안해도 김주찬의 기량이 물이 올랐다는 것을 보여준다.
정작 2015시즌 KIA 타이거즈는 팀 타율 0.251로 리그 꼴찌를 기록했는데 이는 리그 평균인 0.280에도 훨씬 못 미치는 기록이다. KIA 타선이 타고투저의 수혜를 전혀 입지 못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는 역설적으로 그만큼 KIA 타선에서 김주찬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 시즌 KIA의 마운드가 안정적이지 못한 상황에서도 꽤 선방했음을 감안했을 때, 김주찬을 중심으로 타선이 조금만 더 분발했다면 가을야구까지도 가능했을지 모를 일이다.
KIA는 올 겨울도 외국인 선수 외에는 뚜렷한 전력보강이 없었다. 결국 기존의 주전 선수들이 자기 몫을 해주거나 젊은 선수들의 성장을 기대할 수밖에 없다. 그중에서도 공격에서 가장 중요한 전제조건은 바로 김주찬의 건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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