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가도 메시 미만, 밉상 되어가는 호날두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입력 2016.03.02 15:53  수정 2016.03.03 07:55

최근 각종 구설에 오르며 '밉상' 이미지 짙어져

득점 분포도 메시에 비해 영양가 많이 떨어져

성격이나 플레이스타일 등 모든 면에서 대조적인 성향의 메시와 일일이 비교당하는 것도 호날두의 숙명이었다. ⓒ 게티이미지

‘슈퍼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에게 2015-16시즌은 생애 최악의 시즌으로 기억될 가능성이 높다.

호날두 소속팀 레알 마드리드는 힘겨운 시즌을 보내고 있다. 국왕컵에서 부정선수 출전 파문으로 실격패했고, 프리메라리가에서는 바르셀로나, 아틀레티코에 뒤진 3위에 머물러 우승 경쟁에서 밀려났다. 현재로서는 UEFA 챔피언스리그만이 유일한 희망이다.

호날두 활약 역시 도마에 오르고 있다. 호날두는 올 시즌도 리그에서만 무려 22골을 넣으며 수아레스(바르셀로나,25골)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내용을 살펴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호날두는 올 시즌 레알을 제외한 리그 5위권내 팀들과의 대결에서 침묵했고, 원정에서는 유난히 약했다. 올 시즌 호날두가 터뜨린 골 대부분은 중하위권팀들과의 홈경기에서 ‘몰아치기’로 기록한 것이다. 빅매치나 팀이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흐름을 바꾸는 골이 거의 없어 영양가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설상가상 호날두는 올 시즌 레알 이적 이후 가장 잦은 구설에 시달리고 있다. 과거에도 종종 유명세를 겪었지만 올 시즌만큼 그의 일거수일투족이 도마에 오른 경우도 흔치않다. 호날두는 올 시즌 상대 수비수들 집중견제에 대해 짜증스러운 반응과 폭력적인 행동으로 여러 차례 물의를 일으켰다. 자신을 둘러싼 언론과 여론의 과도한 관심에 대해 신경질적인 태도를 보이는 경우도 부쩍 잦아졌다.

급기야 호날두의 발언 수위는 기어코 넘지 말아야할 선까지 넘어버렸다. 지난달 28일 아틀레티코와의 ‘마드리드 더비’에서 패한 후의 인터뷰가 화근이었다. 이 경기 패배는 우승경쟁을 향한 실낱같은 희망을 이어가던 레알에 큰 타격이었다.

여기에 호날두가 “우리 팀의 모든 선수가 나와 같은 수준이었다면 팀은 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었을 것”이라는 주장으로 기름을 부었다. 팀의 에이스로서 패배의 책임을 동료들에게 떠넘기는 듯한 뉘앙스의 발언으로 경솔했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사태가 악화되자 호날두는 “내 발언의 취지는 동료들의 실력을 논한 것이 아니라 부상이 많아서 팀이 정상적인 전력을 유지할 수 없었다는 것을 지적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선수단에도 사과의 시간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지만 여론의 반응은 싸늘했다.

동료들을 대하는 호날두 태도가 도마에 오른 것은 처음이 아니다.

호날두는 최근에도 라이벌 바르셀로나의 에이스 리오넬 메시가 수아레스-네이마르 등 주축 선수들과 경기장 밖에서도 친분을 유지하는 것에 비해 호날두는 카림 벤제마-가레스 베일 등과의 관계가 끈끈하지 않아 보인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사적인 만남과 경기장에서의 호흡은 별개”라며 불쾌한 반응을 나타냈다. 호날두는 과거에도 자신의 득점 찬스에서 동료가 골을 넣으면 기뻐하지 않는 듯한 모습으로 구설에 올랐다.

물론 호날두로서도 억울한 부분이 있을 수 있다. 근본적으로 호날두의 곤경은 항상 비교당할 수밖에 없는 2인자의 딜레마에서 비롯된다. 호날두는 2009년 스페인 무대에 진출한 이후 숙명처럼 메시가 이끄는 바르셀로나와 라이벌 구도를 형성해왔다.

호날두는 득점왕-발롱도르 등 개인 성적 면에서는 메시와 쌍벽을 이룰만한 업적을 남겼지만, 우승 경쟁에서는 번번이 메시에 밀려 2인자 그늘을 벗어나지 못했다. 성격이나 플레이스타일 등 모든 면에서 대조적인 성향의 메시와 일일이 비교당하는 것도 호날두의 숙명이었다. 호날두 입장에서는 적지 않은 스트레스였을 것이다.

메시가 뛰어난 선수를 넘어서 수많은 우승트로피-팀원들과의 조화를 통해 그 가치가 더욱 재조명되고 있다면, 호날두는 해가 갈수록 메시와의 격차는 더 벌어지고 있다. 여기에 올 시즌 들어 기량마저 서서히 정점에서 내려오고 있다는 의혹이 불거지며 그동안 화려한 성적에 가려졌던 호날두의 단점과 불안 요소들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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