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약체질 드러난 코스피…잇단 악재에 '쌍코피'

이미경 기자

입력 2016.01.21 11:04  수정 2016.01.21 11:56

홍콩지수 폭락에 코스피 장중 2% 넘게 빠져

외국인 33거래일째 '팔자' 유지…증시에 악영향

홍콩H지수 폭락에 따른 외국인 자금 이탈 여파로 20일 코스피 지수는 44포인트가 넘게 빠졌다.ⓒ데일리안

코스피 지수가 새해 첫 거래일부터 대외발 폭탄에 속수무책 무너지더니 1800선 마저 붕괴될 조짐이다. 올해 초부터 중국발 위기, 유가 폭락, 강달러 등 대외악재에 발목을 잡히던 코스피가 이번에는 홍콩증시 폭락에 급격하게 추락했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 지수는 갑자기 오후들어 장중 2%가 넘게 빠지며 1830선까지 내려앉았다. 20일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44.19포인트(2.34%)나 빠진 1845.45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 지수의 낙폭을 주도했던 것은 역시 외국인이었다.

외국인은 이날 2278억원을 팔며 하락장을 주도했다. 기관도 840억원 규모를 팔아치우며 매도분위기에 적극 가세했다.

하지만 이날 코스피가 갑자기 장중 2% 넘게 빠지자 증권가에서는 술렁이기 시작했다. 코스피가 빠지는 이유가 명확하지 않아서다. 올해 초부터 증시를 끌어내린 유가와 중국 증시 하락에 따른 충격이라고 하기에는 영향이 미미했다.

시간이 좀 흐르자 홍콩H지수 폭락이 코스피 하락을 주도한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홍콩H지수는 7년만에 처음으로 장중 8000선이 붕괴됐다. 홍콩 항셍지수도 4년여만에 1만9000포인트가 깨졌다.

홍콩 지수가 무너진데에는 중국 성장 둔화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와 환율에 대한 불안감이 홍콩 증시에서의 자금 이탈로 이어졌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이날 홍콩달러 환율은 2007년 8월 이래 최고치를 나타내기도 했다.

이를 증명하듯 홍콩발 쇼크는 곧바로 아시아 증시로 옮겨붙었다. 일본 니케이 지수는 전일대비 3.71% 급락으로 장을 마쳤다. 중국 상하이종합증시도 1.03% 빠진 2976.69에서 거래됐다.

증권가에서는 중국 증시와 국제유가의 약세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무기력한 장세도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는 홍콩발 악재 뿐 아니라 대외리스크가 터질때마다 큰 폭으로 출렁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연초 이후 위안·달러 급등에 이어 홍콩 달러까지 급등하면서 외환시장 불안심리가 확산되고 있는데 투기자금들이 취약한 통화에 대해 투기 공격을 강화할 수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한다"며 "홍콩 달러 등 아시아 외환시장 흐름이 단기적으로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외리스크 불안 지속…투자자 관망세

증권가에서는 글로벌 대외악재가 소강상태를 보이기 보다는 확대국면에 접어들고 있어 코스피 낙폭을 주도하는 외국인의 자금이탈이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김윤서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작년 12월 국내 증시 하락을 주도했던 외국인은 상당부분 사우디계와 중국계 자금 유출 영향이 큰데 앞으로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며 "국제유가와 위안화가 안정을 찾는 시점까지 외국인 수급의 매수전환을 기대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현재 외국인은 33거래일째 순매도를 이어가며 증시 이탈을 가속화하고 있다. 대외 리스크가 개선되지 않는한 수급상 난항도 예상된다.

김정환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의 최근 움직임은 과매도권에 진입한 상태"라며 "낙폭 과대에 따른 성급한 매수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현금을 일정부분 가지고 가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대외 불안 핵심요인으로 지목된 중국발 위기와 유가 하락이 추가로 악화될 가능성이 낮다고 주장했다.

홍콩의 단기금리 급등과 홍콩달러 약세가 중국의 환율 안정조치에 따른 것이고 국제유가도 공급증가 우려가 지속되지만 수요부진에 따른 충격이 결합될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이다.

오승훈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유가와 환율 흐름이 지난해 8월과 유사한 저점 형성을 보이고 있다"며 "이같은 흐름이라면 환율 안정에 이어 지준율 인하와 주가저점, 유가반등의 순서로 상승탄력이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오 연구원은 "중국의 정책효과와 올해 1분기 미국 경기 회복세가 부각되면서 글로벌 증시는 안정권에 접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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