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의 투수 유망주로 꼽히던 최영환이 롯데 유니폼을 입게 되며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영환은 지난 2014년 신인드래프트에서 한화로부터 2차 1라운드(전체 2순위) 지명을 받은 유망주다. 올해는 팔꿈치 수술로 큰 활약을 하지 못하고 군입대를 앞두고 있으나 지난달 30일 발표된 한화의 보류선수명단에서 제외되면서 자유계약선수 신분으로 롯데와 새롭게 계약했다.
롯데는 최근 FA 자격으로 한화행을 확정한 심수창에 대한 보상선수로 박한길을 지명한 바 있다. 여기에 하루 만에 다시 한화 출신 투수를 유망주를 영입하면서 롯데는 한화와 1:2 트레이드를 한 셈이 됐다. 즉시 전력 보강에 초점을 맞춰 거액을 투자한 한화에 비해 롯데는 두 명의 젊은 유망주 투수를 확보하며 미래를 기약할 수 있게 됐다.
반면, 팀의 미래를 책임질 유망주 투수들을 연거푸 잃은 한화는 다소 찜찜한 모양새가 됐다.
한화는 최근 보류선수 명단을 발표하면서 무려 13명의 선수를 방출하며 주목을 받았다. 이 중 은퇴를 선언한 오윤이나 재계약이 불발된 제이크 폭스를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은 육성선수 신분 전환 뒤 향후 재활이 마무리될 경우 다시 정식선수로 등록해 활용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군 복무가 예정된 선수들도 여기에 포함된다.
하지만 한화의 선수 대방출에는 결국 FA 영입으로 인한 보상 선수를 내주지 않으려는 꼼수가 아니냐는 의혹을 받기도 했다. 한화는 이번 FA 시장에서 정우람(4년 84억 원), 심수창(4년 13억 원)을 데려왔기 때문에 20인 보호선수 명단 외 2명의 선수를 내줘야했다.
현재 보류선수명단에서 제외된 선수들은 FA 보상선수로 데려갈 수 없다. 따라서 육성선수라는 불안정한 신분을 이용, 보상선수 지명이 끝난 뒤 다시 정식 선수로 등록시킬 수 있는 허점이 있다. 규정상으로는 문제가 없지만 제도의 허점을 이용한 편법이라는 점에서 곱지 않은 시선을 피할 수 없게 된 한화다.
결과적으로 한화의 선택은 제 발등을 찍은 모양새가 됐다. 방출된 선수는 보상선수로 데려갈 수 없지만 타 팀에서 자유롭게 데려갈 수 있는 자유계약신분이 된다.
물론 이를 알고 있는 한화도 나름 전력유출을 막기 위해 재입단을 보장하는 등 설득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지만 졸지에 방출 신분이 되어버린 선수들 입장에서는 구단만 마냥 신뢰하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선수는 자신의 미래를 위해 심사숙고할 수 있는 선택의 자유가 주어졌다. 그리고 그 틈을 롯데가 놓치지 않았다.
한화는 또다시 유망주 투수들을 유출하며 팀의 미래에 또 한 번 부담을 안게 됐다. 더구나 보류선수 제도와 FA보상선수 제도의 근본적 의미와 존재 이유를 왜곡해버렸다는 점에서 여론의 지탄까지 받았다. 명분과 실리를 모두 잃은 최악의 선택이 아닐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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