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루스코니 구단주는 자신의 입맛에 맞는 선수 구성을 주문했고, 지칠 대로 지친 미하일로비치 감독은 소속팀과의 결별을 선언했다. ⓒ 게티이미지
회의를 느끼고 있는 AC 밀란의 미하일로비치 감독이 팀을 떠날 것으로 보인다.
이탈리아 '스카이 스포르트'는 7일(한국시각) 보도를 통해 “미하일로비치 감독이 밀란과의 결별을 선언했다”고 알렸다. 보도에 따르면, 미하일로비치 감독은 밀란 구단주 실비오 베를루스코니의 잦은 간섭에 회의를 느꼈다.
과유불급이다. 베를루스코니 구단주는 평소 지나칠 정도로 구단 운영에 간섭이 심했다. 특히, 전술을 짜고 선수를 기용하는 것은 감독의 권한이다.
그러나 베를루스코니 구단주는 자신의 입맛에 맞는 선수 구성을 주문했고, 지칠 대로 지친 미하일로비치 감독은 소속팀과의 결별을 선언했다. 미하일로비치 감독 역시 베를루스코니 구단주가 마리오 발로텔리의 기용을 주장하면서 마찰이 생겼고, 끝내 감독직에서 물러날 뜻을 전했다.
시즌 초반 부진과 달리 미하일로비치 감독 체제의 밀란은 최근 사수올로전 패배까지 8승4무로 무패 행진을 달리고 있었다. 코파 이탈리아 결승까지 진출하며 오랜만에 무관 탈출의 기회를 얻었다. 하지만 미하일로비치 감독의 결별 소식으로 찬물을 맞게 됐다.
베를루스코니 구단주의 간섭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전임 사령탑이자 팀의 레전드였던 레오나르두 역시 베를루스코니 구단주의 지나친 간섭으로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레오나르두의 고별 경기 당시 밀란 팬들은 카드 섹션을 통해 노골적으로 구단주를 비판했다. 동시에 수뇌부와의 마찰로 팀을 떠난 레오나르두에 대한 아쉬움을 표했다. 8년간 팀을 이끌었던 카를로 안첼로티 역시 구단주의 연이은 간섭과 지시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다. 안첼로티 감독 시절에는 호나우지뉴를 선발로 내세우라고 계속해서 압박을 가했다.
그간 베를루스코니 구단주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전술 변화를 지시하는가 하면, 자신이 좋아하는 선수를 적극 기용할 것을 주문했다.
구단을 향한 구단주의 애정은 당연한 것이지만 베를루스코니 구단주는 정작 선수 이적료 지출에는 소극적이면서 감독의 전술 운용에 대해서만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과거 밀란은 오렌지 삼총사인 뤼트 훌리트와 프랑크 레이카르트 여기에 마르코 판바스턴까지. 스타군단으로 꼽힌 유럽의 대표 명가였다. 2000년대 초중반까지도 밀란은 안드리 셉첸코와 알렉산드로 네스타와 필리포 인차기 등 당대 최고 선수들을 데려오며 전력 보강에 열을 가했다.
최근 10년 사이 밀란의 베를루스코니 구단주는 구단에 대한 투자에 인색한 모습을 보여줬다. 불행 중 다행으로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 체제에서는 비교적 안정적인 성적을 거뒀지만 이후 감독들의 행보는 실망스럽기 짝이 없다. 구단 지원 없이 무리한 성적 향상만 요구한 탓이다.
2010-11시즌 밀란은 이브라히모비치를 앞세워 세리에A 우승컵을 거머쥐었지만 2011-12시즌 리그 2위 기록 후에는 지속해서 내림세다. 2013-14시즌에는 시즌 도중 알레그리 감독과 경질했다. 이후 밀란은 과감한 투자 없이 감독 돌려막기를 통해 간신히 팀을 꾸려나가고 있다.
2013-14시즌 중반에는 현역 선수였던 클라렌세 세도르프를, 다음 시즌에는 필리포 인자기를 새 사령탑으로 선임했지만 이들 모두 성적 부진과 구단과의 마찰로 감독직에서 물러났다. 그리고 올 시즌 밀란은 미하일로비치 감독을 데려오며 분위기 쇄신에 나섰지만 또다시 베를루스코니 구단주의 간섭이 심화되면서 새로운 감독을 모시게 됐다.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